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신천지 강제집행(?)은 적절한 건가?
이재명이 경기지역 신천지 본부라는 과천 예배당을 털었다. 공무원 40명을 동원해서 본부에 진입했단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는 전언을 보면 꽤 세게 집행했나보다. 그런데 이거 가능한 일인가? 감염병예방법이나 다른 유관법률들을 보더라도 이 경우 지자체장이 강제집행을 할 수 있나? 보복부장관이나 질본장이 단체장에게 정보를 요청할 수는 있고, 그러면 단체장은 확보하고 있는 환자 등에 대한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이러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지자체장이 특정 대상에 대해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있는지 모르겠네.
강제로 털면서 신천지 본부에 있는 신도 데이터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도 진행했단다. 그런데 이런 행위를 지자체가 할 수 있는 건가? 이건 압수수색에 준하는 행위인데, 수사권한을 가진 자가 영장을 통해 집행해야 하는 사안 아니었나?
더 알 수 없는 건, 이미 신천지가 신도들의 정보를 정부에 넘기겠다고 약속을 했다는 거다. 그럼 신천지로부터 정부가 정보를 받고, 경기도가 이 정보를 공유하고, 그럼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별도의 조치를 취하는 과정이 있어야 했다. 그런데 정부에게 신천지의 정보가 넘어가는 그 몇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이번 조치를 취했다. 이게 필수적인 조치였나?
이재명이 페북에 올린 것처럼,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과연 이런 절차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고 보이나?
이재명의 행위는 그저 물 들어온 김에 노 젓자는 거 정도이고, 전형적인 포퓰리즘적 언론플레이에 불과한 것인가? 이를 위해 법적 절차도 무시한 채 강제적 공권력을 동원한 것은 아닌가? 의심스럽다. 이거야말로 전형적인 공포마케팅이자 공포를 통한 대중조작의 전형일 수 있다. 이걸 또 이재명의 추진력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글쎄다, 추진력과는 별개로 민주적 절차로 당선된 지자체장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행위를 한다면 그건 중대한 문제가 아닌가?
여담이지만, 난 신천지 교인들도 사실 이해하기 어렵다. 원래 종교인은 탄압을 감수하면서도 공공연하게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 거 아닌가? 더구나 지금이 기독교 초창기 로마에 의해 탄압받는 시기라든가 이단이나 마녀로 몰려 화형을 당하는 시대도 아닌데. 그런데 코로나 19 관련 신천지 이야기가 나오면 특이하게도 죄다 자신이 신천지 교인임을 어떻게든 숨기려 했던 정황이 보인다. 게다가 이런 은폐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의심도 충분히 할 여지가 있다.
그러다보니 이재명이 신천지 이것들 믿을 것들이 못되는데다가 사람들이 죄다 의심하고 있으니 이 참에 털어보자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럼 안 되지. 암튼 나중에라도 이 건은 좀 다시 들춰볼 필요가 있겠다.
아, 생각난 김에. 박원순도 마찬가지. 지자체장이 일정한 경우 집회 자체를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법적으로 부여받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게 적절한 것인지는 의심스럽다. 감영병법에 따른 것이라고는 하지만, 집회시위의 관리가 애초에 지자체도 아니고, 광장관리권한이 기본권이 집회시위의 자유보다 우위에 있는 듯한 이 왜곡도 어쩐지 이상하고, 기타 등등 이번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제도적인 어떤 문제들이 계속해서 보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