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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3/12 밀린 영화와 공연 기억들
  2. 2017/03/07 과학과 이성에 대한 책들
  3. 2017/03/06 불평등을 다룬 책들
  4. 2017/03/05 2016년 하반기의 소설과 잡문 읽기
  5. 2016/09/14 각종 히어로 영화들
  6. 2016/06/28 히어로 무비들과 음악 공연
  7. 2016/04/17 영화와 공연들
  8. 2016/04/13 스펙트럼2
  9. 2016/04/13 스펙트럼
  10. 2016/02/20 지난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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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영화와 공연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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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은 되었지만, 싸움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임을 만천하에 과시한 빌런의 퇴장에....

아, 생각보다 강하고 질긴 상대였어... 새삼 깨달음.

밀린 포스팅이나 하며 가출한 어이를 기다려보자고.. ㅡ.ㅡ

 

 

#, Nell C 콘서트
 
 
포스터이미지
 
 
이번 앨범 뭔가 분위기 묘하게 다름. 아마도 현악기 느낌을 내는 신디 편성이 두드러진 것과 관련 있는 듯. 일렉트로닉 기타 중심의 연주가 거칠고 정통 록 분위기를 좀더 강하게 보여준다면, 뭔가 유로팝스러운 느낌이 더 강해졌달까.... 그런데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데다 현장에서 듣는 이들의 연주와 노래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음...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은근히 조명을 잘 다룸.. 
 
물론 공연의 클라이맥스는.... 정드러머의 공중부양 ㅋㅋㅋㅋ
콘 때마다 개인기 하는 거에 은근 맛들인 듯... 정말 공연장이 떠나가는 줄 알았슴.. 팬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 ㅋㅋㅋ
 
그런데 공연 시작 직후부터 내내 전면 스피커 작동하지 않는다른 컴플레인이 줄을 이었음.
문제가 된다고 해도 공연장 측에서는 반응을 하는지 안 하는지... 왜 아티스트들이 나서서 일일이 그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잘 이해는 안 갔다고...

 

#. 스페이스 공감 [두번째달]
 
상세 이미지
 
 
양방언 캐주얼 버전
여름, 아니 가을이 더 좋겠다...
서늘한 한줄기 바람과 청명한 밤하늘을 떠올리게 함

정자에 앉아 맑은 술과 함께라면 정말 금상첨화겠지!!!

 

# 국카스텐 연말투어 [Happening]
 
포스터이미지
 
 
이제 가히 국민 밴드인지라 관객 연령층이 너무나 다양해서 깜놀...
분명히 어디 산악회나 동네 계모임에서 같이 오신 듯한 분들이 ㅋㅋ
체육관 사운드가 정말 거지같아서 아쉽기는 했는데,
저들의 실력은 현장을 헤쳐나가며 계속 성장하는듯... 지켜보는 기쁨을 주는 밴드

 

# Sigur Ros
 
 
포스터이미지
 
 
와와와... 정말 눈감고 사운드에 젖어들면서 눈물이 찔끔 났음
저런 연주, 저런 보이스는 어떻게 가능한 거냐고 ㅠㅠ 
아무리 저장매체의 음질이 좋아도 현장의 그 터질 듯한 사운드와 공간감은 정말 무엇으로 대체할 수 없음
 
오늘 특히 무대조명과 영상 컨셉은 지옥에서 살아돌아온 사탄의 밴드 ㅋㅋㅋㅋ
 
 
# 잭 스나이더 감독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2016년)
 
 
 
 
혼세마왕 나온 줄 알고 깜짝 놀람. 성층권으로 데려가는 거 보고 진심으로 빵 터짐 ㅋㅋㅋㅋ
 
닐 타이슨 아자씨 저기 왜 나오신겨.... 품격 떨어지게....
 
정말 잭 스나이더 특유의 허술미에 영화 보는 내내 빵빵 터짐. 이건 일종의 신종 개그 장르???
마더 이름이 마사인 것은 애교..  엄마 이름 같다는 이유만으로 둘이 갑자기 친구됨...
로이스 레인은 세상에 없는 민폐캐릭터... 참 저렇게 사람 찐따 만들기도 쉽지는 않았을 것....
정말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영화라니....
크리스토퍼 놀란은 과연 장인이었단 말인가...
잭스나이더는 어떻게 계속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건지 진심으로 궁금해짐. 알고보니 아빠가 헐리우드 대주주??? 이 정도 되면 매장될 만도 한데 ㅜ.ㅜ
 
 
# 기에르모 델 토로 감독 [크림슨 피크] (2015년)
 
 
미아 와시코프스카 너무 좋음. 드레스 입고 귀신 잡는 해병대 ㅋㅋㅋ
타자기로 소설 쓰는 신흥 부르조아의 딸이라니, 일단 멋짐...
심지어 '평생 독신으로 살아간 제인 오스틴'이 아니라 '미망인이 된 메리 셀리'가 되고 싶다고 잠재적 시어머니에게 쏴대는 모습에서 혼자 빵 터짐 ㅋㅋㅋ
 
톰 히들스톤이랑 차스카 채스테인이랑 다들 연기 너무 잘하고 미장센도 너무 아름다운데...
캐릭터가 좀 과하게 나갔다는 게 문제...
난 이들이 뱀파이어인 줄 알았다고.....
 
 
# 김지운 감독 [밀정] (2015년)
 
 
 
경성에 잠입한 비밀 독립군인데 10리밖에서도 보이는 훤칠한 키에 꽃미모라니.... 
공유만 나오면 몰입이 깨짐ㅋㅋ
그리고 이병헌은 정말 언제 저렇게 훌륭한 배우가 되었나.... JSA 에서 '아니 저 자가 연기란 걸 하다니?'하며 깜놀 했었는데, 이제는 부정할 수가 없게 되었다고.. ㅡ.ㅡ
사람을 대하고 내 사람으로 포섭하는 극중 정채산의 능력에 주사파 활동가의 이미지가 겹친 건 나의 편견... ㅋㅋ
 
송강호 배우는 이제 정말 입신의 경지... 그의 얼굴이 장르가 되어 버림...
저 애매함과 흔들림, 아마 본인도 쉽사리 판단하지 못할 복잡한 정체성의 이동을 저리도 잘 표현해낼 수 있다니...
 
