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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31
    방학, 제일 먼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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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가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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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7/12/15
    인간의 매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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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7/12/11
    오늘 회의 후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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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제일 먼저

방학.

집에 돌아오자마자 가방을 저멀리 던졌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않아.

삼년간 잠만 자고, 그러고 일어나면 다른 일을 할 수 있겠어.

 

 

딸래미 친구들이 놀러왔다.

그리고 성당으로 우 몰려갔다. (딸래미친구는 이미 독실한 카톨릭이다.)

 

나는 비디오가게로 갔다.

슬리퍼를 찌익찍 끌며 양팔을 터털터털 늘어뜨리며 걸어갔다면 딱 어울렸을텐데, 집에 김치가 똑 떨어져버린 것.  난 엄마집에 먼저 들려 김치 한 통을 얻어 보자기로 꼭꼭 싸고 끙끙 대고 들고 비디오가게로 갔다.

정말이지 피곤해 죽을 맛인데 영락없는 아줌마다.

 

그리고 그 김치통 보자기를 들은 채로 비디오랙을 훑는데...(왜 김치통 보자기를 내려놓지 않았냐면, 난 원래 땅바닥에 가방 내려놓는 거 싫어하거든.  더러워지잖아. 집 안에 들여놓을 건데.) 그런데 왜 이렇게 땅기는 비디오가 없는 것인가 말이다. 이것은 너무한다.

그리고 또 너무한다.

그 비디오가게에는 비디오랙이 단 세 줄 밖에 없었다.

그것도 한 줄은 어린이용이었다.

 

두 줄 밖에 없는 비디오 전시대는, 그러니까 단기적으로 치고 빼겠다는 작전인 것이다.

더이상 옛날영화는 없다.

 

나는 그 두 줄 밖에 없는 전시대 앞을 오십번 쯤 왔다갔다 했다.

처음 세 번을 왔다갔다 하고는 도저히 더이상 들고있을 수 없어 김치통 보자기를 내려놓았다.

 

옛날영화들이 생각났다.

나는 언젠가, 콘택트도 다시 보고 싶고, 애정의 조건도 다시 보고 싶고, 한나와 그 자매들도 다시 보고 싶고, 또 비틀쥬스도 다시 보고싶었고, 또 바톤 핑크는 정말 언젠가  다시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랬는데 그랬는데 말이지.

 

왜 비디오가게들이 이렇게 된걸까.

그노무 케이블때문일까.

컴퓨터때문일까.

케이블도 컴퓨터도 다 싫다.

난 비디오가 제일 좋아.

극장이랑 비디오가 제일 좋은데.

 

 

꼽은 것은 <천하장사 마돈나>, 원래 보고싶었던 것, 그래서 일찍 챙겨둠.

그러나 이 한 장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삼년 동안 잠을 자지 못 한다면 적어도 오늘 비디오를 두 편은 봐줘야하는 것이다.

그러나 없었다.

없었다.

오십번쯤 왔다갔다 했지만 없었다.

난 톰 크루즈의 잘난 전 부인... 이름이 뭐였더라... 그 여자가 나오는 스릴러 영화를 하나 빼들고 망설였다가...아닌가, 데미 무어였던가.... 모르겠다. 암튼 그 여잔지 데미 무언지가 작가로 나오는데 글을 쓰러 한적한 곳에 갔다가 꼬인다는 비디오를 하나 들고 한참 망설였다가...그냥 내려놨다. 그걸 보니 그 영화가 생각났다.

 

무슨 여자감독이 만들었던, 살인사건이 하나 나오고 배타고 그 살인사건이 났던 장소를 방문하는 분위기 이상한 두 커플.. 그중 한 여자가 주인공이었는데, 여자는 그 살인사건에서 전해받는 기운과 지금 자기 남편에게 추파를 던지는 시동생의 여자친구에 대한 질투로 눈빛이 내내 심난스러웠다. 그 영화가 뭐였더라...

 

그러나 그 영화도 없었다.

 

난 결국 규민을 위해 <고양이의 보은>을 빼왔다. 이미 서너번 본 것인데(규민이와 남편은), 일전에 한 번 더 빌려보기로 약속해주었던 것이라.

 

그리고 카운터 앞에 서니 덩그마니 내 김치통이 한숨을 쉬는 것 같다.

 

 

 

 

 

그리고 집에 와서 <천하장사 마돈나>를 보았다.

아아 이런 착한 영화가 있나.

 

나도 착해지는 이 기분.

 

고1에 남자 네 번 만나고 그리고 애낳고, (아아,) 그 애아버지 고3때 술 '드시기' 시작하고....

