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선거권 연령제한기준이 민주적인가?
여전히 한국사회에서는 나이가 깡패다.
갑자기 계약갱신을 하자고 날짜를 잡자던 집주인이 어제 만나기로 했는데 느닷없이 약속시간을 옮기자고 했다. 언제가 좋겠냐니까 마음대로 하라더니 기껏 날짜 시간 이야기하니 봐서 알려준단다. 재계약을 굳이 할 필요가 없는데도 계약을 하자고 하면서 당사자가 못나간다니까 위임장하고 가족관계등록부를 가져오란다. 아니 서로 다 알고 하지 않아도 될 계약연장인데 굳이 그런 증명서를 떼어가냐 하냐니까 따진다면서 말을 까고 '당신' 운운한다. 지금 당신이라고 했냐니까 사전에는 존대말로 되어 있으니 찾아보란다. 그러더니 "내가 나이가 몇 인데, 당신은 얼마야?"라고... 원 ㅆㅂ 어이가 없어서...
암튼 한국은 나이가 깡팬데, 이게 정치판에 가서도 마찬가지다. 난 언제나 이해가 되질 않는 게 한국에서는 피선거권 제한규정에 나이가 들어간다. 선거권-투표권-은 집단적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으니 나이가 논의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피선거권은 전적으로 개인의 행사여부에 관한 판단에 근거한 행위가 이루어질 뿐이고, 유권자는 거기에 대해 판단해주면 된다. 쉽게 말해서 출마할 때 나이 기준을 둘 필요가 없다는 거다.
그러나 여전히 피선거권에 대해서조차 나이가 문제가 된다.
뉴스1: 하태경 "투표권 19세, 국회의원 20세, 대통령 30세로 낮추자"
투표권은 연령기준을 더 낮춰야 하고 출마하고싶은 사람은 나이 관계 없이 출마하도록 해야 한다. 국회의원 출마기준은 선거법을 개정하면 되지만, 대통령 출마기준은 헌법사항이라 개헌을 해야 한다.
그나마 하태경이 낫다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생각하는 수준이 그다지 나아보이진 않는다. 국회의원이 개헌에 대한 비전도 없이 대통령 출마연령 하향 이야기하는 것도 좀 아쉽다. 선거권도 그렇지만 피선거권에 나이 기준을 들이미는 건 한국의 나이에 대한 보편적 사고가 다른 어떤 조건들에 비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리라.
다시 말하지만, 헌법 개정이나 법률 개정을 동원해서라도 선거연령을 확 낮추고 피선거권을 나이로 제한하는 제도는 이제 사멸시켜야 한다. 언제까지 나이가 깡패노릇을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