확신을 가진 소수와, 흔들림 속에서도 순간순간 무언가를 판단하며 어쩌면 자신의 의지와는 조금씩 엇나가게 질주해 나갔던 많은 사람들의 행동이 모여 오늘날의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걸 다시한번 구체적으로 실감하게 해 주는 영화... 
 
시골 애들 데려다가 폭탄이나 던지게 한다고 독립이 올 것 같냐는, 지들끼리 임시정부라고 모여 앉아서 장관이랍시고 여기저기 돈 빌리러 다니는 모습이 짠하다는 친일세력들의 조롱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지라 마냥 과거의 일로 '감상'할 수는 없었다는...
저렇게, 어쩌면 한점 그림자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간 사람들의 목숨을 딛고 오늘 여기에 서 있는 건데, 그게 또 쉽사리 결판도 안 난다는 게 문제...
 
 
# 켄 로치 감독 [나, 다니엘 블레이크] (2016년)
 
 
 
따뜻한 희망을 주는 영화라니, 내가 뭘 놓친 겐가? 어디서 희망을 찾아야하냐고 ㅜ.ㅜ
 
난 사람들이 이 영화를 비인간적 관료주의에 대한 비판으 읽는 것이 너무 싫음 
성과 연봉제와 경영평가, 외주화를 추동한 세력에 대해 이야기하지않고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경직된 관료의 무능력과 비인간성을 이야기하는 건 너무 피상적 이해 아닌가 말여...
저 관료들 또한 소외된 노동에 종사하고 있고, 어쨌든 공평하게 원칙대로 일을 처리하려는 국가의 완손을 놀려먹는 건 하등 의미가 없지 않은가 ㅠㅠ
입장을 바꿔 소외된 노동에 종사하는 복지사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영화였다면 또 얼마나 진상고객과 상사를 욕했겠어 ㅠㅠ
 
말단 공무원과 빈곤층의 대립으로 해석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아오 불길해... 
전화대기 두 시간 걸리는 건 관료주의 잘못이 아니라 전화응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잖여 ㅠㅠ 좌파가 집권하고 평등주의가 꿀처럼 넘친다해도 관료제의 효율성은 버릴 수 없어
우리는 이런 제도를 설계한 아키텍트를 비판해야 함
 
 
# 가렛 에드워즈 감독 [로그원: 스타워즈 스토리] (2016년)
 
 
 
 
스타워즈 팬이 아니라도 즐길 수 있는 깔끔한 스페이스 오페라
하지만 오래된 팬이라면 진정 눈물을 삼키며 보았겠지 ㅠㅠ
아 저렇게 지도를 구했구나, 저렇게 많은 이들이 흔적 없이 스러져갔구나 ㅠㅠ
하필 며칠 전 레아공주 세상 떠났는데, 마지막 디스크 전하는 장면에 울컥한 건 나만이 아니겠지
심지어 인딩 크레딧에도 캐리피셔가 올라왔다구 ㅠㅠ
 
AT-AT와 엑스윙들, 잠깐 등장한 알투디투... 
실재하지 않는 세계에 나는 애틋한 고향의 향수를 느꼈다고 ㅠㅠ
 
와이파이 속도는 역시 한국이 짱인데 저 느려터진 업로드와 물리적 드라이브 분할만 아니었어도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다들 살 수 있었을텐데, 아이고 아쉬워라 ㅠㅠ
 
그리고 남주 디에고 루나가 유병재 닮아서 어느 순간부터 얼굴 나올때마다 집중 불능 ㅋㅋ
우리 다스베이더가 샤우론네 집에 함께 사는 줄은 일찌기 몰랐네 ㅋ
견자단 아저씨 너무 컬트 미치광이로 묘사되어 살짝 빈정 상했지만 그래도 제다이 후손이라 조금 위로가...
 
# 드뉘 블뇌브 감독 [컨택트 a.k.a. 어라이벌] (2017년_
 
 
 
왜 제목이 이따구인가... ㅡ.ㅡ
심지어 수입사에서는 컨택트라는 영화가 있었는지를 몰랐다고 하니, 이런 사람들이 영화수입업에 종사할 자격이 있기나 한 건지.. ㅡ.ㅡ
 
원작 소설에 없던 부분, 특히나 시각적 형태로 구현되지 않았던 문자체계를 발명(?)하고 문자텍스트에 최적화된 서사 구조를 극적 장치로 전환하여 그려낸 부분에서 영화는 빼어남.  에미미 아담스의 연기도 나무랄 데 없음. 슈퍼맨 시리즈에서 이런 배우를 천하 민폐녀로 만들었던 감독 욕을 다시 하지 않을 수 없음.
제러미 레너는 어벤저스 시리즈에서의 얼빵한 모습과 영화쇼케이스에서 보여준 진상남 이미지 때문에 집중이 안 되더라구..  저 얼굴에 물리학자일리가 없잖아.. 저 다정함과 존중은 다 페이크라고, 얼릉 피해!!  이런 말을 하고 싶었단 말이지..
이건 영화 컨택트에서 조디포스터 가는 길마다 걸림돌을 콱콱 놓던 매튜 매커너히한테 던지고 싶던 말이기도 했지...
 
암 것도 안하고, 공격 포메이션도 아닌데 굳이 선제공격하는 걸로 나오는 중국 이미지도 어이 없음.. 전화 한통화에 마음 돌리는 중국 장군은 찐따인가.. ㅡ.ㅡ
그러나 이런 소소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전반적으로 아름답고, 군더더기 없었으며, 음악이 몹시 아름다운 걸로 기억되는 영화.... 
 
