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을 고민하며
어찌되었든 간에, 아직 정당운동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거다. 현재의 난관이 다른 비전의 등장을 막고 있을지라도 그걸 넘기 위해 운동을 하는 거 아닌가? 그동안 따져봤던 어떤 일들을 시작해봐야겠다. 아직 좀 더 다듬긴 해야하지만.
그나저나, 언제나 저 기존의 프레임을 어떻게 깰 것인지, 새로운 프레임을 어떻게 작동시킬 것인지 고민이다. 카피 뽑는 거라도 좀 배워둘 걸 그랬나.
저 김남국이라는 자가 천둥벌거숭이처럼 불쑬 튀어나와가지곤 한다는 말이 "조국수호=검찰개혁"이다. 이건 김남국이 짠 프레임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아무튼 저쪽 진영은 그런 식으로 프레임을 짰다. 그런데 이런 프레임, 많이 겪어봤다. 예를 들자면,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탄핵반대=민주" vs "탄핵찬성=반민주" 프레임이나, 마찬가지로 그 당시 "로스쿨찬성=개혁" vs "로스쿨반대=반개혁" 같은 프레임.
"조국수호=검찰개혁" 프레임은 저열한 것이지만 상당히 견고했다. 마치 조국을 비판하는 사람은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것처럼 만들어버렸으니.
그동안 검찰에게 주어 터지다가 이번에 조국을 비판한 사람은 졸지에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반면 검찰이 진짜 어떤 족속들인지조차 모르는 자들이 "나도 조국이다"를 부르짖으며 검찰개혁하자고 난리를 쳤다. 어설프게 몇몇 법률 개정해놓고 그걸 검찰개혁이라고 떠든다.
전도된 이 상황에서 현재의 검찰을 철천지 원수처럼 여겨왔던 나 같은 자들도 졸지에 검찰수호파로 전락했다. 웃기지 않은가? 야, 이거 웃겨! 이거 아니잖아! 난 조국을 비판하지만 검찰은 아예 뒤집어 엎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니까?
이래 봐야 저 김남국 같은 자들에겐 씨도 안 먹힌다. 야, 넌 조국 비판하잖아? 그럼 검찰편인 거야. 우리가 그렇게 정했어. 이런 ㅆㅂ... 뭔 소리야, 이게? 당해보면 안다. 이 같잖은 프레임이 얼마나 갑갑하고 억울한지. 그런데 이 프레임을 깨기가 어렵다. 어째야 하나?
암튼 지난 시기 및 지금 보이는 저 어떤 견고한 프레임들의 작동양식을 좀 공부해봐야겠다. 아, 참, 공부 따위 더 안하기로 했는데 어떻게 공부해야 할 일이 더 늘어나지? 그것도 잘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