이상아가 아들에게, 그래도 아이 아버지라고 고3짜리가 술 마시기 시작했단 문장에 존댓말을 쓰니까 웃겼다.

이상아의 연기가 멋졌다.

지금보다 더 외로워도 괜찮겠어?

하고 자식에게 묻는데, 아아, 엄마된 나도 눈물이 나왔다.

이상아는 지금 뭐할까.

 

백윤식의 스타일을 너무 오바하는 것 같다고 느꼈지만, 그래도 백윤식의 연기는 훌륭하였다.

 

 

사랑하였던 남자선생님의 결혼발표로 상심한 주인공은 친구와 술을 먹는다.

친구는, 그래도 너는 장래희망이 있잖아, 그런다. (주인공 남고생은 여자가 되고싶어함)

주인공, 그 말 듣고 화낸다.

나는 거기서, 그건 무엇이 되고싶은 것이 아니야, 먼저 내가 되지 말아야하는거야..이런 대사가 나올까, 하고

기다렸다.

주인공 왈, 나는, 뭐가 되고 싶은 데 아니라,  그냥 살고싶은거야, 라고.

 

 

 

 

 

영화를 다 보고, 나는 뿌듯한 기분에 정말 영화 한 편을 더 보지 않으면 안되겠다,라고 느꼈다.

 

다른 비디오가게로 갔다.

음, 여기는 좀 낫군..... 그나마 비디오랙이 다섯. 역시 하나는 어린이용.

 

그리고 나는 고르고 골라, 조니 뎁이 작가로 나오는데 존 터투로가 (바톤 핑크를 아까 떠올렸던 것의 잔상인 듯, 난 존 터투로보다는 존굿맨을 더 좋아하는데..) 자기글을 표절했다고 집요하게 나온다는 씨크릿 윈도우란 스릴러를 집었다. 그리고 더 하나.

마지막 이것이 바로 아까 내가 떠올리며 보고싶었던 영화, <웨이트 오브 워터> 감독이 케서린 비글로우.

 

캐서린 비글로우, 이 여자의 다른 영화를 내가 뭘 봤더라.

아엠디비를 찾아보니, 그렇다, 스트레인지 데이즈... 어쩌구 바셋이란 이름의 단단한 흑인여자가 나오고, 또 내가 좋아하는 줄리엣 루이스가 나왔던 세기말 영화. 그런데 내용은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

그리고, 또 보니, 1990년,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눈화장을 하고 피키디리에 가서 남자와 보았던 블루스틸도 이 여자 영화였다. 이것도 내용은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

 

캐서린 비글로우는 182센티미터의 거구라고 한다.

생긴 것도 장군감이다.

 

한 번 결혼했는데, 내가 딱 싫어하는 제임스 카메론.. 완전 삼성맨같이 생긴.  영화도 그런 것만 만드는.

저런 여자가 왜 그런 남자와 결혼했을까.

하긴 이년만에 이혼했더만.

제임스 카메론을 찾아보니, 이 남자는 다섯번이나 결혼했다.

캐서린 비글로우와 이혼하고 해밀턴 어쩌구와 결혼했다.

터미네이터의 그 주인공 여자.

강골의 여자를 좋아하는가보다.  

 

 

 

<웨이트 오브 워터>

질투에 대한 무거운 영화. 물의 무게 만큼.

주인공 여자가 마흔이 훌쩍 넘어보였는데, (입가에 주름이 그렇게 노골적으로 잡힌 여주인공은 정말 오랜만에 본다.  왼쪽에 있는 여자. 오른쪽은 엘리자베스 헐리. 그런데 등장에서부터 매력적이었다. 주인공이니만큼 뭔가 있어보이도록 찍어주었겠지만.) 찾아보니 72년생이다. 마흔이 넘은 줄 알았는데.. 72년생인데 보톡스 한 번 안 맞으면 배우도 저렇게 되나보다.

주인공은 사진기자다. 그래서 사진을 찍어대는데, 2000년도에 나온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필름 카메라, 그것도 수동 필름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검지손가락으로 셔터 눌러 한 장 찍고 엄지손가락으로 찍 감아 필름 돌리는데..아 정겨워라.

나도 사진 찍고 싶다.

2007년, 나는 아직 디지털 카메라가 없다. 2004년에 광각렌즈 사지말고 디지털 카메라 살걸,이라고 한때 잠깐 생각한 적 있었지만, 나는 내 에프엠투가 제일로 좋다.

 

 여자는, 아까도 말했듯, 자기 남편에게 계속 추파를 던지며 남편 또한 심상치않은 표정으로 주시하는 엘리자베스 헐리에 대한 질투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 사실 남편을 대단히 사랑하는 것도 아니라서 자신의 이 감정이 스스로도 곤혹스럽다. 그러면서 천팔백몇년, 백년도 더 된 살인사건을 마주한다. 이 살인사건의 범인은 당시에 이미 사형에 처해졌었다. 여자 둘을 두끼로 찍어죽인 사건.

