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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파푸아를 향한 한걸음 내딛기

한걸음 내딛으면서.


어느새 두달 전의 얘기가 돼버렸습니다. 그만큼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기도 하고, 그 만큼 고민의 절박함도 사라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4월말,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웨스트 파푸아 국제미팅에 참석했었습니다. 그 회의를 지켜보면서 한국에서와는 다른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다른 나라의 얘기라 치부할 수도 있고,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잊혀질 수도 있겠지만, 매일 마다 사람이 죽어가는 현실에서 그냥 눈 감고 다른 나라의 일로 치부하기에는 한국 사회가 해야할 일이 많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해서 자료를 뒤적이다 90년대 중반 동티모르 문제와 관련해 한국 사회가 했던 대응들을 생각해냈습니다.


길동무가 그러더군요. ‘웨스트 파푸아가 또 하나의 동티모르’인 것 같다고. 수세기에 걸친 수탈의 역사도 모자라 아직도 해방을 맛보지 못하고, 자민족이 매일 살해당하고 짓밟히는 것을 보면서 괴로워하는 땅, 그것이 제가 처음으로 만난 웨스트 파푸아였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한국사회에서 연대를 가져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됐습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사회는 참 자신의 밥그릇만 챙기고 있는 존재라는 생각도 아울러 하게됩니다.

 

단순비교는 어렵겠지만, 예를들어 필리핀의 인권단체들은 필리핀 내의 인권문제에 대해 우리와 같은 ‘높은 수위’의 문제의식을 갖진 않는 것 같습니다. 어디를 가던, 심지어 쇼핑센터에서도 경찰들이 아무때나 몸과 가방수색을 하고, 대중교통수단은 성추행이나 성적불쾌감을 유발하기에 그지없는데도 이에 대한 저항이나 문제 의식이 인권단체에서도 매우 낮다던지 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들의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는 자신의 나라만이 아니라 ‘평화’와 ‘연대’의 개념을 실질적으로 확대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찌보면 이들은, 그리고 제가 웨스트 파푸아 컨퍼런스에서 만난 아시아 지역 활동가들은 한국에 별로 기대하는 것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한국은 이들에겐 연대의 경험을 공유한 적 없는, 한국 내에서의 인권 및 시민사회진영은 매우 발달해있지만 다른 나라의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해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런 문제들에 한국 인권시민사회진영이 어떻게 연대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인권이라는 것은, 보편적인 것인데 그저 우리 나라의 상황에서의 '인권'만이 중요하다고 사람이 죽어가는 현실을 외면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그리고 웨스트 파푸아 문제에 힘을 보태야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마음을 더 조급하게 만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해서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풀었으면 좋을지 고민을 함께 나눠주셨으면 합니다.

 

우선 이곳에 저와 길동무는 작은 블로그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꾸준히 작은 정보라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한다는 고민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안되는 영어지만

 웨스턴 파푸아와 관련한 자료를 정기적으로 퍼날라 번역해볼 고민도 해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는 달리 인적, 물적 기반이 취약하다보니 이것이 잘 될 수 있을까 시작하기도 전에 걱정부터 듭니다. 한국에 있는 인권시민사회진영에 웨스트 파푸와 문제와 관련해 연대할 것을 제안해 볼 계획이지만, 워낙 사안들이 많다보니 잘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라도 지혜와 고민을 나눠주실 수 있는 분이 있다면, 한걸음 내딛는데 큰 용기가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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