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황빠가 무섭다 1 - 난자를 지켜라

진보누리에 정말 멋있는 글이 올라왔다. 시리즈로 올라온 것을 여기 시리즈로 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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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빠가 무섭다 1 - 난자를 지켜라

'숭고한 뜻을 가진 성스러운 여성들'은 없었다.
단돈 150만원이 아쉬운 여성들이 있었을 따름이다.
자연임신이 안되는 몸의 부실함 때문이 아닌 다음에야, 2주동안 온갖 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자기 몸의 생리적 균형을 파괴하는 과정을 누가 자처하겠는가?
자식이라는 더할 나위없이 귀중한 댓가를 바라지 않고서야, 누가 이쁜이 속으로 30-40cm 길이의 주사 바늘을 넣어 질벽과 난소에 직경 3mm짜리 구멍을 10-20개씩 난자 개수 만큼 숭숭 뚫는 전신마취 수술에 기꺼이 나서겠는가?

'제2의 금 모으기 운동'이라며 '난자 모으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어차피 버려지는 난자이니 활용하게 내놓으란다.
한 달에 한 번 월경을 통해 배출되는 난자는 '버려지는' 것이 아니다. 난자의 배출과정 자체가 여성 고유 생리작용의 일부이다.
여성은 태어날 때부터 일정한 수의 난자를 몸에 지니고 태어난다. 그때 그때 생산, 배출되는 정자와 달리 난자는 신체의 일부인 것이다. 이런 신체의 일부를 강제로 배양해 떼내는 것이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피 나오는 거 받아다 줘도 되는 거면 얼마든지 받아다 주겠다.

불치병 치료를 위해 난자기증에 나서란다.
내 가족 친지 중에도 불치병을 앓는 분들이 있다. 당장 쾌차하실 수 있다면야 어디 난자 뿐이랴, 난소라도 떼어드리겠다.  
하지만 줄기세포 연구를 통한 불치병 치료는 20~50년 이상이 걸리는 먼 미래의 가능성일 뿐이다. 그동안 1천명의 여성의 몸에 각종 호르몬을 주사하여 강제배양한 1만개의 난자를 질벽과 난소에 1만개의 구멍을 뚫어 강제추출하면 충분할까? 1만명의 여성의 몸에 각종 호르몬을 주사하여 강제배양한 10만개의 난자를 질벽과 난소에 10만개의 구멍을 뚫어 강제추출하면 충분할까?
난자의 추출과정을 포함시켜서 본다면 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는 거의 생체실험이나 다름없다. 불치병 치료의 가능성이 정말 수많은 여성들의 건강과 맞바꿀만큼 가치있는 것일까?

애국심을 발휘하여 난자기증에 자원하란다.
내 몸을 국가 경쟁력을 위한 자원 취급하지 말고 존엄성을 가진 인간의 몸으로 봐 줬으면 한다.
여성들의 몸을 도구로 삼아 바이오 산업 강국이 되면 뭐하나. 줄기세포 연구로 떼돈 벌 것처럼 얘기하는 걸 보면, 결국 돈없는 사람은 꿈도 꾸지 못할 값비싼 치료술이 될 것 같다. 돈을 버는 건 줄기세포 특허 지분의 40%를 가졌다는 강남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 노성일 등 소수의 사람들일 것이다.
국민 모두가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나라가 좋은 나라고, 그런 나라를 만드는 것이 애국하는 것이다. 고로 나는 나의 건강과 만족스러운 성생활 등 행복을 위해 내 질벽과 난소를 지키고 내 난자를 사수하련다.

황우석 후원회가 벌써 33억원을 모았다는데, '난자 모으기 운동'보다 '난자강제추출수술 보상비 제대로 주기 운동'을 하는 것이 어떨까.
이건희 딸이야 1조를 준대도 난자강제배란추출수술 안받을테고, 100만원만 준다 하더라도 곤궁한 여성들이 지원해 줄을 서겠지만, 부작용이고 뭐고 다 떠나서 수술과정 하나만 보더라도 최소 1억은 줘야하지 않을까. 만약 정자추출이 고추 구멍 속으로 긴 주사바늘을 꽂아 넣어서 고환에 직경 3mm짜리 구멍을 10-20여개 뻥뻥 뚫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 1억을 준다 해도, 당장 1억이 급한 놈이 아니고서야 누가 나서랴.

백번 양보해서 최소한 난자강제배란추출수술의 부작용에 시달리는 여성들만에게라도 치료와 합당한 배상을 해 주는 방책이라도 마련하고 나서 '난자 모으기' 라는 기막힌 '운동'을 하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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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8 22:30 2005/11/2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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