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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휴머니즘

제가 플로랑스에게 수영장이 큰지 작은지, 두 가지 선택을 제시했을 때 플로랑스는 제3의 것을 만들어 냈습니다. 제가 술이랑 콜라 중에 어느 것을 더 좋아하느냐고 물었을 때도 플로랑스는 제3의 것을 만들어 냈습니다. 플로랑스는 꾸밈없이 자연적인 방식으로 응답을 하는 어린아이입니다.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어른들은 플로랑스처럼 행동할 수 없을까요? 우리에게 두 가지 선택만이 주어졌을 때 우리도 플로랑스처럼 제3의 길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제3의 길을 창조하는 데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날마다 죽음과 맞댄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살아 있습니다. 우리 아이티 사람들은 수백 년 동안 이런 방식으로 생존해왔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어리석기 때문에 가난하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생각이 좀 거슬리는 발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믿는 사람이라면 가난에 대한 해결책은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우리가 이렇게 살아 있을 수 있는 것은 다른 나라들의 원조나 도움 덕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거대한 생존 능력 덕에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 아이티뿐 아니라 세계 여러 곳의 가난한 사람들, 그들이 살아온 역사는 일종의 인간애의 박물관입니다.

- 세번째 편지 '나는 주스가 더 좋아요', 4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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