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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반전 집회장에서 만난 "일 덜하기 정당" (Work-Less Party)에서 나온 이의 말이 맵돕니다.
지금 하는 일의 3분의 2정도만 하고 나머지는 가족과 대화, 이웃과의 연대, 문화/체육/학술 활동 등에 써야 한다. 나머지 일감은 실업의 고통에 있는 이웃에게!
우리의 훌륭하신 자본가님들과 근엄하신 노동윤리 주창자들에겐 기절초풍할 이야기네요.
한국처럼 노동시간이 긴 사회는 훨씬 덜 일해야겠네요.
사실 이런 이야기는 좋은 의미에서 하는 이야기이고
이미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총체적으로 보면 강제적으로 일 덜 하는 사회가 돼 있지요.
즉, 완전 고용이 돼 버리면 필연적으로 과잉 생산의 문제가 생기고, 가격의 하락, 이익의 감소, 그리고 자본 자체의 위기가 오겠지요.
따라서 적절한 실업군의 유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선 필수인데 그것은 단지 이익 보전의 목적 뿐 아니라 "너 까불면 실업자 돼, 굶어 죽기 싫으면 까불지마" 하는 폭력적 메시지가 까지 담고 있지요.
직업 갖고 있는 사람들은 반대로 필요 이상의 많은 노동을 강요받을 수 있지요. 단순 노동시간이 법에 의해 제약받는다면 노동 강도를 높혀 메꾸기도 하고요.
1,000명을 고용하던 조직이 200명 인원감축하고 나머지 800명에게 노동시간이나 노동강도를 높혀 200명의 일감을 떠안게 합니다. 물론 시간외 수당 등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하게 되니까 800명은 일단 임금총액이 높아지니 좋아하는 사람도 생깁니다. 나머지 200명은 800명이 휴가 가거나 병가로 일을 못 나올 경우 비상대기조로 투입되고요. 물론 연월차, 퇴직금. 복지후생비등은 전혀 없지요.
조직 입장에서는 생산성이나 생산량에 큰 영향없이 과거 1,000명 있을 때와 비슷하게 조직을 운영하지만 200명 감축에서 오는 연월차, 퇴직금, 복지후생비 등의 엄청난 비용절감을 하게 되고 (800명에게 주는 시간외 수당을 제외하고도) 경영진은 일약 유능한 경영자 반열에 오르면서 두둑한 보너스 및 스톡옵션 등을 받겠지요.
청년 실업, 중년 실업, 하여간 총체적 실업, 비정규직이 문제인 지금 정규직 일 좀 덜하고 정규직 일 좀 나눠 가지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크, 자본가님들의 핏대가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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