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난 김에

뭐 요즘 민주당에 대해 이빨 까는 게 유행인듯 한데, 나야 뭐 그동안 해놓은 말이 워낙 많으니 더 말하진 않겠다. 하긴 다른 당에 대해서도 말이 많았지만, 가만 보니 자한당류에 대해선 당적으로 뭐라고 한 게 다른 당들에 비해 그다지 많질 않다. 당연한 일인데, 걔들에 대해 당적으로 뭐라고 할 게 있어야지. 가루가 되었어도 진작 그리 되었어야 할 무리들이 아직도 저렇게 모여 한 자리 하면서 떵떵거리고 있다는 거 자체가 미스테리긴 하다만. 그런 의미에서 자한당류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그다지 많이 할 일이 없을 듯.

그나저나 그동안 묵혔던 이야기들을 어딘가에서 풀어놔야 살풀이라도 될 터인데, 그러기가 어렵네. 이게 가슴팍에 쌓여 있으니 핏줄이 막혔겠지. 해원의 마당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게 여의치 않으면 그냥 내 블로그를 대나무밭 삼아 떠들 수밖에 없겠다.

정의당부터 보자면... 난 그 어느 끈적거리던 날 철도회관에서 진행했던 전국위를 잊을 수가 없다. 당대회를 앞두고 정의당과 합당 여부를 묻는 당원 총투표를 할 거냐 말 거냐 논의하던 중이었다. 그 와중에 난 정의당으로 가고자 마음을 굳힌 자들에게 더없이 실망하고 더없이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당원 총투표를 가중다수결제로 하자는 취지의 제안에 대해, 강상구는 민주주의의 일반원칙을 운운하면서 반발했다. 웃기고 자빠졌다. 이게 당에서 이데올로그 역할을 하던 자의 수준이라니. 게다가 통합파 전국위원들이 중간에 퇴장하면서 이죽거렸던 그 모습들은 아마 영 잊지 못할 듯하다. "사회당하고 잘 해봐~!"라며 이죽거리던 김준수, 비실비실 웃으면서 나가던 강상구, 권태훈, 기타 등등...

통합의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었다. 정의당의 우경화를 막겠다! 현장과 지역의 정치를 복원하겠다! 보수양당에 대척하는 진보적 정치세력을 형성하겠다! 노동정치를 강화하겠다!

그렇게 주장했던 자들은 지금 다 비례후보로 나섰다. 현장과 지역 따윈 그동안 제대로 돌보지도 않았다. 양경규 국회의원 만들기에 몰빵한 정종권은 당적을 유지하고 있을 때도 노동당을 "너거당"이라고 부르며 비하했다. 그런자가 이제는 심상정을 비난한다. 난 강상구나 김종철을 비롯해 통합파로서 정의당으로 건너간 자들이 지역과 현장에서 뭘 했는지 들은 바가 거의 없다. 

분당과정에서 나에 대하여 있지도 않은 일, 하지도 않은 일들을 만들어 마타도어했던 자들은 정의당을 탈당했더라. 그 안에서도 그짓거리들 하다가. 형식상 탈당이지 실제로는 쫓겨난 거지. 그렇게 아비규환을 만들어놓고 갔으면 거기서라도 처신을 잘 해야 할 것 아니었나.

난 이런 감정들을 잊을 수가 없다. 잊고 싶어서 그토록 노력했지만, 그럴 수록 더 선연하게 떠오른다. 물론 이건 내가 속이 좁아 터졌기때문일지도 모른다.

노동당은... 속절없다. 노동당에 기생하면서 당적 자원을 공중분해시켰던 김길오 일파는 다 빠져나갔다. 인생에 처음으로 자신을 알아준 친구와 지란지교가 된 구형구는 그를 따라 나갔다. 그런데 그와 비슷하게 당에서 구사회당계에 붙어서 프락션을 하던 자들은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다. 이들이 노동당에 남아서 사회주의를 운운하고 있다

나도원이나 유용현 같은 자들, 이근선, 이건수 부류들, 여기 꼽살이 꼈던 김성수나 기타등등. 현린이고 차윤석이고 간에 다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저 기생충들에게 붙어서 기생충에게 기생했던 자들이다. 희안하지. 기생충에 기생하는 기생충이라니. 그런데 이들이 이제 당의 혁신을 이야기한다. 놀랍다. 자신들의 과오에 대하여 어떠한 반성이나 사과도 없다.

정의당으로 간 자들이나 이들이나 내가 볼 때는 별로 차이가 없다. 그 중 하나는 나보고 복당을 하라던데, ㅆㅂ 욕을 할 뻔하다 참았다. 지금 그게 말이여 됫박이여. 정의당으로 간 자들에게는 개인적인 분노는 남아 있어도 최소한 그들이 정치적으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길 바라는 마음이 있는데, 이들 노동당의 잔류들에겐 그런 마음도 들지 않는다. 프락션을 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뭐? 혁신? 혀억시인?

다른 정당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내가 녹색당에 대해 뭐라고 할 바도 없고, 기본소득당이야 어차피 물주 뒷돈으로 살던 구사회당의 복각판이니 신경 쓸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제와서 허본좌당을 밀어줄 거야 뭘 할 거야. 

암튼 뭐 그렇다고. 죄다 실명으로 까는 건 다른 어떤 이가 맨날 누구 욕하면서 '좌파'니 '진보'니 하는 식으로 이야길 하길래 성질나서 해봤다. 비판할 거 있으면 실명까고 비판해야겠다...만 이제 이 짓도 그만 하련다. 어차피 이래봐야 뒷다마고. 그냥 나중에 빚 갚을 일 생기면 정산하기 위해 정리해놓는 셈 치련다.

다들 잘 먹고 잘 살길. 나도 나 먹고 살 길 찾느라 바쁘니 이젠 안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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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0 10:04 2020/02/2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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