하지만 트위터에서 보았던 문과의 인터스텔라라는 말은 지금도 이해가 안 됨.
아마도 칭찬이라고  한 거 같은데 인터스텔라 과학적으로 정말 거지같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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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2 23:22 2017/03/1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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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이성에 대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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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버색스 [깨어남]
 
 
 
고통에 빠졌던 이들을 생각한다면 신비롭다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L-dopa에 의해 그야말로 깨어남을 경험한 이들을 본다면 그저 신비롭다는 표현밖에 할 수 없는, 기면성 뇌염 환자들의 놀라운 깨어남과 시련, 적응에 관한 이야기...
 
수십년 만에 깨어난 순간, 그토록 오랜 "갇혀" 있던 삶에서도 내면이 시들지 않았다는 점을 경외감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고,
하지만 그 이후의 걷잡을 수 없는 시련에 가슴이 철렁 ㅡ.ㅡ
어쩌면 잠깐의 깨어남만 맛보고 다시 심연의 세계로 침잠해야 하는 그 시련이 너무나 격렬하여, 과연 이러한 투약이 윤리적으로 적절한 것이었나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조마... ㅜ.ㅜ
 
'내게 있는 것은 어떤 끔찍한 실재다.. 그리고 어떤 끔찍한 부재가 있다"
 
 
이 한 마디에 담겨 있는 차마  몇 마디로 풀어낼 수 없는 고통을 감히 이해할 수 있을까...
 
"나는 지옥이란 그 누구도 살아서 돌아오지 못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그러나 나의 환자들은 돌아왔다. 돌아온 이들에게서는 그 경험의 자국이 영영 지워지지 않는다."
 
샌드맨의 유폐가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이었나 의문이 들어 찾아보니 정말 그러네.....
영원히 잠들고 꿈이 사라진 세계라니....
 
 
# 마이클 셔머 [사람들은 왜 이상한 것을 믿는가]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마이클 셔머
바다출판사, 2007

 

너무너무 기대하며 봤는데 생각만큼 속시원하지는 않음.
굉장히 미국사회 맥락 의존적임 한국이라고 다르지야 않겠지만 구성하는 사례들이 그렇다는 소리...
걱정인 건 이러한 괴상하고 황당한 믿음일수록 전염력이 강해서 시차를 두고 한국에 재현된다는 점 ㅡ.ㅡ
 
 
회의주의는 '입장'이 아니라 주장에 접근하는 '방법'이며 과학 또한 '주제'가 아니라 '방법'이라는 언술은 무척이나 명쾌함.
 
회의주의의 열쇠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회의와 '어느 것이든 괜찮다'는 미혹 사이의 불안정한 지협을, 과학의 방법을 쉬지않고 적용하면서 빠져나가는 것
 
 
인용해놓은 스피노자의 발언은 지금, 여기에서, 매우 유효함
 
내가 지금까지 쉬지않고 노력해온 목적은 사람의 행동을 조롱하기 위해서도, 통탄하기 위해서도, 모욕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바로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다른 사람의 믿음체계가 아무리 엉뚱하고 근거가 없고 해롭게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덮거나 숨기거나 억압하거나 아니면 최악의 경우 국가의 힘을 빌려 억눌러서는 안되는 논거를 다음과 같이 제시함
1) 그들이 옳을 수 있음
2) 그들이 부분적으로 옳을 수 있음
3) 그들이 완전 잘못이지만 그것을 검토함으로써 진실을 찾아내고 그 과정에서 생각의 기술 연마 가능
4) 과학에서 절대적 진리를 아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늘 유심히 살펴야함
5) 다수에 속했을 때 관용 베풀면 소수에 속했을 때 관용 얻을 가능성 커짐. 예컨대 검열 메커니즘 확립되면 정세 역전 시 우리에게 검열의 칼날이 날아올 수도 있음
 
그런데 혐오 발언이나 차별 논거의 "실질적" 해악을 과소 평가한건 아닌가 우려됨 ㅠㅠ 물론 검열 그 자체가 위험한 것은 틀림없지만 논리와 이성으로 설득되고 억제하기 어려운 무대포 믿음은 어쩌라고 ㅠㅠ
 
어쨌든 사람들이 이상한 것을 믿는 이유는 요약하자면...
1) 크레도 콘솔란스 credo consolans : 내 마음을 달래주기 때문에 믿는다 (철학적 유신론)-- 과학이나 이성으로 해결할수 없는 형이상학적 문제에 직면했을때 신앙의 도약을 인정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하지만 난 싫음 ㅋ
2) 즉석 만족
3) 단순성
4) 도덕과 의미: 현재의 과학 혹은 비종교적 체계로는 도덕과 의미에 대한 설명이 불만족스럽다는 것. 과학은 차갑고 잔인한 논리라는 건데, 과도한 뜨거움이 더 문제여 ㅋㅋ
5) 영원히 마르지 않는 희망 - 이게 진짜 문제. 나 좋을대로 생각해서 믿어버리는 것에는 정말 약도 없음
 
그래서 마이클 셔머가 주는 메시지는
"Cogita tute ㅡ 스스로 생각하라" 이지만,
이렇게 안 하기로 작정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스스로 생각하라고 하냐고... ㅜ.ㅜ
 
 
# 레베카 솔닛 [A Paradise built in hell]
 
 
 
솔닛의 책 처음 읽었는데... 부정적 느낌만 싸~~~
.
밑도 끝도 없는 아니키적 자율주의에 대한 상찬과 제도화된 권력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은 낯선 것도 아니여...
담론의 균형을 놓고 본다면야 사실, 시민참여와 자율성을 강조하고 관료주의의 경직성과 엘리트의 민중 불신에 대해 비판하는 것을 적극 권장할 만하다만.....
역사적으로 제도와 권력의 공백이 사라진 곳에 자율적 평화보다는 카오스적 폭력이 횡행하지 않았냐 말이여... ㅜ.ㅜ 특히 여성과 소수자,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 
제도화된 권력으로서, 합법성을 부여받은 폭력으로서 국가에 대한 불신은 건전한 비판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국가와 제도는 사라져라, 알아서 놔두면 주민들끼리 알아서 다 잘 할거야... 이건 아니잖여.. ㅜ.ㅜ
 
