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5.18
죽어간 자들의 한과, 살아남은 자들의 아픔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살아남은 이들의 생물학적 연명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통한의 고통은 풀리지 않음으로써 더 커진다.
죽인 자들의 부귀영화는 대대손손 이어지고, 학살자가 흘린 떡고물에 취한 자들의 망발은 오히려 커진다.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자들은 이제 기억할 시공간의 안팎마저 뒤집어놓고 있다.
감추었던 것들이 드러나지만 아직 멀었고, 드러나는 것이 커질 수록 덮고자 하는 힘도 커진다. 두렵다.
갑갑한 하늘만큼이나 갑갑한 심정으로 맞이하는 또 다시 5.18.
먹고 살려는 바둥거림을 멈출 수는 없어, 알량한 알바비를 벌기 위해 일어서야 한다.
죽어간 자들에게 안식을, 살아남은 자들에게 평안을, 이 모든 이들의 해원을.
그리고 마땅히 죽어야함에도 살아있는 자들에게 저주를.
그래도 다시 5.18.
나는 남루하지만 비굴하지 않게는 살고 있는지 되새겨보는 하루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