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만 생각한 고민 없는 공약, 그 후보에 열광하는 젊은 노인들
category 朱鷄  2017/05/07 19:46

먼저 다음 오픈 지식 하나 링크합니다.

 

파킨슨 법칙이란 무엇인가?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아파트 재건축은 이윤이 남으려면 두 배씩은 더 높이 지어야 합니다. 이 말은 한 층에 열 가구가 사는 15층짜리 아파트를 다시 지으려면 예전보다 150가구가 더 들어와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니면 기존의 가구들이 모두 분가를 하거나. 하나둘씩 아파트들이 재건축되는 만큼 계속해서 아파트로 사람들이 이사를 와야 하는데, 문제는 어딘가로부터 와서 살아야 할 사람들의 숫자가 줄고 있고 분가를 시키려고 해도 시킬 돈이 없다는 것입니다. 뻔한 이치인데도 10년 전에는 다들 몰랐거나, 아직 먼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똑같이 지금 벌어지는 걸 생각해 보죠. 대통령 되기 급하니까 공무원 늘이겠다고 마구 약속하는데, 그러려면 정부 조직 내에 조직과 직급을 상당히 많이 늘려야 할 겁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민들은 정부 조직과 예산이 방만하다고 여기며 행정 업무와 민간에 대한 간섭을 보다 간소화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공무원이 안전빵이라며 공무원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이상한 나라. 친구는 대학 가서 사귀어야 하듯이 직업 윤리는 발령 받고 나서 익히면 되는 건가요?

누군가의 공약처럼 만약 12,000명의 공무원을 추가 채용한다면, 그만큼 정부 조직이 더 커지게 됩니다. 커지는 나라처럼 정부 조직이 더 커지는 게 당연하지 않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의 공약대로 더 뽑게 되는 12,000명이 모두 과장이나 국장으로 진급은 안 될 겁니다. 그럼 중간에 퇴직을 해야 할 텐데, 중간에 그만 두려면 왜 공무원을 택하겠습니까?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신분 보장과 안정적 근무가 가능하므로 공시족의 나라가 되었는데 말입니다.

그렇게 증원한 공무원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어떻게 될까요? 국가가 효율성도 없는 각종 기관들을 만들고 직급을 만들어 고용을 유지하게 됩니다. 국정원 댓글 사건처럼 가끔은 우파 정권하에서 선거에 적당히 이용되기도 할 것이고, 그들 스스로가 보수의 한 축이 되겠지요. 은퇴하면서는 각종 연금 혜택도 받고, 기관 단체에 오래도록 뿌리박은 관피아가 되기도 할 겁니다. 부당한 명령에 저항도 못하고, 직급이 높아졌을 때의 자신을 위해 저항권을 요구할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말입니다. 모두가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공직사회를 보는 국민의 눈에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뜻입니다.

오직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투철한 사명 의식, 즉 공공의식 대신에 적성에 맞든 안 맞든 내가 안정적으로 정규직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생존경쟁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런 모습이기도 하지만, 공공을 우선한다거나 이타적이지 않은 것만은 분명합니다. 거기까지는 그대로 괜찮은데, 왜냐하면 살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서울대가 경비 업무를 사람에게 맡기지 않게 된 것처럼,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에 과연 공무원들이라고 마냥 안정적일까라는 생각을 우리는 해봐야 합니다.

이미 2004년 당시 정부에서는 학예직 공무원들을 계약직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고 들은 적 있습니다. 물론 얼마나 심도 깊은 논의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연히 술렁거림이 있었고 결국 유야무야 넘어갔던 걸로 기억하는데, 자리를 유지하면 뭐하나요? 그런 일이 논의에서 끝나지 않는 시대가 곧 올 겁니다. 시간이 흐르고 특별한 실수도 없어 호봉과 직급이 올라가고 직위도 얻어야 직장 다니는 재미가 있는데, 경쟁자는 많고 인구 구조는 다이아몬드형이라 공직사회도 개혁해야 한다는 말이 안 나올 수가 없을 겁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스마트한 행정, 간편하고 효율적인 행정에 대한 요구를 미래의 공무원 집단도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에 아마 지금의 공시 패스해서 부러움을 사는 사람들은, 50대에도 6급에 머물면서 여전히 말단의 일을 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심하면 경쟁자인 기계를 망가뜨릴 궁리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가능성마저 있습니다.

