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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1/27
    이유
  2. 2008/01/17
    싸이키델릭 인형놀이(4)
    이유
  3. 2008/01/07
    부산이에요(2)
    이유

파란 옷을 입은 아이와 분홍 옷을 입은 아이가 서있었어.

참 이쁘고 귀여웠어.

파란 옷 입은 아이가 분홍 옷 입은 아이에게 뽀뽀했어.

 

다시 이 꿈을 꾸고 싶어.

어떻게 하면 다시 꿈을 꾸지?

계속 생각하면서 다시 자야지.

 

 

분홍 옷 입은 아이가 파란 옷 입은 아이에게 그랬어.

아무한테나 뽀뽀하지마.

그 말을 들은 파란옷 아이가 분홍옷 아이한테 뽀뽀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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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키델릭 인형놀이

 

공주놀이에 '구미호'놀이를 섞었다.

정체는 구미호인데, 사람으로 변신해서 살고 있다.

사람이 되고 싶어서도 아니다. 그냥 사람으로 변한다.

공중제비를 돌면 다시 구미호로, 다시 사람으로 변신한다.

주변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의혹을 받는다. 왜냐하면 시도때도 없이 꼬리가 옷 밖으로 튀어나가기 때문이다.

 

즉 공주 캐릭터+구미호 캐릭터+남자가 나타난다는 설정+그런데 그 남자들 앞에서 끊임없이 꼬리가 보여질랑 말랑 하며 위기감이 연속 나타난다는 설정.

 

이것을 직접 연극처럼 하기도 하고, 인형극으로 하기도 한다.

 

 

어제는 레고 블럭으로 캐릭터하고, 나무블럭으로 침대와 의자, 소파를 만들어 인형극으로 했다.

고양이와 여자아이가 구미호고, 산 속의 외딴집에서 살고 있는데, 남자아이와 강아지가 손님으로 온 것이다.

 

 

 

그런데 이 손님들은 말을 타고 왔다. 말은 작은 강아지 인형(원래 이름이 '달이')이다.

손님들은 구미호들의 식사대접을 받고, 침대까지 대접받아 편안하게 잠들었다.

구미호들은 식사 중에 불쑥불쑥 꼬리가 나오는 걸 용케 들키지 않고 (가장 많이 나온 대사 -- "언니, 꼬리가 나왔어. 어떡해?" "어, 얼른 숨겨.") 소파에서 잠들었다.

 

규 -- 그때 거인펭귄이 쿵쿵 왔어.

나 --  ???

규 -- (규민의 훼이보릿 인형- 펭귄인데 이름은 뱅꾸,  빵살이었다가 이제 막 한살이 되었다. 그래서 말을 못한다. '삐리바 삐리바..'가 그의 말이다. 그걸 매번 해석해야한다.- 손에 들고 있다.)

 

규 -- (구미호 인형을 들고, 대사) 아~아~  거인펭귄이 나타났어. 어떡하지? 손님들한테 도와달라고 할까.

나 -- (나머지 구미호 인형을 들고, 대사) 그래, 그래야겠다, 손님을 깨워야겠어, 동생아.

        (침실로 간다)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그러니까, 나는 주로 무대셋팅, 의상, 주연배우, 각종 조연배우 모두를 맡고, 규민은 총감독과 마음에 드는 캐릭터 딱 하나.

 

규 -- 손님들이 깨야지.

나 -- (남자목소리로 대사) 엇, 무슨 일이죠? 쿵쿵하는 발걸음 소리가 났는데....

 

그때, 불현듯 들리는 뱅꾸의 목소리.

 

규 -- 삐리바 삐리바

나 -- ????

규 -- 뱅꾸야, 거인펭귄 하기 싫어?

 

 

처음에 규민이가 놀이 중의 상황에 현실을 섞었을 때, 나는 이것이 무슨 의도일까?하고 갸우뚱했었다.

인형놀이의 중단인가?

그런데 그냥 비현실의 인형놀이와 현실의 인형놀이가 오버랩된 것 뿐이었다.

가끔 이런 일이 일어난다.