타인의 고통에 연민을 갖고, 위기 상황에서 기존 질서와 제도를 넘어서는 협력의 포텐셜이 터지는 것은 참 아름답지... 기존의 강고한 제도가 사라진 곳에서 자기효능감을 획득하는 것도 쉽고...
하지만 책에 달아놓은 메모 "밑도 끝도 없는 낙관에 질식할 지경"이 나의 심정을 잘 드러냄
 
긍정적인 사례에 대한 삽화적 근거만을 제시하는 것으로는 논증을 뒷받침할 수가 없다고요...
이것이 학술서적이 아니라 실천적 담론을 강화하는 것이라면, 더더군다나...
실패와 성공의 사례들을 검토하고 그로부터의 교훈들. 특히나 국가가 실패하는 이유, 혹은 시민이 실패하는 이유와 조건, 성공하기 위한 여건과 조건들을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나중에 그렇게 할 수 있지 않겠나...
 
자연발생적으로, 위기나 재난이 터지면 알아서 다 잘 될 거라고 기다릴 건가???
뭐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것, 우리는 잘 하고 있어라는 믿음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야 의미가 있겠지만...
 
사실 세월호나 메르스 보고서 쓸 때, 시민참여에 대해서 누구보다 강조했지만,
여전히 일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고 어떻게 인권과 참여 민주주의를 존중하고 강화하면서도 정부의 책무성을 강화할 것인가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시민들이 알아서 자발적으로 할테니 정부 빠져... 정부가 끼어들고 나서 생동감이 사라졌어!" 이런 거 너무 위험하다고.. ㅜ.ㅜ
 
심지어 "매일의 일상이 이미 재난 상태라, 실제 재난이 우리를 해방시킨다"니... 와... 위험 불평등은 갈아 드셨나.... 매일이 재난인 사람은 진짜 재난 닥치면 그레이트 재난에 처하게 된다고.. ㅜ.ㅜ
 
물론 지배 엘리트들이 재난 상황에서 민중을 2차적 재난으로 생각하고 패닉에 빠져서 강압적 통제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적절한 비판이라고 생각함. 한국의 메르스나 세월호 때에도 우리는 보았지..
그렇다고 해서 정부 물러나라고 하면 그만한 물리력과 자원을 가진 정부가 없는 곳에서, 아무런 이해관계도 갖지 않은 순수한 시민들과 비정부기구들이 협력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해야 망상....
거버먼트와 거버넌스의 개념을 혼돈한게 아닐까 싶음
 
지배 엘리트를 설득하는 사례로 소개하기에는 좋으나,
지금 여기 한국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오히려 합리적 국가의 제도적 개입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몹시도 큰 책...  
 
* 뱀발: PTSD 개념의 오용과 과용, 소위 trauma industry 지적하는 것에는 매우 동의  

 

#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도서관 대출 순서 1년 기다리다가 결국 사서 읽었음 ㅜ.ㅜ
몹시 흥미로웠는데, 후반부로 가면 어째 좀 기력이 떨어지는 느낌?
 
호모 사피엔스의 성장과 번성 과정을 네 가지 테마로 풀어감
1) 인지혁명 - 근력도 약하고 어디 특출난 데가 없지만, 인지혁명을 거치며 생태계의 가장 위험한 (ㅜ.ㅜ) 종으로 자리잡게 됨
2) 농업혁명
3) 인류의 통합 - 여기에는 돈, 제국, 종교
4) 과학혁명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후덜덜.. 아이쿠야....
 
1) 인지혁명
 
자연도태와 적자생존이 진화의 법칙이기는 하지만, 모든 것이 효율성 법칙에 의해 설명되지는 않는 법. 게다가 외계는 끝없이 변한다고.. 그런 의미에서 다음의 해석에 고개를 끄덕이게 됨.
 
 '인간은 너무나 빨리 정점에 올랐기 때문에 생태계가 그에 맞춰 적응할 시간이 없었다. 게다가 인간 자신도 적응에 실패했다.. 인간은 최근까지도 사바나의 패배자로 지냈기 때문에, 자신의 지위에 대한 공포와 걱정으로 가득차 있었고, 그 때문에 두 배로 잔인하고 위험해졌다'
 
2) 농업혁명
 
근대 산업혁명 이래 인류가 생태계에 가장 치명적인 존재가 되었고, 그 전에는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존재였다는 거 개뻥이라고 설명함 ㅋㅋㅋ  이미 농업혁명 시절부터 범죄는 시작됨.. 그러니 지금이라도 더 열심히 보호해야 한다고 이야기함. 역시 진화론에 입각한 필자들은 피도 눈물도 없음.. 목가적 낭만주의 따위는 개나 줘버리곤 하지 ㅋ
 
현재의 농업작물들이 대개 기원전 9800-3500년 사이에 작물화한 것이고 지난 천년 동안은 주목할만한 작물화나 가축화의 진전이 없었다는 점에서, '우리의 마음이 수렵채집인 시대의 것이라면, 우리의 부엌얶은 고대 농부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고 함 
 
게다가 수렵채집에서 농업혁명으로이행하면서, 식량 사정은 더욱 불안정해지고 삻은 더욱 고달팠다는 지적에 눈물이.. ㅡ.ㅡ  
 
'역설적이게도 일련의 개선이 합쳐져서 농부들의 어깨에 더 무거운 짐으로 얺혔다. 각각의 개선은 삶을 좀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는데 말이다... 진화적 성공과 개체의 고통 간의 이런 괴리는 우리가 농업혁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훈'
 