행정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네들이 별 쓸모 없는 문서들을 만들면서도 그 문서들에 대한 관리 시스템을 따로 만드는 식의 일을 해서 남에게 폐를 끼친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는 점입니다. 가능성이 많은 청년들을 엄청나게 비효율적인 조직에서 인공지능과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에내모는 사회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공시 준비생에게 당장은 가혹한 말일지 모르겠지만, 공무원 수를 줄이고 행정을 더 간소화하고, 혁신하는 가운데 신규 임용자의 수를 줄여나가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공무원 수를 늘인다면 학생들은 더더욱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게 됩니다. 공무원은 줄이되 청년들이 진출할 다양한 통로를 만들고 기업과 기관ㆍ단체ㆍ협회들이, 학교가 청년을 소모하지 않도록 정부가 막아줘야지 정부가 직접 사람을 더 뽑는 멍청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얼핏 황금알을 낳는 것처럼 보였던 아파트가 이제는 국민 전체를 모두 잡아먹고 있습니다. 한국만 그런 것은 아니고 수명이 늘어나자, 늙어서도 지주처럼 편히 돈을 벌며 살고 싶었기에 벌어진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의 아파트는 아무 생각 없는 관료 집단과 탐욕밖에 없는 기업들에 의해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할 능력이 없도록 길러진 국민들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습니다. 공무원 추가 채용 공약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초연금 20만 원만큼이나 포퓰리즘입니다. 지금 공무원 늘이면 안 됩니다. 당장의 희미한 가능성을 주는 말에 혹시나 하고 찍고 다시 후회하길 반복할 것이 분명합니다. 본인들이 잘못 찍은 걸 생각 안 하고 항상 정치인을 욕하지요. 그러니 젊은이들도 기초연금에 속은 어른들을 증오하지 말고, 어른들도 젊은이들이 가엾다고 생각하며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찍기는 쉬워도 탄핵은 어렵습니다.

 

2017/05/07 19:46 2017/05/07 19:46

안보, 안보, 아, 안보!
category 朱鷄  2017/05/05 18:29

전쟁을 직접 겪어본 세대도 아니면서 입만 열면 지겹게도 안보 타령하는 사람이 있어서 참 마주치기가 거북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실제적인 위협이 있고, 그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공포와 혐오, 맹목적인 적개심에 기초해서 군비 증강을 하려는 것만이 방법인지는 곰곰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위키피디아의 「OECD 회원국 자살률 목록」 항목에 따르면 WHO의 2015년 자료에 근거하여 우리 사회의 자살자 수가 10만 명당 26.5명으로 OECD 35개국 중 1위라고 합니다. 역시 위키피디아의 「자살률에 따른 나라 목록」 항목을 보면 WHO의 올해 자료를 인용하여 한국의 자살률이 전 세계 183개국 중 10위에 올라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1위부터 22위까지의 나라 중에 한국을 뺀 21개국은 한국 사람이라면 대개는 가서 살고 싶어하지 않을 만한 나라들입니다. 35위까지를 보더라도 벨기에, 일본, 핀란드 정도를 제외하면 역시나 속물이라면 깔보기 쉬운 그런 나라들입니다.

나무위키의 「자살/통계」 항목에 소개된 통계청 자료를 보더라도 2006년부터 2015년까지의 자살자 수를 모두 더하면 138,506명입니다. 자살자의 남녀 비율이 대략 7 : 3 정도이기에 대충 계산해도 9만 7천 명 가까운 남성들이 자살을 한 셈이고, 그 가운데 자살 당시 전쟁에 동원 가능한 10대~30대까지를 30% 정도로만 잡더라도 우리 사회는 지난 10년간 유사시 징발 가능한 예비 병력(?)이 3만 2천 명 가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성들과 40~50대의 남성들도 유사시에는 후방에서 전쟁 물자를 만드는 등 동원이 되는 건 마찬가지이므로 누가 보더라도 7~8만 명 이상의 동원 가능한 인적 자원이 손실된 셈입니다. 문제는 같은 기간 동안 북한에 의해 죽은 사람이 자살자의 수천 분의 1도 안 된다는 데 있습니다. 참고로 위키피디아의 「대한민국군 베트남전 참전」 항목에 따르면 베트남 파병 기간 약 10년간 한국측 사망자는 실종자 포함하여 공식적으로 5,099명으로 공식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우리는 지난 10년간 전쟁 못지 않은 상황 속에 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안보 타령입니다. 물론 북한은 현존하는 위협입니다만, 북한 때문에 한국만 위험한 것도 아니고, 우리를 위협하는 나라가 북한만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대륙간 탄도탄이 날아다니는 요새 전쟁이 거리가 가깝다고 더 위험하거나 멀다고 안전한 것도 아니며, 21세기 들어서는 테러가 전쟁보다 더 위협이 되고 있음도 주목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안보, 안보, 안보가 중요하다며 벌벌 떱니다. 전쟁이 나면 자신만 위험한 게 아니죠. 다른 사람들도 전쟁 싫고 안보 중요한 거는 다 압니다. 그럼에도 한 수 가르치겠다는 말투로 “요새 사람들”이 안보의 중요성을 모른다고 답답해 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우리 안에서 한창 공부하고 연애하고 일해야 할 사람들이 엄청나게 죽어가는데, 자살을 줄여야 그 자신이 그토록 걱정하는 전쟁에 대비할 수 있음에도 젊은 사람들의 자살들을 보면서는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못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애초에 안보 타령, 보수 타령 덜 하고 살아왔겠지만요.

