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값

2008/02/21 11:19

'값'을 잘 매기는 세상이다.

대개는 좋은(?) 뜻으로 쓰이는 듯 하다.

'값'은!

물건을 사고팔 때 주고받는 돈, 물건에 일정하게 매겨진 액수, 수학에서는 하나의 글자나 식이 취하는 수치 따위의 뜻도 있지만

어떤 사물의 중요성이나 의의, 노력이나 희생에 따른 보람이나 대가라는 뜻도 있다.

 

보통 값을 한다라고 하면, 비싼 물건이 그만큼 좋다는 뜻일게고,

고생한 값을 한다라고 하면, 고생한만큼 보람이 있다는 뜻이렸다.

 

그런데 '값' 앞에 '얼굴' 또는 '나이'가 들어가면? 흐흠... 대개는 염장지르는 데 쓰이더라는 것이다.

얼굴값의 본디 뜻은 '생긴 얼굴에 걸맞은 행동'이지만, 기실 실생활에서는?

얼굴값도 못한다고 하면, 얼굴은 안그렇게 생겨서 못되거나 덜떨어진 짓거리를 하고 댕길때 날리는 말이고,

(어떤 얼굴이 좋은 짓을 하거나 똑 떨어지는 짓을 하는 얼굴인지 모르겠당...)

그렇다고 얼굴값 한다는 말은 좋게 쓰이냐 하면, 것도 아니다...

예컨데 고색창연한 쓰임새를 살펴보자면 예쁜 여자들이 사랑에 과도하게 몰입할 경우?

아침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대사도 '얼굴값 한다' 아니던가.

결국 '남자를 꼬시고 다닌다'는 뜻으로 쓰이는 게 다반사다.

급기야 '얼굴값'은 '꼴값'으로 표현되기도 하면서 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됨으로서 수위 낮은 '욕설'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나으 고향 전라도로 가면 '꼴'을 생략하고 '값'의 발음이 세지면서 수위 높은 욕설로 쓰이기도 한다.

단 한마디로 일격을 가하는 것이다. "깞떨고 있네~"

 

그렇다면 '나잇값'은 또 어떤가?

나이값은 사전적 의미로 보더라도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하다' 와 쓰이든 '못하다'와 쓰이든,,,어쨌든'나이에 어울리는 말과 행동을 낮잡아 이르는 말'인 게다.

 

"나잇값을 해라!" "나잇값도 못한다!" 요거, 참~ 염장 지대로 긁을 수 있는 문장 되시겄다.

좋은 뜻에서 '어머나~ 정말 나이값을 잘 하시는군요~'라고 말하진 않으니깐.

 

아침부터 웬 나잇값 타령일꼬...

최근 부쩍 내가 나잇값을 못하고 산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말의 바탕에는, 내가 값을 해야 하는 정도의 나이가 들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렇다면, 내 나이에 걸맞는 말과 행동은 무엇일까.

이 세상은 각각의 나이에 걸맞는 말과 행동을 다채롭게도 지정해두었다.

 

아... 드는 생각은 많지만, 다음 기회에...

음. 아침부터 이런 수다를 떨고 있는 것이 바로 '나이값 못하는 짓' 되시겄다...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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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1 11:19 2008/02/21 11:19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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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차가 또 말썽이다.

자유로를 쌩쌩 달려주다가 예사롭지 않은 향기에 열 게이지를 보니 h보다 더 높이높이 올라가 있다.

썩을~ 자유로는 달리기는 좋은데, 비상상황에서 차를 세우기는 나쁘다.

억지로 몇 키로를 더 가다가

겨우겨우 군부대 옆 갓길이라고 하긴 비좁은 구석에다 차를 세우고 긴급출동서비스를 불렀다.

차 앞쪽에서는 연기가 한보따리 휘리릭 날아올랐다.

 

지금은 카센타.

난 삼실에 앉아서 컴질 중이고, 유리창 건너편에서는

스피드메이드 작업복 입은 아자씨들이 내 차를 올렸다 내렸다 하며 구석구석 찔러대고 땡겨보며 살피고 있다.

 

이런... 내가 온 건 냉각수가 없어서 온건데,

냉각수를 채우고 호스를 바꾸고, 거기다가....

아자씨는 나더러 기화기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가스가 마구마구 새고 있고, 지금 당장 안 바꾸면 스파크가 일고, 그러면 불이 금방 붙는다나?

그러니까, 그 말은... 내가 지금 기화기를 바꾸겠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으면 난 곧 죽는다는 이야기와 마찬가지다.

 

이렇게 또 가스 새는 것 막느라 돈이 새는구나...

아~ 차야! 자동차야!

널 어쩌면 좋으냐....

 

차 없는 삶... 아직은 자신이 없고나...

그러나, 내, 더 이상, 차에 쓸 돈 한 푼 남지 않으면,,,, 그 때는 이별을 고할 수밖에.....

그때가 생각보다는 빨리 올 것 같고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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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8 14:06 2008/02/18 14:06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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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

2008/02/13 11:39

아가가 열달동안 살던 세상이 아닌, 또 다른 세상으로 나왔다.

드디어 나의 첫 조카가 태어났다.

 

아가는 괴상한 유리바구리 안에 누워있다.

SF영화에서 우주생물체 같은 거 넣어놓고 관찰하는 장면에서 보았던 듯한,, 이러저러한 고무호수같은 것도 연결돼 있고.

 

그동안에는, 갓 낳은 아가는 쭈글거리고 징그러울거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아가의 피부는 매끄러웠다. 몇 군데 핏자국이 있기는 했던것 같지만...

에~ 또.

고것은 발버둥질을 치고 있었고, 간혹 응애거렸고,

손으로는 자꾸 깔려있는 거즈인지 수건인지 모를 것을 잡아당겨댔다.

 

암튼 고것은 뜻밖에 앙증맞고 귀엽고 씩씩했다.

 

그리고 울 언니...ㅠㅠ

마흔이 넘은 데다가 자궁에 바윗덩어리만큼 커다란 근종이 있는 탓에 수술해서 아가를 낳았다.

1시간30분동안 수술을 하고, 1시간가량 회복실에 있다가 나온 우리 언니는...

너무 짠했다... 핏기하나 없이 널부러져서 실려나왔다...

이동식 침대에서 입원실 침대로 옮기는데 작은 신음을 뱉어냈다.

그렇게 엄마가 됐다.

 

음... 울 조카와 언니에게 첫 선물을 무엇으로 할지 넘넘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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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3 11:39 2008/02/13 11:39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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