'상상 속의 질서' - 더 커진 공동체를 운영하기 위한 힘으로서 신화 등의 상상 속 질서는 현실에서 실제로 막강한 힘을 발휘했다는 설명에 매우 동의. 이는 직접 연결되지 않은 거대한 집단을 하나로 결속시키게 됨.  
그래서 작가는 매우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함. 이를테면 인권의 개념, 평등의 개념 또한 상상 속 질서라고... 당연히 동의함. 인권이 유전자에 각인된 것은 아님. 하지만 이렇게 상상 속의 질서가 일단 확립되면 그것이 실체가 된다는 점 또한 분명함.
저자는 이러한 상상 속 질서가 언제나 붕괴의 위험을 가지고 있기에 (중력과는 달리) 이를 보호하기 위한 지속적이고 활발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 특히 일부는 폭력과 강요의 형태를 띤다는 점 지적함. 그리고 폭력과 강요를 넘어선 진정한 믿음의 중요성 이야기함 
생물학적 결정, 생물학적 신화를 통해 정당화하려는 노력을 구분하는 경험법칙 '자연은 가능하게 하고 문화는 금지한다'는 기준 너무 적당함 ㅋ
 
3)  인류의 통합
 
'인지부조화는 흔히 인간 정신의 실패로 여겨진다. 하지만 사실 그것은 핵심자산이다. 만일 사람들에게 모순되는 신념과 가치를 품을 능력이 없었다면 인간의 문화 자체를 건설하고 유지하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철학가와 사상가와 예언자는 수천년에 걸쳐 돈을 흉보면서 돈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매도했다.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한편 돈은 인류가 지닌 관용성의 정점이다. 돈은 언어나 국법, 문화코드, 종요, 신앙, 사회적 관습보다 더욱 마음이 열려 있다. 인간이 창조한 신뢰 시스템 중 유일하게 거의 모든 문화적 간극을 메울 수 있다. 종교나 사회적 성별, 인종, 연령, 성적 지향을 근거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유일한 신뢰 시스템이기도 하다. 돈 덕분에 서로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 신뢰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오케이!
 
로마인들이 오랫동안 관용을 거부했던 유일한 신은 일신교이며 개종을 요구하는 기독교 신이었다는 점에 나 너무 동의함. 율도국에서는 다신교만 인정할 것임 ㅋㅋㅋㅋ 유일신교 혼자 맘으로 믿는 건 말리지 않겠으나 공개적 전파 행위는 절대 금지라고 ㅋ 생각만 해도 짜릿함
 
'왜 역사를 연구하는가? 물리학이나 경제학과 달리, 역사는 정확한 예측을 하는 수단이 아니다.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결과 우리 앞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4) 과학혁명
 
'길가메시 프로젝트는 과학이 하는 모든 일을 정당화하는 구실을 한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길가메시의 어깨에 목말을 타고 있다  길가메시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프랑켄슈타인을 막는 것도 불가능하다. 우리가 시도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은 이들이 가고 있는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어떻게? 유발 하라리는 답을 하지 않지만 칼 세이건 할배는 이야기하지 ㅋㅋ
 
 
# Carl Sagan [The Dragons of Eden]
 
에덴의 용 - 인간 지성의 기원을 찾아서
에덴의 용 - 인간 지성의 기원을 찾아서
칼 세이건
사이언스북스, 2006

 

요즘 트럼프 꼴 보면서 문득 할배 생각이 나서 꺼냈더랬지... 
나미비아 여행을 함께 했던 책. 아마 지금 살아계셨어도 홧병으로 쓰러졌을거라 생각하며 읽어나갔지.. ㅜ.ㅜ
 
이미 40년 전에 발행된 뇌과학에 대한 책인데,
정말 믿을 수 없이 아름답고, 명료하고... 그리고 너무 정확함.
두 마리의 말을 모는 전차, 에덴의 용 같은 메타포들 너무 아름답고 직관적임.
그거 예상했던 것보다 뇌의 더 많은 것이 밝혀졌고, 예측했던 것보다 과학기술/정보통신의 발달 속도는 더욱 빨랐지만,논리적 추론으로부터 비롯된 그의 예측 방향은 틀리지 않았음.
과학책이 40년이 지나도 여전히 유효하고 흥미로울 수 있다니 이거 너무 이상한 일이잖아..
 
그리고 과학의 위력에 대한 경고, 그래서 시민의 지적 능력이 향상되고 이 무서운 수단을 통제할 줄 알아야 한다는 그의 믿음은 이후로도 한치도 변하지 않았음을 나는 이후 저작을 통해 알고 있음.
 
eloquent 하다는 말은 이런데 써야 한다고 여러 번 생각했음.
스티븐 핑커의 [Better angels of our nature] 읽는 중인데 현재 마음 몹시 불편함. 하지만 그동안 칼 세이건 할배의 책들에서는 1세계  리버럴들의 그런 거슬림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구... 할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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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7 21:30 2017/03/0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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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을 다룬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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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그문트 바우만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 가진 것마저 빼앗기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 가진 것마저 빼앗기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
지그문트 바우만
동녘, 2013

 

 
작년 하반기 쯤 읽고 미처 정리 안 해놓고 있었는데, 올해 초에 돌아가심...
돌아가신 분께 좀 죄송하지만,아무래도 스타일이 안맞음 ㅠ
게다가 도서관 책에 이렇게 깨알같이 메모하는 미친 놈은 또 누구인가??? 책에 집중할 수가 없더라니...
 
새로운 아야기는 없고 다른 사람들의 논거를 '종합' ... 실증과 경험없는 세계에서 인용과 공허한 추상어들이 난무 ㅠ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운동의 사례가 슬로푸드 운동이라니, 이 운동이 자본에 의해 혹은 문화엘리트에 의해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 모르시남???
 
 
# 엄기호,하지현 [공부중독]
 
 
 
이 책도 도서관에서 어찌나 인기 있던지 출간된지 1년이 지나서야 겨우 빌려볼 수 있었던 책...
엄기호 선생의 책을 읽으면 막연한 불만과 불편함들이 (해결은 안 되어도) 뭔가 개념으로 정리되어서 사회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됨...
 
