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메이데이 마라톤 참가

뒌장... 3년만에, 그것도 변변한 연습도 없이 하프를 뛰었더니 삭신이 아리고 저리고 곳곳에 쥐가 오른다... 야옹야옹... 발바닥엔 물집이 잡히고, 왼쪽 발목은 발을 내디딜 때마다 망치로 때리는 것 같다...

 

그래도 완주했다. 2시간 13분 대... 3년 전보다 30분이나 느린 기록이지만 어쨌든 완주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연습도 하지 않은 주제에 그정도 기록이면 감지덕지다.

 

약한 황사가 끼어있고, 양재천변 길목에 눈처럼 꽃가루가 흩날리고, 날벌레들이 달라붙고... 숨을 들이쉬는 중간 중간 목구멍으로 뭔가가 들어가는 그 느낌이란... 게다가 날은 왜 이리 더운게냐. 달리는 길 바닥의 열기가 후끈 후끈 오른다.

 

한국노총이 주관한 제1회 노동절 마라톤 대회.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을 만들겠다는 한국노총의 의지가 반영되어서였을까, 행사장에는 경총회장, 노동부장관, 이명박 서울시장 등이 참석해서 축사를 한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열우당 서울시장 경선후보인 강금실, 이계안이 나와서 인사를 하고, 그 이후 줄줄이 열우당 무슨 무슨 인사들 소개를 하고 있다.

 

이렇게 인사를 시키고 기념사를 듣고 나더니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노동운동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어쩌구 저쩌구 하다가 비정규직 법안을 가지고 정치권이 장난질 치면 한국노총이 가만두지 않겠다고 일성을 고한다. 이게 무슨 퐝당 시츄에이션이냐?

 

이 사람들에게 뭔가 기대하고 온 거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나마 충격이 좀 덜했긴 했다만, "이렇게 훌륭한 경기장(잠실 메인스타디움)을 빌려주신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감사"한다는 소리는 또 뭔가? 잠실경기장 빌리려면 이명박에게 허락 받아야 하는 건가? 아닌말로 잠실메인스타디움에서 치루어진 마라톤 경기에 참석한 것이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이런 인사말 들어보기는 처음이다.

 

건 글코, 아무래도 체력훈련을 좀 더 체계적으로 했으면 싶은데 이거 묶여지내는 몸이라 시간내기도 거시기 하고 참 갑갑하다. 조금만 더 연습을 한다면 1시간 45분대 기록을 복구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연말에 풀코스 다시 뛰어볼라고 했더만 아무래도 그건 힘들 것 같다. 어구구구... 자판 때리는데 옆구리에 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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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1 21:48 2006/05/0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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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cked from
    • At 2006/05/03 02:51

    차라리 하루 쯤 '해방'을 즐기자. 평소에 못해본 거 해보고 못해본 말 해보고. 주관자가 할 말 다 정해놓고 모여든 사람들에게 훈시하듯 지껄이고 노래하고 춤 추는 건 아주 오래 전에 '해방감'

    • Tracked from
    • At 2006/06/18 12:47

    행인의 [[마라톤] 메이데이 마라톤 참가] 에 관련된 글. 지난 9일간 매일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부엉이 모드, 짬짬이 하루 2시간~4시시간 취침. 그러다보니 연습시간이 부족. 이번 금욜~토

  1. ㅋㅋ 그래도 완주하다니 대단대단!!

  2. 아직 돌연사 걱정할 연세는 아니신감요? 요즘은 갑자기 무리하는 분 보면 불안해요 -..-;;

  3. 살살하쇼. 별 준비도 없이 하프를... 행인님이 시청으로 안가고 잠실로 간 거 보면 한국노총 노동절 행사가 더 재미있었남?

  4. 민주노총 노동절 집회 넘 재미없어요,
    내년부터는 한국노총 노동절행사에나 가 볼까나..
    근데, 경품추첨 해서 자동차도 한대씩 주고 그런다던데,
    뭐 받은 거 없수?

  5. azrael/ 캄샤~~!!

    무위/ 헉... 조심하겠습니다. 사실 저도 그런 분들 몇 분 봤거든요. 하지만 죽고 사는 거야 인력으로 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하면 그나마 맘이 좀 편하긴 한데, 그래도 걱정해주시는 거 기억하면서 조심하겠습니다. ^^;;

    말걸기/ 한국노총 행사는 완전 깓뗌이었고, 마라톤 끝난 후 시청 가서 집회까지 마무리 하느라 몸이 완전 녹초가 되었슈... 근데 시청 왜 안왔어??

    산오리/ 맞아요 ㅠㅠ 도대체 활기가 보이지 않는 집회. 개인적으로는 민주노동당 표떨어지는 소리가 우수수 들리던 그런 집회였습죠... 한국노총 행사는 더 가관이에요 ㅋㅋㅋ 경품추첨이 있기는 했는데, 저야 지금까지 그런 거 되본 경험도 없고 그래서 완주하자 마자 바로 빠져나와 목욕탕으로 직행했습니다 ^^

  6. 아니, 그렇게 힘들게 뛰고 시청으로 오셨다는게 정말 미치지 않고서야 가능한 일인지...목욕탕에서 바로 집으로 가서 쉬셨어야지요..잘못하면 클나요~ 그래도 행인봐서 좋았음..^^

  7. 흠. 하루 두 탕이라... 힘도 좋으셔... 난 노동절 오후에 병원 돌아댕겼지 뭐유... 첫병원은 헛탕쳤지만... 노동절이라 쉰다고...

  8. 대단대단;;; (행인님 연세가 대체 어떻게 되시길래;; 돌연사 이런 이야기 막 나오는거지 ㅠ.ㅠ 쿨럭;; 여튼 무리하지 마세요 >_< 화륑입니다~... 응? 투쟁입니다~! 라고 해야하나요? ^^:)

  9. 멒/ 땡큐~~ *^^*

    말걸기/ 흠... 치과때문인가, 아니면 다른 데가 뭐 이상이 있는 건가...

    에밀리오/ 헉... 연세... 까지는 아직 아닌뎁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