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입, 왜 하필 지금...
유시민이 노무현 정권 당시 대북송금특검을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기 위한 결단이었다는 희안한 소리를 했다. 유시민이 정줄을 놓은 것이 아니라면 2020 총선을 불과 1년도 남겨놓지 않은 지금 이따위 소리 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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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민주당이 지역적 정치기반이었던 호남에 민평당이라는 독자세력을 허용하게 된 기원을 따라가면 바로 이 대북송금특검이 나온다. 철석같이 믿고 있던 노무현 정부가 꼴랑 한나라당의 불만을 달래려고 전 정권의 최대 치적을 들쑤셔서 결국 박지원을 빵살이까지 하게 만들었던 그 사건. 호남 민심이 노무현 정권과 민주당에게 분노하게 된 바로 그 사건이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나 노무현 정권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고 입을 앙다문채 꾸역꾸역 참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내가 뭐 호남이 밀어줘서 대통령 됐냐는 발언을 하질 않나, 민주당은 2008년 총선에서 어째 삐딱선을 보이더니만 2012년 총선에서는 노골적으로 호남배제식 공천을 하는 통에 호남민심이 완전히 빠그러졌던 거.
그것도 모자라 이후 계속해서 호남의 민심과 겉도는 행보를 보이더니 결국 그 여파가 최종적으로 2016년 총선에까지 미쳐서 국민의당이 떨어져 나갔고, 거기서 광전지역 인사들만 남아 다시 당을 꾸린게 지금의 민평당이다. 광전에서 민주당에 대해 울그락불그락하게 만든 원인이 따지고 보면 저 사건인데, 유시민이 지금 왜 뜬금없이 저따위 소리를 해대는 걸까?
민평당의 입장에서는 패스트트랙 태운 선거법 개정안에 지역구 증설이 끼지 않으면 지금 상황에서는 내년 선거에서 현재의 의석조차 견지할 가능성이 많이 떨어진다. 광전 민심이 직전처럼 민주당에 대해 꼬라지 내고 앙앙불락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평당은 원하는 바대로 지역구 30석 증가한 선거법이 통과되거나, 그도저도 안 된다면 선거법 개정이고 나발이고 다시 편짜서 민주당으로 기어들어가는 게 남는 장사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의당의 불만을 감수하고라도 양당제 구도를 확고히 고착하기 위해선 민평당을 끌어들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고, 더욱이 호남이라는 전통적 지역기반을 다시금 확보하는 게 향후 대선정국까지 세력보위를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에 민평당이 걍 기어들어오도록 작전을 짜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인데...
그런데 왜 하필 지금 이 시점에, 유시민은 호남의 민심까지 다시 요동치게 만들 수 있는 저따위 소리를 했을까? 노무현 서거 10주기 준비하다가 너무 들떠서 그런 건가, 아니 그래도 그렇지 노무현이 살아 있었으면 저따위 소리 하지도 못하게 했을텐데...
겉으로는 안 그런 척해도 대선에 나가고 싶은 걸까? 대선에 나가기 위해 다시 한 번 상조회 정치의 힘을 빌리려고? 죽은 노무현을 등에 한 번 업어보려고 그런 거야? 이도 저도 아니면 정줄을 놨다는 이야긴데, 거 참 희안한 일일세... 유시민의 저 입은 참 잔망스럽기도 한데 어째 잊을만 하면 그 잔망 기운이 발동을 하는 건지.
아, 그러고보니 저것들이 예전에 '열린우리당'이라고 당을 만들어가지고설라므네 약칭은 '우리당'이라고 해달라고 주접을 싸는 통에 아주 골때린 일이 천지삐까리였던 게 갑작 생각이 나네, 거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