공부가 재미없어진 이유에 대한 지적에 매우 공감하면서도, 이것이 공부를 업으로 삼은 인문/사회과학 대학원생에게 한정된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  하지만 최소한 대학원 이상의 학력을 취득하는 이들 중에서 상당수가 여기에 들어맞으리라
 
"어느 순간부터 공부가 삶의 문제를 푸는 도구가 아니라 삶을 식민화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부를 하면 언어를 배우게 된다. 세상을 읽고 삶을 해석하는 언어가 늘어나는 것이 공부의 과정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치며적인 부작용이 일어난다. 세상과 삶이 지나치게 단순화되고 추상화된다는 것이다... 구체적 삶은 왜소해지고 대신 이미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어떤 개념들이 그 구체적 삶의 자리를 분해한다. 나의 삶은 그 개념들의 지식 권력의 정당성을 확인해주는 도구에 불과한 것으로 전락한다"
 
개인은 공부를 통해 '유예를 합리화'하며, 통치자는 "너는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고 합리화하면서 1인분 몫을 쳐주지 않는다는 지적은 명쾌함.
 
강유원 선생이 생각의 근육을 키우자고 이야기한 것과 마찬가지로 하지현, 엄기호 선생은 '인간관계의 근육'을 키우자고 함... 아주 적절한 메타포라고 생각됨.
 
위험한 것을 모두 불온시하고 '위험하지 않게' 배우려 하는 것의 위험을 지적한 부분은 리차트세넷의  [무질서의 효용]이 제기한 문제와 맥락이 닿아있음.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삶의 과정에서 배우는 것은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피해야 하고 대신 그걸 커리큘럼으로 만들어서 관념적으로 배우게 되는 것... 기스 하나 없이 말끔하게 배우는 것이 가능"할까...?
 
자아중심성의 세계에서 나를 환경에 구겨넣기도 싫고, 환경을 바꾸고 싶지도 않고, 다만 환경이 알아서 바뀌어주면 좋겠다는 생각 ㅋㅋㅋ
 
수업과 강의에 대해서도 엄기호 선샘이 이야기한, 서로의 성장이 아닌 '팬 분들과의 엔터테이닝 관계'라는 지적도 무슨 말인지 너무 이해가 잘 됨 ㅋ 문화센터나 시민학교에서 엮는 강좌에 중독... 되는 것도 비슷한 현상... 
 
 
진보, 운동권 낭인 청년들에 대한 하지현 선생의 지적 - 흐트러져 있는  disorganized '라는 표현 너무 한 번에 이해가 됨.
 
 "하자나 시민단체, 아니면 홍대 근처에서 공동체를 만들어.... 책임감도 없고 훈련도 전혀 안 되어 있고 약간의 압박감만 느껴도 도망가버리고, 그렇게 모임을 만들었다 깼다를 반복하면서 적당히 굶어죽지는 않고 살고 있는데 성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같은 것은 없고, 히피라고 하면 주관이라도 있느데 그런 주관도 없고"
 
"배울 수 있는 데 가르칠 수 없는게 있다" !!! 이것도 너무 좋은 개념
공부가 교육이 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심지어 공부, 학업에서의 성취가 인간의 '존재 가치'로 여겨지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지적에도 백퍼센트 동의.
그리고 아주 구체적인 사례로 지역아동센터의 역할이 '앎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해주는 것'이라는 지적에 매우 공감.. 그랬으면 좋겠음.
 
"공부의 자리를 원래대로 돌려놓자.. 당대의 문제를 파악하고 헤쳐나가는 삶의 지혜, 기술을 익히는 과정으로서의 공부... "
나도 그랬으면 좋겠음.
 
이것이 '요즘 애들'에 대한 푸념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따뜻한 시각으로 이렇게 된 구조의 문제를 지적해주었다는 점에서 고맙고 다행이긴 한데, 정말 과연 누가 이 불타는 수레에서 감히 먼저 뛰어내릴 것인가,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용기를 낼 것인가... 가 관건 아닐까???
"표준화된 삶의 시나리오에 대한 압력이 사라져야 한다...  서구나 일본과 달리 이러한 사회적 압력이 오히려 더 심해지는 한국사회 큰일이다" 이런 지적을 하고 있는데, 나야말로 한국사회의 표준적 삶의 시나리오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으니, 존재만으로도 이 사회에 커다란 기여하고 있는 셈이구나  ㅋㅋㅋ
 
 
# 파울 페르하에허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개인이 사회적 진공 상태에 존제하는 것이 아니며 사회 또한 개인의 총합만은 아니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소위 신자유주의적 인격 정체성의 탄생을 분석하고 있음. 비슷한 심리학적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살레츨의 [선택이라는 이데롤로기] 보다는 오히려 세넷의 [신자유주의와 인간성의 파괴]에 더 가까움
 
정체성이란 타인과의 동화 혹은 구분, 일치와 분리의 상호작용이라는 점에서 사회와 결코 분리될수 없음. 타인의 신뢰나 존중을 통헤 나의 자존감, 자신감, 타인을 대하는 태도도 결정. 즉 나를 만들어가는 것은 내가 아니라 사회. 이런 곳에서 사회가 모두 신자유주의 규율에 따라 미쳐가는데 나만 고고한 인격을 만들거나 유지할수 잇다는 생각은 좋게 봐야 망상 ㅠㅠ 규범이나 가치는 결코 개인이 소유하거나 잃어버릴수 있는 것이 아님. 고고한 개인주의는 기껏해야 소비주의로 귀결된다는 지적에 슬프지만 공감 ㅠㅠ
 
옛날, 특히 오해를 기반으로 한 낭만과 결합된 기억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태평성대, 도덕과 우애가 곷피는 시절과 대비되는 요즘 것들의 패악에 대한 사회의 통탄과 비난에 대한 비판은 왕고소함 ㅋㅋ
 
신자유주의는 단순히 경제이론이 아니라 이데올로기. 신지유주의 능력주의 이데올로기 "그렇게 똑똑한데 왜 돈을 못버나?"라는 질문에 너무도 이들의 정수가 담겨있음 ㅋ
사실 능력주의 초기에는 신분적 구질서를 해체하는 긍정적 기능이 있기도 했지만 유사이래 순수하게 작동한 경우도 없거니와 현재는 불평등과 차별을 합리화하는 이데올로기로 작동한다는 지적에도 역시 슬프지만 동의 ㅠㅠ
 