연이은 국방 비리, 군대내 자살과 사고사들에 대해서는 항의 한번 변변히 안 하고 슬그머니 외면하면서 안보를 말하니 설득력이 없죠. 엉터리 무기를 비싼 값에 사오면 그게 이적 행위이자 국부 유출이며, 군대내 가혹행위와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사고사가 곧 병력 손실임을 잘 모르나 봅니다. 그러니 그런 자들이 말하는 안보 타령이 지겨울 밖에요. 사회 전체가 인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하는 것 자체가 안보와 무관하지가 않을 텐데 참 희한한 사람들입니다.

국가 경제를 발전시키고, 서울과 지방의 삶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도 역시 안보와 직결됩니다. 경제가 발전해서 외국 자본이 들어오고 인력이 들어와 있으면 전쟁을 함부로 못 일으킬 것입니다. 돈을 벌어야 무기도 개발하고 사올 수 있지요. 인구와 자원이 골고루 분산해 있어야 자신들이 그렇게도 두려워하는 북한 장사정포의 위험도 덜해질 것입니다. 그런데도 수도를 옮긴다는 것에는 다들 알레르기 반응입니다. 이상한 논리 회로에 갇혀 속는 사람들이 불쌍할 뿐죠.

우리가 헛돈 쓴 국방비에서 지극히 미미한 액수만이라도 길가에 가로등을 놓는 것만으로도 강력범죄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 우리의 부모님들, 우리 자신들이 늦은 시각에 보다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줄이고, 전기와 에너지를 적게 쓰고, 일상의 안전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 자체가 자신들이 그렇게도 주장하는 안보임을 모릅니다.

전쟁이 주는 국가적인 대재앙의 이미지를 활용해야 권력 잡고 국방비 빼먹고 국민을 가난하게 만들어 그 위에 군림할 수 있으니 안보를 말하는 것이 강력범죄를 미리 예방하려 애쓰는 것보다 누군가에게는 훨씬 손쉽게 직접적으로 이문이 남는 장사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도 그런 논리를 참으로 열심히 내면화해서 앞장서서 나팔까지 불어주는 사람들 보면 학교 다닐 때 무지하게 공부를 잘했어야 맞을 텐데 사는 거 보면 별로 그렇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생판 모르는 누군가를 권력자이자 부자로 만들어 주려 애쓰고 정작 본인의 가족은 개돼지로 몰려도 치맥 매상이나 올려주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어깨운동 삼아 태극기 흔드는 것도 아니고 하여간 인간만큼 재밌는 존재가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겐 이렇게 물어보면 됩니다.

 

“아니, 그렇게 무서운 땅굴, 우리는 대체 왜 안 파요? 지금쯤이면 압록강 물도 끌어올 수 있을 텐데.”

 

 

덧붙임 1

 

재밌는 것은 보수의 안보 타령을 비웃으면서 정작 자신들은 누군가가 지껄이는 기득권-자본가-수구-친일파-외세-이명박근혜-국제 투기자본 타령에 똑같이 속아넘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사실 불신지옥-일루미너티-외계인 타령에 넘어가는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자기 눈에는 분명히 들보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 그래서 좀비에게는 좌우가 없다는 거 아닙니까. 입맛에 맞는 글인가 했더니 이건 또 뭔 소린가 싶은 분들을 위해 며칠 내로 한 편 또 올리겠습니다.

 

덧붙임 2

 

참고로, 참전 군인 중 전사자 수와 전 국민 중 자살자 수를 비교하는 것은 사실, 방법론적으로는 타당하지 않습니다. 20대 초반의 참전 군인 연인원 10만 명당 1,700명이 전사한 것과 전 연령대의 남성 10만 명당 37.5명이 자살한 것에는 비율상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100원의 10%와 1,000,000원의 10%를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합리적 이성은 공감이 주는 설득력 앞에 무력할 때가 있지요. (2017-5-7)

 

2017/05/05 18:29 2017/05/05 18:29

한국이 중국의 일부?
category 朱鷄  2017/05/02 17:49

먼저 기사 하나 링크합니다.

