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런던 지하철엔 조는 사람이 없다

라고 쓰려고 마음 먹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딱 한명 나처럼 조는 사람을 발견했다.ㅋㅋ

여긴 보통 5시 늦으면 6시에 일이 끝나서 그 즈음 지하철 인파가 가장 붐빈다. 서울에선 저녁약속이 있어서 술한잔 하려해도 보통 밥을 먹고 술자리를 갖거나 혹은 반주를 한두잔씩 한 다음에 다시 2차로 옮기곤 했는데 적어도 wri 사람들과의 술자리에 한해서는 저녁을 따로 안 먹고 바로 펍에 가서 맥주를 마신다. 보통 6시 좀 넘으면 펍으로 향해서 술이 얼큰하게 취한 것 같아 시계를 보면 아직 8시이다. 오늘도 맥주 한잔(실은 여러잔ㅋㅋ)하고 집에 왔는데 아직 겨우 9시였다. 이 동네 지하철은 보통 8시만 넘어도 지하철의 인파가 마치 서울에서 12시 지나 타는 막차시간 대의 전철처럼 한산하다.

난 몸에 벤 습관처럼 전철에 올라타자마자 술기운에 졸기 시작했는데 문득 주위 사람들이 신경쓰여서 눈을 떴더니 아무도 나처럼 조는 사람이 없어서 살짝 당황스러웠다. 괜히 내가 술냄새 풍기는 건 아닐까 신경도 쓰이고. 근데 이 동네가 격식 매너 이런거 되게 따지지만 한편으론 'crazy' 한 일군의 부류들도 많아서 밤늦은 시간엔 전철 안이나 심지어 버스 안에서 토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ㅋㅋ 런던은 이 동네 언어로 'night bus'가 아주 잘 정비되어 있는데 새벽 2시에서 3시 사이에는 나이트 버스에 올라타기조차 힘들 정도로 그 시간에 집에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안드레아스가 그랬다. 안드레아스에 따르면 3시 3시 반만 지나면 감쪽같이 버스가 한산해진단다.

런던에 온 이후로, 나 스스로 만족하며 혼자 노는 법을 익히면서도 한편으론 적당히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어느 새 익숙해지는 듯한 느낌이다. 내일 또 출근하려면 푸욱 자야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