능력을 평가하는 자들은 평가에서 벗어나 있다는 지적도 너무 공감. 되도 않는 스펙을 요구하고 청소년에게 자신도 갖추지 못한 창의성과 리더십을 기대하는 제도권 교육이나 노동시장은 물론이거니와, 도대체 알 수 없는 권위로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고압적 평가를 내리는 심사위원들 볼 때마다 그 해괴한 존재의 타당성을 납득할 수 없었음.
일을 하는 사람은 발언권이 없는 사람이고 감시는 점차 감시자가 없어도 저절로 작동하는데 바로 이것이 훈육. 다른 한편으로 배려와 공동체 윤리, 도덕이 사라진 곳에 늘어나는건 계약서... 도덕 발달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아동기로의 후퇴에 다름 아님 ㅠㅠ
누가 보지 않아도, 체벌과 보상이 없어도 스스로 해나가는 건 이제 불가능한 것인가 ㅠㅠ  연대감 대신 보편적 불신이 지배하는 곳에서 이제 고용주는 충성심과 소속감마저도 투자를 통해 억지로 배양해야 하니, 이게 뭔 사회적 비용이란 말인감 ㅠㅠ 
 
권력과 권위, 지배자와 권한자의 차이가 실종되면서 권력을 "입증"해야 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이는  결국 강자의 "권리"가 득세하는 상황으로 귀결되며, 역설적으로 이는 적자생존을 입증하는 증거로 인용된다는 지적에 고개를 끄덕임 ㅠㅠ
상징적 행동방식과 확인가능한 권위가 사라지고 사회윤리가 경쟁지향적 인간상으로 대치되면 실질적으로 적자생존 ... 이렇게 되면 역설적으로 과도한 개입 발생한다는 지적에 다시 대공감 ㅠㅠ
 
사회진화론의 마지막 단계를 나치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는 지적에 동의. 일본어 강독에서 신자유주의와 사회진화론을 연결하는 게 신기했었는데 이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음
 
이 책 강추...
 
 
# 에드워드 로이스 [가난이 조종되고 있다]
 
 
책이 학부생이나 똘똘한 고등학생을 위한 상세 지침서 같은 느낌적 느낌...
1, 2, 3으로 정리해 주는 거 좋긴 한데 미국식 학술 대중서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끝도 없는 근거의 나열과 너무나 친절한 해설.... 너무나 필사적으로 논리를 방어하고 있다는 생각.. 왜 이렇게 집요하게까지 이야기해야 할까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긴 하다만...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개혁안들이 이미 유럽과 캐나다에서는 하고 있는 것들이라는, 반복되는 애타는 주장... ㅜ.ㅜ
 
사람들이 '느끼는 진짜 문제는 가난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지적에 너무나 공감... 그냥 없어졌으면, 안 보였으면 좋겠는 거지....
 
빈곤문화론이 1960년대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빈곤문화를 가난의 원인이 아니라 그 결과로 해석했다고.. 하지만 1960년대에 이르러 가난의 책임을 사회에서 개인으로 돌리면서 1970년대 이후에는 학계와 정치계에서 빈곤의 원인 담론으로 만연하게 되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음.
 
또한 인적자본론도 비판하는데, 가난의 원인이 교육의 부족에 있다고 하지만, 그보다는 가난하기 때문에 교육 수준이 낮아진 것... 이런 것도 일일이 설명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슬픔 포인트 ㅜㅜ
 
부정적 사회적 자본에 대한 지적 역시 동의. 빈곤층이 그들의 사회적 자본 성격 때문에 이중고를 겪는다는 지적... 빈곤층의 관계망은 사회적 신분 상승에 도움이 되는 자본은 부족한 반면, 자기 구성원을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은 높은 특징. 가난하지만 따뜻한 공동체 따위는 지구상에 없다구요...
 
요약 시간 ㅋ
1) 가난과 불평등을 개인 탓으로 돌리는 이론 세 가지 - 유전이론, 문화이론 (빈곤문화), 인적자본론
2) 가난 규정하는 네 가지 시스템
  - 경제 (숙련 편향적 기술진보, 경제권력의 불균형, 세계화, 제조업 쇠퇴, 기업구조조정, 일자리 부족)
 - 정치시스템 (특권층 편향, 기업의 정치장악, 정경유착, 노동자와 빈곤층 배제)
 - 문화시스템 (아메리칸 드림과 개인주의 이데올로기, 언론, 우파의 이데올로기 선전기구, 빈곤담론)
 - 사회시스템 (소속집단, 이웃 효과, 사회연결망)
3) 가난을 대하는 사회구조적 관점과 10가지 장애물 - (1) 인종 및 믹족차별, (2) 거주지분리, (3) 주택, (4) 교육, (5) 교통, (6) 성차별, (7) 아동교육, (8) 건강과 보건, (9) 은퇴위기, (10) 법적 권리 박탈
 
결국은 빈곤이 권력을 동원해야만 근절할 수 있는 문제라는 저자의 지적에 누가 반대할 수 있겠나...
번역서 제목도 그냥 poverty & power 그대로 [가난과 권력]이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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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6 22:30 2017/03/0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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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하반기의 소설과 잡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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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17년 상반기가 반이나 지났는데, 작년 하반기의 소설들이라니 ㅋ

 
# 성석제 [이 인간이 정말]
 
 
이 인간이 정말
이 인간이 정말
성석제
문학동네, 2013

 

 
여름에는 모름지기 성석제 ㅋㅋ
 
"이 인간이 정말"
독자도 나즈막한 육성으로 따라하게 만드는 대사... 이 인간이 정말. ㅋㅋ
K저씨들에 대한 생태보고서..
듀나처럼 다 죽여버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따뜻한 연민의 눈길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밉상 드러내기
 
가볍기는 하지만 그의 소설들을 사회적 정치적 서사가 없는 말랑한 소설들이라고 보기는 어려움 ..
특히 "유희"는 유구한 전통을 가진 조선 남한 지배엘리트의 서바이벌 생태보고서, 오늘날에도 하나 어색하지않은 ㅠㅠ
 
 
# 성석제 [성석제의 이야기박물지, 유쾌한 발견]
 
 
세상에 하등 쓸모없는 지식 보따리 ㅋㅋㅋㅋㅋ
이과두주가 많이 마시면 사람 머리가 둘로 보여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해석 너무 공감 ㅋ
"네가 버린 불씨 화재되어 돌아온다" 순간 너무 빵터짐 ㅋ
 
"그때 나의 일은 무위였다. 그러니 내가 먹는 밥은 아무리 맛있고 정성스럽게 차려졌다 해도 도식일수밖에 없었다" 무위를 일삼는 삶이라니!!!!!
 
