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0시간제라니까...
결국 이 사회는 없이 사는 사람들이 목숨을 내놔야 돌아가는 사회임이 입증된다. 죽지 않기 위해 일을 하지만 결국 죽어 나가야 상황이 종료된다.
뷰스앤뉴스: '중소기업 52시간제' 1년반 보류, 특별연장근로도 대폭허용
언론 기사부터 이따위로 모호하게 작성된다. '52시간제'라니. 명백히 한국의 법정 근로시간은 주40시간이다. 근로기준법 제50조의 규정이다.
제50조 ①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②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이게 현행 근로기준법의 법정 노동시간 규정이다. 따라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제도는 '주당 12시간 초과근무허용'이어야 하는 거다. 이걸 '주52시간제'라고 표현하면 모든 논의의 근간이 뒤흔들린다.
50-299인 사업장, 즉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는 이제 마음껏 주당 12시간 이상 잔업을 시킬 수 있다는 거다. 수당 주니까 된 거 아니냐고? 예외를 원리로 만드는 거니까 당연히 안/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있는 거고, 그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허구한날 당연시되니까 그래서 법을 만들어 제한하려 했던 거다. 그랬던 건데, 이제는 한계로 정해놨던 12시간의 선이 무너지게 된 거다.
애초에 숙고를 했어야 하는 것이고, 더구나 누차 강조하지만 이 제도는 예외적인 것이며, 원래 기준은 주40시간이어야 함을 명확히 밝히면서, 예외적 상황으로 12시간까지는 잔업을 허용한다는 것이 분명하게 대중들에게 이해되었야 하는 거다. 이 과정은 생략되고, 주40시간제는 사라지고, 거기에 주52시간만 남고, 그것도 모자라니 일 더시키지자는 논리가 경제위기 운운하는 과정에서 나오게 된다.
난 도대체 이 정권이 노동친화적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뭔지 모르겠고, 이 정권을 촛불정권이라고 추켜세우는 자들의 심사가 뭔지 잘 모르겠다. 정책이 이렇게 중구난방에다가 원리원칙을 무시한 채 기획되고 집행되는 동안 결국 자빠지는 건 돈 없는 노동자들 뿐이다. 앞으로 언제까지 이 꼴을 봐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