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이 말하는 "특단의 대응"이 뭘지 진짜 궁금하네...
최후의 쪽까지는 팔지 않겠다는 굳은 신념인지 모르겠는데, 더민당은 위성정당인 더시당을 위성교섭단체로 만들지는 않을 모양이다.
뷰스앤뉴스: 이해찬 "통합당, 꼼수 교섭단체 만들면 특단의 대응"
이해찬 대표가 미통당이 "꼼수교섭단체"를 만들면 특단의 대응을 취하겠다고 한다.
좀 웃기긴 한데, 미통당이 미한당 만들어서 선거제 취지를 훼손했다고 이해찬이 비난할 주제가 되는 건가?
더 웃기는 건 지들이 만든 더시당에 대해선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맞추기 위한 연합정당의 역할"을 하던 당이라고 평한 거다.
제정신이 아니다. 미한당은 "파행과 탈법"의 정당이고, 더시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맞추"는 당이라는 이 놀라운 대비는 어떤 뚝배기에서 나오는 건지 그 뚝배기 한 번 깨보고 싶을 지경이다.
어찌됐든 간에, 더민당은 이제 두 가지 방향에서 이번 총선에서 싸지른 변덩어리를 치울 모양이다. 일단 더시당. 더시당에 대해선 적어도 당 대표가 꼼수교섭단체로 만들지 않겠다고 했으니 남은 건 합당 뿐.
그런데 합당을 하게 되면 더시당에서 비례당선된 사람들 중 일부는 더시당을 나와 파견사업주역할을 한 모당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경우 비례의원직을 유지하면서 파견사업주 역할을 한 모당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현업중인 위장도급업체 더시당에서 나와야 한다. 애초 '진짜 사장'인 더민당이 사용사업주이지만, 아무튼 근로계약...이 아니라 파견계약이 더시당과 되어 있으니.
비례의원직을 유지하면서 파견사업주로 돌아가는 방법은 현행 공직선거법 상 세 가지 방법 중 하나여야 한다. 즉, 공직선거법 제192조에 따라 "소속정당의 합당ㆍ해산 또는 제명" 중 어느 하나의 상태에 처해야 하는 거다.
이때, 예컨대 기소당으로부터 파견나온 당선자가 의원직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더민당과 기소당이 합당할 일은 없으니 "소속정당의 합당"을 통해 의원직을 유지할 방법은 없다. 물론 언더의 수뇌가 합당을 결정할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어보이고.
그렇다면 더민당과 더시당이 합당을 한다고 하니 더민당으로 따라 들어가게 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건 파견계약조건에 위반되므로 그렇게 할 수 없다.
다음으로 가능한 건 더시당이 "해산"하는 거다. 그러면 더시당 소속 비례의원들은 전부 일시 무당적(무소속)이 되었다가 애초 정해져 있던 당으로 복귀할 수 있다. 그런데 이거 굉장히 귀찮다. 게다가 어차피 세상이 죄다 더시당은 더민당이 꼼수 펴서 만든 당이라는 걸 다 아는데 굳이 이제와서 해산했다가 개별적으로 복당하는 짓을 할 필요도 없다. 기왕에 팔린 쪽이니 이제와서 한 번 더 쪽을 파나 마나 똑같을 거라면 대놓고 하는 게 편하지.
그러면 "해산"이라는 과정은 없을 거고, 바로 더민당과 더시당이 합당트리 타게 될텐데, 이러면 기소당에서 파견나온 파견노동자...가 아니라 '연합정당' 비례당선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해서, 남은 하나의 방법은 "제명"이다. 더시당이 제명해주면 파견사업주에게 돌아가면 되는 거다. 뭐 어찌 되든 의원직을 유지할 방법이야 여러 가지고, 돌아가는 거야 기정 사실이니 금뱃지 언박싱 동영상까지 찍어 올린 거겠다만.
셀프제명이야 원류를 따져 올라가면 ... 에혀... 이건 기냥 생략하고. 암튼. 어찌 됐든 간에, 한국의 정치에서는 자기 목을 자기가 침으로써 부활하여 의원직을 유지하는 기적이 가능하다. 예수도 남의 손에 의해 죽음을 경험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보다 더한 力事도 가능하다.
이렇게 뭐든 마음만 먹으면 상상을 초월하는 어떤 꼼수도 가능하다보니, 이해찬 대표가 미통당이 꼼수 더 피우면 그보다 더한 꼼수를 보여주겠다...가 아니라 "특단의 대응"을 취해주겠다고 포효를 해대니 도대체 뭔 특단이 나올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