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2 미즈노 릴레이 후기
아, 게으름... 어쩌란 말이냐, 이 게으름을...
6월 2일에 백만년만에 인증기록이 나오는 런닝을 했다. 12km 1시간 8분 39초.
조금만 더 뛸 걸 하는 생각은 항상 결과론이다. 애초 12km를 1시간 안에 들어와보자고 계획을 세우긴 했었는데, 조금 뛰다 보니, 아야... 이거 좀 쎄게 뛰다간 뒈지겠구나...라는 각성을 한 결과 살아 돌아온 것이니 이 기록도 괜찮다고 여겨야 할 판이다.
대회 참가를 결정하고선 세운 목표는 (1) 12km를 쉬지 않고 뛴다 (2) 고글이 잘 맞는지 확인한다 (3) 1시간 안에 들어온다였는데, 이미 밝혔다시피 1시간 주파는 언감생심이었고, 나머진 목표 달성했다. 건 그렇고.
이게 대회의 특징인지 모르겠는데, 일단 하프 이상 대회에서 많이 보이던 어르신들이 거의 참가를 하지 않았다. 대충 봐도 내가 가장 나이 많은 그룹에 속할 듯... ㅠㅠ 내 나이 또래 이상 되어 보이는 사람을 거의 발견하지 못했으니.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전에 참여했던 대회와는 달리 메너들이 매우 좋다. 물론 거리가 짧으니 멘탈붕괴 전에 코스가 끝나니까 정줄 놓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만, 아무튼 지난 10년 내 뛰어본 대회 중에 참가자들의 메너가 가장 좋은 대회였던 것같다. 이게 알고보니 꽤 연식이 된 대회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운영도 굉장히 매끄럽게 되었고, 몇 번 이상 참여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을 염두에 둔다면 메너가 좋은 것도 그럴 수 있겠다 싶다.
암튼 올 해 안에 하프를 한 번 뛰어보고싶긴 한데, 이번에 뛰어본 결과 이게 심상칠 않다. 우선은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가고... ㅠㅠ 하긴 뭐 그렇게 처먹어 대는데 꼴랑 초등학교 운동장 몇 바퀴 뛰고 몸무게가 빠지겠냐만. 로드웍 코스가 마땅한 곳이 없다. 웬만하면 그냥 인도를 달릴 수도 있는데, 작년에 스탠트 박은 이후 희안하게 담배냄새만 어디서 좀 나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생겨서 도로 옆으로 로드웍 하다간 자동차 배기가스 냄새에 걍 자빠질 것 같다. 이건 좀 고민이 필요한 거고.
어쨌거나 그래도 가능성을 봤으니 다행이긴 한데, 예전에는 풀코스를 뛰고 나도 탱글탱글한 맛이 있었는데, 이젠 꼴랑 12km 뛰고 나서 거의 사색이 되어버리는구나... 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