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종교는 인민의 아편...일까나?
요즘 보면 인민의 아편 정도가 아닌 듯.
코로나19로 인해 특정 종교에 대한 혐오가 심각하다. 그 종교의 행태가 대단히 좋지 않다는 것은 둘째 치고. 하긴 어떤 종교가 초창기에 행실이 좋다고 인정받았던 적이 있나? 그렇게 박박 기다가 교세가 확장되면 정통으로 진입하는 거고, 아무리 해봐도 쪽수 딸리면 그냥 이단인 거고. 집단의 행위가 범죄로 점철되면 그 땐 이단이고 정통이고가 아니라 범죄집단으로 처벌해야 할 일로 전환되는 거니 그건 또 별다른 문제다.
기실 지금 상황은 특정종교의 문제라기보다는 종교 전반의 어떤 위상을 재고하게 만든다. 뭐랄까, 왜 종교는 이토록 덩치를 키우려 안간힘을 쓰는가? 왜 종교는 결국 쪽수의 문제로 귀결되는가? 종교는 영혼의 이야기라면서도 정작 자신들조차 서로서로 바짝 다가 앉아서 침을 튀겨가며 자신의 신앙심을 간증해야만 하는 이 도착은 왜 일어나는가? 부자가 천국에 가는 건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은 그렇게 하면서 교회 자체가 부자가 되어 엄청난 인파를 수용하고자 하는 건 왜 그런가?
코로나19는, 물론 그 바이러스가 짱구를 굴려서 이같은 상황을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사회의 공포와 혐오가 결국은 모두 같은 핏줄에서 나온 근친관계라는 것을 보여준다. 누군가가 이단으로 배척되고, 그래서 몰래몰래 움직이고, 그러면서도 서로 경쟁적으로 세를 불리고, 세를 불리는 와중에 서로를 비난하고, 그 와중에 쪽수 많으면 정통, 쪽수 딸리면 이단이 되고, 이단으로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의 와중에 현세의 법을 어기고, 그러면 범죄집단이 되고, 각 종교집단은 그 조직적 특성상 서로 몰려앉아 바이러스를 분양하고, 모이면 간증으로 서로 바이러스를 분양하고, 흩어지면 전도하면서 생판 모르는 남들에게 바이러스를 증여하고, 종교를 욕하는 자든 종교에 심취한 자든 가릴 것 없이 이 분양과 증여의 연쇄고리에 접촉한 사람들은 저들과 똑같은 역할을 하게 되고...
그나마 종교집단이 아닌 경우에는 바이러스가 돈다고 하면 몸이라도 사리고 사람들 있는 곳을 피하기라도 하지. 이건 뭐 어떻게 된 게 예배당, 성당에서 일요일에 안 나와도 된다니까 이럴 때일수록 주일집회에 참여하여 신앙심을 보여주겠다는 이 태도들은 도대체 뭔지 모르겠네... 동네 예배당이 숱하게 있는데 엊그제 하루 종일 바글바글 하더라. 바이러스고 나발이고...
아, 그나저나, 교회 오는 사람들이 죄다 마스크를 쓰긴 썼던데, 기껏 마스크 쓰고 와서는 서로 마스크 벗고 인사하면서 침튀기는 건 왜 그런 걸까? 마스크라는게 말야, 어차피 길거리에서 사람과 부딪치지 않을 때는 벗어도 되지만 사람 만나서 말할 때 침튀기지 않으려고 쓰는 거 아녀? 거참, 희안하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