 

여자는, 살인사건이 일어났었던 섬에서 이것저것 (돌들, 풀들, 집의 흔적들) 사진을 찍으며 사건의 줄거리를 따라가며 순간순간 사건의 주인공의 심정에 찰칵, 찰칵, 이입되는데..

사건의 주인공이라고 여자가 설정한 사람은 살인당한 여자의 시누이.

이 시누이는 어떤 사람이었던가.

자기의 오빠를 사랑했었다.

오빠도 여동생을 귀여워했었다.

그 둘이 침대 위 관계도 가졌을까.

여자는 상상한다.

오빠는 그러나 먼곳으로 떠난다. 성장한 남자로서 먼곳의 사업을 위해.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여동생.

드디어 돌아온다.

멀리서부터 그의 모습을 확인하고 달려가는 여동생.

그러나 그는 신부를 데리고 왔다.

이미 자기의 여자에게 빠져있는 오빠.

여동생은 오빠에게 자기의 존재를 환기시키려한다.

밤 늦게 몰래 자기의 침대로 끌여들이려 했을까.

그러나 오빠는 여동생으로부터 고개를 돌린다.

 

 

질투, 타인을 죽여서 자기를 확인하려는.

 

 

 씨크릿 윈도우와 고양이의 보은에 대해서도 써야되는데 너무 길어졌다.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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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가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이게 뭐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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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매력

두어달 전, 학교에서는 새 선생을 공채하였다.

지원한 사람들 중에 한 명이 나의  과 후배였다.

이력서에 써있는 사항을 보지 않았다면, 내가 졸업한 연도에 입학한 그녀를 나는 몰랐을 것이다.

그 여자는 마지막 심층 면접 순서까지 남았는데 결국 떨어졌다.

아이들에 대해 심드렁했던 그녀 자신도 채용을  별로 원하지 않았었다.

 

학교에서 며칠 지내신 소감이 어때요,하고 물으면 대부분은 입을 벌려 웃는다.

아이들이 참 이뻐요,란 소리가 보통 나온다.

 

그런데 그 여자는 그랬다.

 

저는 사실 아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아이들을 두려워하는 편이에요.

아이란 존재도 잘 모르겠고, 어떻게 대해야할지도 모르겠어요.

안경을 추스리며, 어깨에 고개를 파묻었다 꺼내며 그녀는 말했다.

 

몇년 전, 내가 그 면접을 받았을 때, 나는 그랬다.

아이들 뒷통수가 예뻤어요.

 

나는 사실 아이들이 달려와 나한테 이것저것 묻거나 같이 놀자고 할까봐 겁났었다.

아이들은 낯선 어른한테도 서슴지않고 매달리거나 깔깔 웃으며 말을 걸었었는데,  거기서 난색하는 게 얼굴에 비치면 채용에 불리할 것 같았고, 혹은 잘못 걸려 정말 같이 놀아줘야한다면 귀찮아서 어떡하냐는 걱정이었다. 아이들이 다른 데 애들 같지 않고(?) 순진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나는 쌀을 살 수 있으면서 동시에 퇴근이 이르고 방학이 있어 소설을 쓸 수 있는 그 직업에 군침을 흘리고 있었던 중이었다.(는 생각은 정말 한참 뭘 몰랐던 생각이었지. 왠 이른 퇴근)

 

저 여자가 저렇게 솔직하게 얘기하는 걸 보니 일단 돈 버는 일로 발등에 불이 붙진 않았나보다.라는 생각 가장 먼저.

 

며칠 전 고금과도 얘기하고, 그리고 남편과는 주기적으로 하는 얘기인데,

도대체 사람들은 어떻게 돈을 그렇게 버는 걸까.

세상에 돈이 어떤 식으로 돌길래, 그렇게 소비를 해대며 살 수 있는 걸까.

나로서는 불가사의하다.

십여년전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다면 나도 그런 생활을 하고 있을까.

그러나 나는 회사를 그만두지 않은 나를 상상할 수 없다.

이래저래 나에게는 불가사의하다, 세상이 돌아가는 것.

 

그녀의 그 말을 들으며 나는 내가 아이를 이뻐한다는 타평자평의 선생이 된 것을 새삼 생각했다.

 

그것은, 생각해보니, 이런 것이었다.

아이는, 아이가 아니라, 그냥 한 인간인 것이다. 따라서 매력있는 사람은 당연 좋은.

