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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말

헤이스팅스. 내가 듣기론 10만명이 안 되는 인구가 살고 있는 도시이다. 처음으로 타운센터에 나가보았는데,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북적북적했다. 핸드폰을 만들었는데, 저녁에 홈스테이 들어와서 이것 저것을 만지다가 뭘 잘못 건드렸는지 내가 알 수 없는 비밀번호를 대라고 해서 급 당황, 홈스맘에게 말했더니 일요일에도 핸드폰 가게가 문을 여니깐 걱정말라고 말한다.

 

도서관은 생각보다 작았다. 도서관 카드를 만들었고, 난 외국인이라서 혹은 6개월밖에 안 머물거라서 총 4권의 책 혹은 디비디를 빌릴 수 있다고 하는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말이 더 되면 더 물어볼텐데. 허허. 무선인터넷은 잡히는게 없어서 쓰질 못했고 대신에 거기 있는 컴퓨터를 썼다. 비용은 공짜.ㅎㅎ 메일 확인도 하고, 블로그에 글도 쓰고, 에딘버러에 가는 비행기 티켓도 대충 살펴보았다. 프린지 페스티벌 기간에는 숙소를 잡기가 힘들다고 하니 미리 예약을 하려면 일정도 대충 생각을 해보아얄 것 같다.  

 

타운센터에서 학교 학생을 한 명 만났고, 도서관에서 나와 걸어가는 길에 홈스맘을 발견, 짐을 들어드리면서 같이 걸어왔다. 러블리 모리슨에서 내가 좋아하는 파블로를 만났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던 파블로, 그의 표정이 너무나 좋은데 내가 너무 좋아하는 티를 냈더니 약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으흐. 모리슨에선 한국 학생들을 무려 3명이나 만났다. 토요일 오후, 다들 저녁 먹기 전에 나와서 쇼핑을 하는 시간이었나 보다. 헤이스팅스 가 아니라 무슨 망원동쯤 되는 곳에 다들 함께 사는 것 처럼 느껴진다. 동네가 작긴 작다.

 

홈스테이 저녁은 정말 맛있었다. 토마토, 호박비슷한것, 당근, 그리고 또를 썰고 그 위에 달걀을 푼 요거트를 얹고 페타 치즈를 얹어서 오븐에 구워낸 음식. 너무 맛있었다. 오븐에 데워진 마늘빵도 너무 맛있었다. 러블리를 일상에서 연발하시는 나의 홈스맘. 정말 러블리하시다.

 

눈치있는 사람은 어딜 가든 환영받는다. 내가 돈을 지불하고 살기에 얼마든지 당당해질 수도 있겠지만, 남의 집에 눌러있다는 느낌도 많이 받기에 홈스맘의 기분과 눈치를 잘 살피면 의외로 떡고물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 이히. 다음 주부터는 홈스맘이 점심도 챙겨줄 것 같다. 호호호. 홈스테이를 옮긴 것이 전화위복이 된 건 확실한 것 같다.

 

오늘 여기와서 처음으로 잠깐이나마 연수가 끝나면 돌아가서 무얼 할까, 졸업을 하게 될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하게될까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얼른 귀가 트였으면 좋겠다.

도서관에서 브로크백 마운틴을 빌려와서 보아야겠다. 밥딜런 씨디도 빌려서 노트북에 옮겨야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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