 

우리나라 성인의 실질문맹률은 ‘OECD 최고’

 

미ㆍ중 정상회담 자리에서 나왔다는 “한국은 중국의 일부”라는 말 때문에 민족적 자존심이 많이 상한 것 같습니다. 정확한 워딩이 어땠는지 알 수 없는 사람으로서야 대중 언론이 유도하는 대로 민족적 자존심이 짓밟혔다는 식으로 반응하기 십상입니다. 선진국 클럽이라는 OECD 국가 중 최하위라는 문해율 수준에 정확히 부합하는 듯하여 안타깝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 말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면 중국은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한국인들은 걱정 말라”라고 하는 거죠. 자기네 딴에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지 않게 최대한 노력 중인데 한국인들이 눈치코치 없이 말귀도 못 알아먹는다고 섭섭해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우리의 걱정은 바로 거기서 시작됩니다.

중국이 주변 여러 나라들을 다 자기네 속국이었다는 식으로 보는 거야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저 말에도 중국의 천하관이 깔려 있을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여기에 우려를 표하는 것이고요. 하지만 지금이 그렇게 민족정체성이라는 관념을 우선하여 국제 정치를 대할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떤 주장이나 논리가 있으면, 그것에 의해 현실이 어떻게 영향 받는가를 봐야 하는데도 한국 사회는 그 주장이나 논리의 옳고 그름만 따집니다. 그러니 속여먹기 딱 좋은 맹꽁이들이지요.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승승장구하자 중국의 길거리에서 열광하던 한 중국 청년이 우리 취재진에게 “중국과 한국은 원래 한 민족이다, 한국이 이겨서 기쁘다”고 말하는 장면이 우리 안방에 그대로 보도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들 열광하던 시간이어서 그런지 어느 누구도 그 인터뷰의 내용을 문제 삼지 않더군요. 그러더니 이번엔 다들 신경이 예민해지셨나 봅니다. 하도 여론이 가열되고, 한국민이 이해 못하니 미국이 나서서 한국이 수 천년 간 독립적이었음을 잘 안다고 하고, 중국 관영 통신사가 직접 휴전선 너머로 군인이 올라올 경우에는 개입을 하겠다고 직설적으로 말해주자 하루 이틀만에 저 뉴스들 다 사라졌습니다.

대중이란 참 어리석습니다. 대중 언론이 부추기는 것 같지만, 실은 상호 피드백 관계라고 해야 정확할 것 같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대중 언론은 대중들의 ‘꿈’이 반영되어 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여기서의 꿈은 종교적이고 신화적이며 또 분석심리학에서의 그런 의미입니다. 2016년 사상 최고의 더위로 인해 가정용 냉방기의 전기 요금 때문에 다들 난리가 났었죠. 누진제에 대해, 그리고 기업용 전기의 지나친 할인에 그렇게 문제를 제기했건만 결국 닥쳐야 정신을 차리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고 결국 누진제를 완화하게 되었지만, 그러면 뭐합니까. 다른 세금 올리면 그만이죠.

어리석은 대중이 권력자들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것, 조삼모사라는 고사가 잘 보여줍니다. 거기서 원숭이가 누구겠습니까. 누군가가 “민중은 개돼지”라고 얘기하자 다들 거기에 화를 냈지만, 조삼모사의 고사를 말하면 다들 화내지 않습니다. 직접적으로 개돼지라고 하면 화내고, 고사를 빗대어 원숭이라고 놀리면 화 안 냅니다. 문해가 안 된다는 건 바로 이런 겁니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선들 다르겠습니까만, 교육열 높은 문명국이라는 식의 자화자찬이라도 안 한다면 덜 부끄러울 텐데 말입니다.

 

 

덧붙임

 

대중이 중국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여 문제의 발언이 나온 직후인 4월 19일에 글을 썼으나 공개하는 것을 깜빡하여 이제야 올립니다. 현재 주변 강국들 중에 한반도 통일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물론 중국인데,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끊임없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말하지만, 이 말에는 한반도가 아무 변화 없이 지금 이 상태대로 분단된 채 있어주길 바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한반도의 통일이 중국에게는 그만큼 돈이 나가는 일이 됩니다. 달라진 상황에서 국방비도 그렇고, 북한에게서 헐값에 넘겨받는 자원이 그렇고, 북한의 노동력으로 우리가 얻게 되는 생산물의 가격 경쟁력이 또한 그렇습니다. 통일 한국에 더 적극적인 관광을 하게 될 것이니 중국으로서는 아무리 봐도 수지가 맞지 않고, 자국의 안보 환경만 골치 아파질 뿐이니까요. 미국이나 일본은 당연히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지요. 미국은 외교 안보, 일본은 경제 문제 때문입니다. 물론 궁극적으론 그게 그거인지라 자국의 이익 때문이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겠습니다. (2017-5-2)

 

2017/05/02 17:49 2017/05/02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