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게 봉이다

지난 서울시 주민투표의 이슈는 무상급식. 도대체 의무교육과정의 학생들에게 급식을 하는데 이걸 전면무상이냐 차등이냐 따지고 앉았는 게 이 땅 복지의 수준이라는 걸 보면서 참담하긴 했다만, 이 과정을 보면서 종래 지워지지 않는 궁금증이란 건 이거다. 

 

왜 의무급식의 문제가 이토록 정치문제로 비화되는가? 그 동인이 어디 있을까?

왜 어르신들의 전철/지하철 무임승차는 정치문제가 되지 않을까?

 

혼자서 내린 결론은 별 거 아니다.

그건 급식의 당사자인 학생들에겐 투표권이 없고, 무임승차가 보장되는 어른들은 투표권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학생들이 만만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들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공직자들의 비도덕적 반윤리적 탈선이 불거질 때 우연찮게 몇몇 연예인들의 탈세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탈세라는 행위가 옹호되어야 할 행위는 분명히 아니지만, 여론은 공직자들보다는 연예인들에게 공격의 화살을 집중했다. 왜?

 

공직자들의 경우 여론이 뭐라고 한들 걔들이 꿈쩍할 가능성도 없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인기가 곧 밥인 연예인들하고는 상황이 좀 다르겠다. 그러나 그보다는 저 높으신 공직자들은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피떡이 되도록 얻어터질 수 있는 반면, 연예인들은 어차피 만인의 밥. 만만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이나 대중이나 역시 만만한 건 건들고 보는 거고 만만치 않아 보이면 대충 넘어가는 건가.

하긴 남한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검찰이 만만한 넘에겐 호랑이보다 무섭지만 지들 윗선에 앉은 넘들 앞에선 몸을 뒤집고 배를 드러내며 혀를 뽑아무는 개꼴이 나는데 뭐 어쩔 것인가 만은...

 

서울시장선거 야권후보 통합을 위한 투표에 관한 기사를 보다가 문들 이런 생각들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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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3 16:20 2011/10/0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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