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지지 같은 소리 하고 앉았다
하여튼 뭘 해도 어설픈 자들이 갖다 댈 걸 못대고 딴 소리를 한다. 비판적 지지? 비례 위성정당 만드는 걸 두고 비판적 지지 운운하는 건 아직 사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리다. 이게 비판적 지지면 미래한국당은 미래통합당을 비판적 지지하는 정당이지.
더민당 위성정당의 출범은 기존에 87년 개헌 이래 진보의 발목을 잡았던 비판적 지지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이 아니다. 이번 사태는 그나마 지금까지는 나름의 체면과 명목때문에 그나마 참고 참았던 어떤 마지노선을 과감하게 넘어선 것이다. 즉 그동안은 속으로는 민주당 어깨 위에 올라타 국물 한사발이라도 얻어먹고 싶지만, 그래도 가오 생각해서 내가 네 밑으로 갈 수는 없고 다만 그냥 지지는 해줄게 뭐 이정도 수준으로 자리보전해왔던 것들이 이젠 부끄러움도 없이 그냥 받아만 주시면 더민당 뭐라도 빨아드리겠어요, 이러고서 달려간 거다.
달리 말하면 적어도 진보의 위치에 둔 발은 빼지 않겠다는 최후의 저항선이 비판적 지지였다면 이제 그따위 명분이고 쥐랄이고 다 필요없고 떡고물 최고! 이걸 공공연하게 선언하겠다는 게 이번 위성정당 참여의 의미다. 비판적 지지와는 질적으로 달라진 거다. 이걸 비판적 지지의 다른 형태이자 성격은 같은 것으로 보는 건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는 거다.
과거 비판적 지지는 같은 편의 등짝에 칼질을 하는 결과를 만들었을지언정 사태 수습되면 그래도 미안한 척이라도 하면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하지만 이번 위성정당은 이제 남은 건 더민당 빅텐트 뿐인 상황이 벌어진 거다. 다시 돌아올 그 어떤 뭣도 남아 있지 않은 거다. 비판적 지지같은 소리 하고 앉았다.
이제 진짜 맨 땅에 박치기만 남은 거여. 뒷배 봐주던 사람들은 그새를 못참고 다 죽어 자빠지고. 조급증만 남은 것들은 다 큰 둥지 찾아 가는 거라고. 이젠 비판적 지지 따위조차 남지 않은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