그런데 말이다, 아이란 보통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아이는 그의 순수한 의지를 발현하며 살고 있는데, (여기서 '순수한'이란 말에 현혹되지 마시오. 순수라는 것은 그야말로 다른 것이 섞이지 않았음의 말.) 인간으로서 인간의 순수한 의지를 목격하는 것은 곧 내 자신에 대한 발견이요, 인간에 대한 해석이요, 인류에 대한 이해인 것이다.

실제로 나는 학교에 있기 시작하면서, 이곳에서 본 것을 가지고 소설을 쓰기에 좋겠다,란 기대를 품기도 했었다.

그래서 아이(인간)의 순수한 의지를 방해하는 말초적인 모방거리, 곧 테레비전과 컴퓨터, 핸드폰 같은 것들을 더더욱 못마땅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런 것들을 매일 먹고 자라는 일반학교 아이들은 물음표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고로 나는 진실되게 아이란 존재를 이뻐하는 선생은 아닌것같다.)

 

 

우리반엔 장애아동이 하나 있다.

나이가 한 살 더 많기도 한 그 남자아이는 덩치도 더 크다.

나는 장애아통합교육을 절대 지지한다고 표명하고 사인하고 학부모들앞에서도 우려 보다 믿으라고 큰소리 꽝꽝 치고 다니는데, 실은 그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아이는  작년에 우리학교에 편입을 했었는데, 들어오자마자부터 난 어쩔 줄 모르며 그 아이와 자주 싸웠다. 선생이 혼낸 것도 아니고 싸웠다는 표현이 맞겠다. 나랑 걔는 끙끙 밀고 당기며 힘싸움을 했다. 매번 선생이 이겼다. 아이는 아이인 것이고, 선생은 선생인 것이다.

나는 걔를 이쁘게 보고싶다고 기도도 하였지만 어려운 일이었다.

이쁘게 보고싶다고 기도했던 마음도 실은 그래야 일이 잘 풀리기 때문이지 그걸 정말 진심으로 바랬던 것 같지도 않다.

우리반 다른 아이들도 걔랑 많이 싸웠다.

선생한테 혼날 까봐 선생이 없을 때 때렸다.(때렸다지만 한대 툭이 전부다. 똥침을 한 번 주거나)

그러면 애는 울고 나는 달려가고 그래서 어찌된 일인지 묻지만, 실은 다 알고 있다, 처음부터.

애들도 걔가 난감하고 싫다는 것을.

나는, 울고 있는 그 아이를 보면서, 다른 아이들과 같은 내 마음도 좀 해소되는 심정마저 느꼈었다.

(너무 심한 고백인가...)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지금, 그러니까 이 년을 함께 지낸 이 아이들이 서로 엄청 잘 지내고 있다.

그 장애아동이 잘 못하는 것을 알아서 비껴가고 피해가고, 다 잘 못하지만 그중 그 아이가 잘하는 것은 잘 했네,하고 말해주기 까지 한다. 마치 어린 아가에게 엄마가 그러듯.  세상에.. 난 그 소리를 듣고 놀랐다.

"파랑이, 농부 잘 그렸네."

"넌 자동차를 좋아하니까 그럼 농부가 타고가는 경운기도 그릴래?"

아이들이 인형극을 준비하면서, 나뭇가지에 붙일 색종이 인형을 그렸을 때의 일이었다.

 

인간의 순수한 의지, 그것은 슈타이너가 그랬다는데, 정녕 지혜와 사랑을 지향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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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회의 후기

바라던 조직 개편 회의. 

그러나 끝나고 난 뒤 이 쓸쓸한 기분은 뭘까.

 

버스 옆 좌석에 앉은 신참동료가 나에게 오늘 회의의 성과를 꼭꼭 씹어서 넘겨주는데, 그래, 그래, 낙관적이야, 낙관적.

근데도 이 쓸쓸한 기분은 뭘까.

 

그 동료에게 술이나 먹고 갈래요?하고 넘어오는 말을 꿀꺽 삼키고 아픈 딸래미가 있는 집으로 마음을 재촉하며 돌아왔다.

 

회의 중에 나는 갑자기 학교를 때려치우고 싶었다.

당장 그만두겠어요.

도저히 당신, 누구누구 때문에 교사회에 있지 못하겠어요.

이런 식으로 그만두면 안된다는 지적에, 나는, 내가 둘째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그 사람들의 말들과 행동들에 대하여 낱낱이 홈페이지에 올린다. 일신 상의 이유로, 따위의 사유 말고, 이 사람 이 사람의 이런 이런 말들과 행동들 때문에 그만둡니다.라고 사직서에 밝히며 그만두는 상상을 했다.

 

그리고 나는 규민이를 생각했다.

규민이가 정말 다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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