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자존심
몇 푼 안 되는 돈이나마 차비라도 할 요량으로 그거 벌자고 앉아 이래 저래 마빡을 싸매고 있는 중에, 지난 번 서류심사에서 떨어진 곳으로부터 전언이 있었다. 자리 하나 생겼는데 다시 올 생각이 없느냐고.
그런데 좀 문제가 생겼다. 이게 내게 직접 연락이 왔음 모르겠는데, 내 취업을 나보다 더 걱정하는 분을 통해 연락이 왔다. 그렇잖아도 별로 좋은 기억이 아닌지라 잊고자 했던 상황인데, 연락을 받다보니 순간 화가 나서 좀 심하게 말을 하고 말았다. 중간에 연락 주신 형님이 뭔 죄로 내 지청구를 들어야 했을지...
전화를 끊고 나니 미안하기가 한량이 없다. 도와주려 한 분에게 화풀이를 한 게 아닌가 싶다.
난 평소 그다지 자존심을 내세우진 않지만, 어쩌다 한 번 틀어지면 이게 쉽사리 풀어지지가 않는다. 특히나 작년에 몸과 마음이 박살나서 진짜 요단강 건널 뻔 한 이후로 신경이 많이 예민해지기도 했다. 그나마 좀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하지만, 예전보다 훨씬 잦은 빈도로 더 강한 강도로 버럭질을 하고 있다.
여러 사람에게 모자란 짓만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얼른 인생 리셋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