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망한 선택의 책들
- hongsili
- 02/23
-
- 그림이 많은 책들(1)
- hongsili
- 02/16
-
- 계급 남아있기 혹은 건너뛰기
- hongsili
- 02/14
-
- SF 중단편들 숙제
- hongsili
- 02/13
-
- 바스크 나들이_마지막
- hongsili
- 2024
대중적 인기가 대단한데 뭔가 쌔한 기분이 드는 책들이 있음.
특히 미국의 소위 리버럴 지식인 남성들이 쓰는 '내가 너희에게 세상의 지혜 알려준다' 책들이 그러한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역시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
궁금함을 못 참는 성격이 문제인 것 같음...
이 정도면 쟝르를 픽션으로 분류해야 하는 것 아닐까 ㅠㅠ 마이 아이즈 ㅠㅠ
일단 진화 심리학이라는 학문의 외피를 가장하고 있지만, 구체적 증거는 없이 모두 소설임.
과학적 방법론은 물론이고 정치철학과 사회학 훈련이 전혀 안 되어 있는 데다가 보수/진보에 관한 개념도 미국사회의 협소한 이해에 바탕을 두고 있음.
그가 주장하는 도덕심리학의 세 가지 원칙:
1) 직관이 먼저이고 전략적 추론은 그 다음이다 - 이게 새로운 발견인가?
2) 도덕성은 단순히 피해와 공평 차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바른 마음은 여섯 가지 미각 수용체를 지닌 수용체를 지닌 혀와 같아서, 피해와 고통, 공평성과 불의, 자유, 충성, 권위, 고귀함과 관련한 가치가 중요하다 (도덕적 다원주의). 근데 특히 진보주의자들은 피해/고통, 공평성/불의에만 반응하고 보수주의자는 육각형 인간으로 고루 발달되어 있다 ㅋㅋ 아니 이 여섯가지면 도덕의 모든 차원이 다 포괄되는 거여? 슈나이더만의 정치철학 좀 읽어보시면 좋겠네. 게다가 이런 구성개념 도출까지의 과정이 그야말로 순수한 소설임... ㅡ.ㅡ 이래도 되는 건가??? 인간이 진화하면서 아마도 그랬을 거래...응? 이게 뭣이람?
3) 도덕은 사람들을 뭉치게도 하고 눈멀게도 한다. 퍼트남의 사회적 자본과 뒤르켐, '초개체' 나오는데 증거라고 제시한 것들은 역시 그럴 것이라는 상상의 나래 ㅋㅋㅋ 인류를 위해 바퀴를 발명하심 ㅋㅋ 여기에다 종교가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결속력에 대한 것이라는 주장까지 보태지는데.. 눼눼
그리하여 그의 정의에 따르면, "도덕적 체계란 가치, 미덕, 규범, 관습, 정체성, 제도, 첨단 기술 등이 진화한 심리 기제와 서로 맞물려 있는 것을 말한다. 이 둘은 도덕적 체계로서 함께 작용하여 개인의 이기심을 억제하거나 규제하며, 나아가 협동적인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게 한다" 아니 도덕에 대한 철학자, 윤리학자들의 무수한 고민이 있었는데 왜 심리학자가 이런 말을 해대는 거임 ㅜ.ㅜ
덧붙여 도덕적 자본이란 "어떤 공동체가 가진 가치, 미덕, 규범, 관습, 정체성, 제도, 첨단 기술, 그리고 이와 맞물린 진화한 심리기제의 정도를 말한다. 이 둘은 도덕적 체계로서 함께 작용하여 개인의 이기심을 억제하거나 규제하며 나아가 협동적인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게 한다." ???? 그래서 교양있는 정치를 하려면 (지금과 같은 미국의 진보/보수 분열, 극한 대립을 극복하려면) 심리학자와 정치학자가 합심해 방법을 찾아야 한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미치겠다.뜬금없는 철인정치 납셨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드디어 유전자 나옴 ㅋㅋㅋㅋㅋ 진보주의 유전자, 보수주의 유전자... 5만년이면 유전자 바뀌고도 남을 시간이라네. 왜 아니겠어 ㅋㅋ
아니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21세기 최고의 책'이라는 상찬을 받고 저자를 구루로 모시는 이유를 당최 이해할 수가 없음...
다만 바스크 지방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책을 펼쳤으니 마쳐야 한다는 집념으로 끝까지 읽었다고.... Ben도 내가 이 책을 펴들고 있으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다른 책을 마구 추천해줌.... 나도 알아 알아 당신이 무슨 걱정과 의심을 하고 있는 건지 잘 안다고 ㅋㅋㅋㅋㅋ.
아니 이 책을 골랐을 때는 저자의 정체를 몰랐어 ㅋㅋㅋㅋㅋㅋ
내가 기대했던 것은 인간 진화의 역사에서 우정을 만들어가고 유지시키는 동력은 무엇이고 한편 무엇을 위해 그것을 희생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었는데...
뜬금없는 던바의 수 무한반복에, 갖가지 심리학 실험들과 뇌 구조에 대한 통계적 분석, 그리고 진화심리학 특유의 선 넘기.... ㅡ.ㅡ
이를테면 뇌 크기는 정신화 능력을 결정하고, 정신화 능력은 친구 수를 결정한다...
웃음은 원숭이의 놀이 얼굴에서 진화했고, 미소는 항복하는 얼굴에서 진화했다....... ???
남녀의 사교 유형 차이는 궁극적으로 재생산 과정의 뚜렷한 생물학적 차이에서 비롯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에게 대단히 실망했음. 책을 고르는 감이 쇠퇴한 것인가.....
친밀도의 강도와 숫자가 3배 크기로 반비례하여 늘어난다는 사실은 대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친한친구 5명, 15명, 그야말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최대 150명... 어쩌라구?
전화번호부에 명단 많다고 좋아할 일 아니라는 뜻인가.. 대체 모르겠어...
그럼에도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낸 나의 지구력과 인내심에 cheers..
아니 그리고 중요한 개념인데 고독과 외로움 번역도 틀리게 했어... 고독(solitude)은 외로움(loneliness) 없이 홀로 있는 상태인데, 책에서 이를 구분하지도 않고 모두 '고독'으로 번역해놓음 ㅡ.ㅡ 어이구...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