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하나만 뺐어도...
한겨레에 노태우 사망 관련 글이 실렸다.
내용이야 뭐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고, 생각의 여지를 넓히는 그런 글이니 읽을만 하다.
다만, 글 서두 언저리에 있는 이 문단은 글 전체의 논지를 흐려버리고 말았다.
"직선제 개헌을 비롯한 민주화 조치들을 결행하겠다는 노태우의 6·29선언을 보면서 왠지 “앞으로 훨씬 어려워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캄캄하고 추워도 함께 보고 갈 북극성이 있던 시대는 그렇게 끝났다. 북극성이 없는 시대, 아니 각자의 북극성들로 갈라지고 다투는 시대가 시작됐다. 우리는 아직도 그 시대에 살고 있다."
전체 글의 논지를 볼 때, 이 부분은 오히려 없느니만 못하다. 자칫 글 쓴이의 취지를 오독할 여지마저 남긴다. 좋지 않은 문장이다.
아무튼 노태우의 사망이 있고, 그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는 상황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국가장 제도를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 좋겠다. 그건 그렇고.
노태우 시대를 살았던 개인으로서 그 당시에 대한 회고가 없을 수는 없겠다. 개인적인 에피소드도 있었고, 시대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당해야 했던 경험도 있다. 링크 건 글과 마찬가지로, 존재해서는 안 되었을 존재에 대한 사후적 공과를 논의한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그 시간을 통과한 입장에서 아무런 생각이 없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쿠데타 주범의 죽음을 국가장으로 치러주는 나라의 민주주의, 여전히 뜨악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