이럴 때 갑자기 현실로 돌아오면 안된다. 적당한 표정관리가 중요하다. 어차피 주(主)놀이는 처음 시작했던 놀이라서 다시 비현실로 돌아갈것이기 때문에.

이 표정관리를 하고 있자면, 현실이 물컹물컹한 느낌이 울컥, 어지럽고 멀미가 날 때도 있다.

 

 

규 -- 그럼 안되지. (뱅꾸에게 말한다.  달랜다) 뱅꾸야, 이건 그냥 놀이야, 놀이. 얘네들은 구미호고, 너는 거인펭귄이야.

규(계속) -- 삐리바, 삐리바,삐리바... 괜찮아? 그럼 놀이 계속 할꺼야?

        

(다시 총감독으로 돌아온 규민)

규 -- 그때 말이 달려와야지. 거인펭귄 무찌르려고.

나 -- (달이 인형을 잡고) 히히히이힝

 

달이는 뱅꾸의 배 위로 올라간다.

 

규 -- 삐리바 삐리바 삐리바 삐리바.... 하하하, 달이야, 뱅꾸가 간지럽대. 그렇게 배 위로 올라가면.. 하하하...

 

블랙홀에 들어갔다 나왔다 들어갔다 나왔다 하니 어지럽다.

 

 

 

=======

 

놀이를 하면서 발견한 규민의 아직 애기 발음

 

휘지심 -- 휴지심 (휴지는 제대로 발음하면서 휴지심은 휘지심이 됨)

안전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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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에요

이번 방학에도 어김없이, 3년을 내리 자지 못하고, 팽개친 책가방 다시 챙겨서 연수 왔습니다.

 

부산 신라대가 이젠 편안하네요.

신라대는 산 위에 있는 학교라서 덕분에 바다가 저멀리 보여요.

강의실 창문에서 보이는 바다 위로 해가 지는데,

그 일몰이 기가 막힙니다.

 

차가운 공기가 무대 커튼 처럼 층층이 내려져 있고 거기를 빛나는 주홍의 태양이 쓰윽 통과하여 바다로 딸꾹 넘어가요.

아아, 내가 시인이었어라, 그 빛을 어찌 표현하리요.

 

이번 방학에 온 선생님은 에머슨 대학 내 마이클 홀이란 발도르프 학교에서 24년간 교사일을 했던 윌리엄입니다. 윌리엄은 원래 은행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서른세살 되던 해, 내가 정말 이렇게 살고 싶은가, 하고 생각하고는 사직서를 내었고, 그러고나서 내가 뭘 하고 싶나...하고 생각해보다가, 자기 인생에 가장 굵직했던 순간이 8살부터 11살까지 다녔던 발도르프 학교에서의 시절이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고 발도르프 교사가 되겠다고 작정했답니다.

그리고 교사연수를 받고 외국어교사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윌리엄은 노르웨이계 영국인인데 5개국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한답니다.

그래서 16년 동안 외국어교사와 고등학교 인문학교사를 하고, 8년간 담임을 하였답니다.

아이는 여섯을 낳았고, 둘을 더 입양했답니다.(이 활기찬 재생산능력은 과연 무엇일까.)

 

 

큰 딸이 낳은 손녀가 18개월 되었는데, 아직도 막내는 여덟살인가 그렇답니다. 그 막내와 막내 바로 위, 이렇게 두 소년은 집에서 암탉을 키우는데, 암탉이 낳은 달걀 4개씩을 모아 상자에 잘 넣고, 집에서 먹는 달걀 빼고 나머지를 이웃에게 팔아서 그것으로 용돈을 한답니다.

 

노르웨이에는 인지학 공동체가 잘 꾸려져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공동체가 있는 곳에는 인지학 병원이 있는데, 인지학 병원에 가면 의사는 환자를 보통 한시간 반 동안 만나서 이야기를 한답니다. 살아온 이야기를 다 하는 겁니다.

오늘 남편이랑 메일을 주고받다가, 문득 인지학 상담자(심리학 상담자 같은)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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