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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6월 28일

 

올드보이를 여기 tv를 통해서 보다. 한국에서 2003년에 개봉됐던 영화가 5년 뒤 영국에서 방영이 되다니. 금요일 밤 11시 30분에 방영이 되는 건데 나의 러블리 홈스맘이 녹화를 해두어서 오늘 함께 쇼파에 앉아 보았다. 평소엔 영어 방송에 영어 자막으로 티비를 보다가 갑작스레 한국어 방송에 영어 자막으로 된 걸 보려니 기분이 묘했다.


홈스맘이 올드보이를 같이 보자고 얘기를 하길래 내가 영화의 대략의 줄거리를 설명해주었건만, 역시나 예상했던대로 먼저 자러 방으로 올라가버렸다. 오늘 출근하는 날도 아닌데 하루 종일 청소, 빨래, 요리만으로도 하루를 꼬박 보냈으니 피곤해서일 수도 있고, 올드보이 초반 도입부가 맥락을 잡기가 어려워서 흥미를 못 느껴서 일수도 있고. 혹은 보통 한국 사람들이 자막 달린 영화를 보는 것에 비해 잉글리시 사람들은 자막으로 보는게 익숙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겠지. 근데 난 마치 올드보이가 마치 내 영화인 마냥 홈스맘이 즐겁게 시청하면 좋겠단 생각을 하면서 함께 영화를 보려고 했던 것 같다.

 

오늘 새 플랏으로 짐을 절반 정도 옮겼고, 내일 나머지 반을 옮길 예정이다. 랜드로드를 만나서 디파짓과 8주치 렌트 비용을 지불했다. 대화라고 해봐야 그 사람 말의 반도 못 알아들었지만, 암튼 재밌는 사람인 것 같긴 하다. 나름 아티스트라고 해야하나. 하긴 여기 사람들은 다들 아티스트의 기질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나 같은 먹물(-_-)은 못 본 것 같다.


역시나 먹을 걸 어떻게 챙겨먹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 될 것 같다. 인터넷 설치비용을 부담할 의사가 있다고 랜드로드에게 말했더니 적잖이 난감해 하는 눈치였다. 이것 저것 달고 사람 부르고 자기도 또 헤이스팅스에 다시 와야 되고, 귀찮긴 귀찮겠지. 그래도 난 꿋꿋이 요즘 플랏에 인터넷 안 되면 인기가 떨어진다, 여기보다 더 싼데도 인터넷 다 된다 등등 안 되는 영어로 의사를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상식적인 요구일 수 있는데도 늘 남에게 뭘 부탁하거나 청하는 걸 너무나 어려워해서,, 그래도 이번엔 잘 끝낸 거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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