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호나우딩요처럼 축구하는 법?

일본 한 언론(스포츠니혼)에서 "호나우딩요처럼 되는 법"이라는 기사를 냈다. FC바르셀로나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호나우딩요의 축구비법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그 방법은 이렇다.

 

(1) 공을 연인처럼 다루라

(2) 풋살 경기로 연습하라

(3) 개를 상대로 연습하라

(4) 그라운드에 들어설 때는 오른발부터 디뎌라

(5) 축구를 즐겨라

 

4번항목은 호나우딩요의 징크스를 말하는 것이다. 심리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라는 뜻일 게다. 5번 항목은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어려운 이야기다. 승부욕이 앞서면 축구는 즐기는 대상이 아니라 목숨을 건 투쟁의 대상이 된다. 행인이 호나우딩요를 진짜 좋아하는 이유는 그는 항상 모든 경기에서 웃고 있다는 점이다.(FC바르셀로나가 투어경기 중 한국에 왔을 때, 한국 클럽팀에게 패배하게 되자 무척 짜증을 내던 일은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 때 FC바르셀로나를 이긴 팀이 어딘지 기억이 나질 않다뉘... ㅠㅠ)

 

골키퍼를 제치고 있는 호나우딩요

 

개를 상대로 연습하라는 것은 호나우딩요가 어릴적에 방에서 개를 대상으로 공놀이를 하면서 실력을 쌓았다는 이야기였다. 공을 연인처럼 다루라는 1번 항목과 이 3번 항목을 합쳐놓으면 언제 어디서든 공을 가지고 놀아라는 뜻이다.

 

가장 중요하게 와닿는 것은 2번 항목이다. 충분한 연습, 그라운드 위에서의 실전감각 등을 다지라는 의미이다. 브라질의 청소년들이 해변 모래사장에서 맨발로 공을 다루면서 볼터치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연습을 하라는 거다.

 

'풋살'이라는 경기는 아직 우리에게 생소한 경기이다. 큰 돈 들이지 않고도 경기장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서 풋살 경기장을 찾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상암 월드컵 구장을 지을 돈이면 웬만한 연습용 풋살 경기장을 못해도 수백개는 지을 수 있을 것이다.

 

'풋살'은 미니축구라고도 불린다. 축구와 비슷하지만 축구와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공부터 틀리다. 축구경기를 위한 공은 탄성을 강화하고 회전력을 높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들인다. 그러나 좁은 경기장에서 진행되는 풋살의 공은 경기운영에 필요한 정도의 탄성을 유지해주어야 한다. 풋살 공인구는 20m 높이에서 자유낙하했을 때 60cm 이하로 튀어오르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풋살'은 기본적으로 5인제다. 골키퍼 포함해서 그렇다. 그런데 선수교체를 7인까지 할 수 있으며, 선수교체는 임의로 가능하다. 농구와 배구에서 선수교체를 생각해보면 쉬울 것이다. 교체를 위한 대기선수들은 경기장 사이드라인 바로 옆에 구획되어 있는 대기공간에서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축구경기장이 65~70mX90~105m정도인 것에 비해 '풋살'경기장은 20mX40m이다. 골대도 축구는 2.44mX7.44m인데 '풋살'은 2mX3m이다. '풋살'을 위해서는 축구화보다 '뽕'이 납작하고 작은 신발이 필요하지만 연습경기에서는 운동화로도 가능하다. '풋살'에서는 몸싸움이나 선수를 향한 태클은 인정되지 않는다. 이외에도 축구와는 상당히 다른 룰이 적용된다.

 

풋살에 대해 더 많이 알고싶은 분은 http://cafe.daum.net/koreafutsal 참조

 

풋살이 재밌는 이유는 아무래도 좁은 경기장에서 움직이다보니 매우 빠르게 경기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또한 큰 경기장에서 필요한 롱패스나 고공의 월패스보다는 드리블 등 개인기를 최대한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호나우딩요와 같은 개인기를 갖추기 위해서 풋살을 많이 하라는 기사의 취지는 여기 있다.

 

호나우딩요의 축구능력은 워낙 탁월한 것이고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개인기 하면 또 떠오르는 사람이 이영표다. '헛다리짚기' 또는 '호나우두 페인팅'이라고 불려지는 구르는 공 위로 양쪽 다리를 번갈아 휘저으면서 상대의 혼란을 유도하는 기술은 이영표의 특기 중 하나다.

 

 초롱이 이영표

 

PSV아인트호벤에서 토트넘 핫스퍼로 이적한 후에 마틴 욜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을 얻으면서 부동의 왼쪽 윙백을 맡고 있는 이영표. 아직까지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전문수비수로서의 능력은 미흡하게 보이지만 윙플레이를 위한 드리블과 오버래핑 능력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학창시절, 밤중에 대운동장에서 조깅을 하고 있는데 운동장 사이드라인을 따라 PET병이었는지 뭐였는지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는데 일정하게 장애물이 놓여 있었고, 조명도 없는 어두운 곳에서 이 장애물들을 피해가며 드리블 연습을 하던 축구선수가 있었다. 그게 이영표였다. 이영표의 드리블에는 이렇게 혼자 있는 시간에도 끊임없이 연습을 거듭하던 그만의 열정이 녹아 있다.

 

오늘 새벽, 멘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이영표는 공수 양면에서 무난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후반 종료 20분여를 남겨 두고 멘체스터 시티 등번호 2번을 달고 있는 소메이에게 오른쪽 무릎부위를 걷어 채였다. 발바닥을 정면으로 하고 내리 찍듯 이영표를 걷어찬 소메이는 그게 고의적인 행동이었는지 여부가 문제가 되었고, 현재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비디오판독을 진행중이라고 한다.

 

이영표가 풋살을 많이 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남다른 개인적인 노력을 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축구든 뭐든 자신이 하고싶은 것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자신의 땀방울을 흘린다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덧말1) 허정무 국가대표감독시절, 좌영표 우진섭(박진섭) 포메이션 때부터 이영표의 플레이를 좋아했지만 그의 기도 세레모니는 매우 썰렁하다...

 

덧말2) 이영표의 부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언론보도에 따르면 일단 2주 정도의 안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FA컵 경기는 물론이고 난적인 리버풀과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는데, 욜감독이 이만저만 불안한 것이 아닐듯 하다.

 

덧말3) 한국 언론에서는 박지성에 비해 이영표가 매우 저평가되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 물론 최초로 프리미어리거가 된 박지성의 뉴스벨류가 있겠지만 출장횟수나 출장 시간, 경기운영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보면 한국언론의 태도는 좀 이상하다. 이영표는 이미 100대 프리미어리거 중 74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박지성은 아직까지도 100대 리거에 포함되지 않고 있는 현지의 평가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이러다가 설기현이 1부리그에서 뛰게 되면 박지성, 이영표에 밀려 찬밥신세가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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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05 17:44 2006/01/0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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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영표의 꾸준한 모습이 보기 좋아요..

  2. 갈 수록 멋지신 행인님 >_

  3. 저두 '꾀돌이' 이영표 매우 좋아함 >.<

  4. 산오리/ 저도 그 꾸준한 모습이 좋았답니다. 운동장에서 열심히 연습하던 이영표는 그래서 더욱 깊이 인상에 남았구요.

    에밀리오/ ^^;;;

    정양/ 저두요오오오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