 
# 성석제 [꾸들꾸들 물고기씨, 어딜 가시나]
 
 
꾸들꾸들 물고기 씨, 어딜 가시나
꾸들꾸들 물고기 씨, 어딜 가시나
성석제
한겨레출판, 2015

 

 
 
친우 기형도를 떠올리며 "진정한 친구는 죽을 때까지 친구를 외롭고 삼심하게 하지않는 친구다"라고 썼다. [정거장에서의 충고]를 읽을 무렵에는 실감하지 못했던 말이다.............
 
 
"그의 고막은 세포막처럼 반투막이어서 남의 욕은 전혀 들리지않는 듯핬다" 
"그는 사람들이게 끌려가면서도 내게 계속 욕을 해댔다. 선사시대부터 인류가 길들인 수많은 종류의 가축이 내 조상이 돠어 등장했고 내가 내 신체기관의 일부와 크기가 비슷하거나 같거나 작다는 추측도 곁들여졌다..."
 
더글라스 아담스, 보내거트와 성석제를 동시에 편애하는 건 바로 이런 문장들 천연덕스러움 때문이다
 
그는 유년시절부터 가출하고 방랑하고 여행했다. 여행자 방랑식객으로서의 자유분방함과 아무렇지도 않음이 부러운건 남한 사화에서 여성이 좀처럼 누리기 어려운 기벽이기 때문일것이다 ㅠㅠ
 
창작하는 직업을 가잔 사람의 가장 큰 적이 살림이라는 말에 너무 공감 ㅋㅋㅋ
 
마지막 글에서 파타고니아 아 ㅠㅠ Punta Arenas, Puerto Natales, Torres del Paine 국립공원 아아아 ㅠㅠ
 
 
# 듀나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이영수(듀나)
자음과모음(이룸), 2011

 

 
듀나 특유의 한국 사회 비틀어보기가 매력
외계인에게 복음 전하러 가는 사역단이나 군대 싫어 도망가는 이야기, 탈북자를 밑도 끝도 없이 싫어하는 남한 주민의 심리를 세계 어떤 작가가 쓸 수 있겠냐고 ㅋㅋㅋ 이름은 예쁜 브로콜리 평원이지만, 은근 끔찍하다고....
 
익명의 공간에서 스스로가 만들어낸 정체성에 관계가 꼬여가는 스토리도 너무 있을 법해서 깜짝... 인공지능의 로직에 의해 소유주 망하는 '정원사' 에피소드는 이 장르의 흔한 변주곡...  
 
여우골 이야기는 은근히 전통 호러... 첨에 이산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복수조차 없이 냉혹하게 끝나버림 ㅋㅋ
 
 
# 듀나 [가능한 꿈의 공간들]
 
가능한 꿈의 공간들 - 듀나 에세이
가능한 꿈의 공간들 - 듀나 에세이
이영수(듀나)
씨네21북스, 2015

 

마스킹에 대한 듀나의 집념이 돋보이는 책 ㅋㅋㅋ
대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지만,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서가 주인의 몰취향 비판에 대공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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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5 22:31 2017/03/0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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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히어로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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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심심찮게 봤는데 왜 이렇게 정리를 못했을까???
 
묶어놓고 보니 폭과 깊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나름 모두 히어로 영화들이다 ㅋㅋㅋ
다만 히어로의 부문이 다를 뿐...  
각기 시간이 다른 오래된 메모들은 연결해 붙이다보니, 감정의 널뛰기.... 이 글만 읽다보면 내가 정신나간 사람 같음....
 
 
#. 아가씨 (박찬욱 감독, 2015년)
 
 
 
 
 
제작 과정에 있었던 인터뷰에서 깐느박이 이번 영화는 해피엔딩이라고 해서 주먹도끼랑  '야, 남자들 다 죽나봐' 했는데 정말 그랬음 ㅋㅋㅋㅋㅋ  이 분, 진짜 '딸의 아빠' 임 ㅋㅋㅋ
 
영화 보고나서 오래된 옴니버스 영화 '쓰리, 몬스터' 의 '컷'에서 이병헌이 연기한 감독 생각났음.
너무 교양있고 품성도 바르고 능력도 있고, 심지어 부유한데다 아름다운 아내까지....그런데 알고보니 엄청한 속물에 이기주의자.... 이것이 드러났을 때, 인질강도로 등장했던 임원희의 당황 표정.... 박찬욱 감독 진짜 변태구나....  너무 깔깔대고 웃었는데 이번에 영화 아가씨 보고 그 때가 떠올라 빵 터짐...
이 아저씨 진짜 이상해 ㅋㅋㅋㅋㅋ 너무 좋아 ㅋ
 
그리고 솔직히 깐느박에게 고마움 느꼈음.
영화 '캐롤'에서 캐롤의 남편 역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이유는 여성들이 주인공인 영화에 그저그런 남성 역할이었기 때문.... 남성 주연인 영화들에서 그동안 무수한 능력 있는 여자배우들이 그저그런 조연 역할을 했던 것을 떠올려본다면 참 씁쓸한 현실인데,아가씨에서는 무려 하정우, 조진웅 같은 인물들이 찐따, 변태 역할을 더함도 모자람도 없이 너무나 잘 해주었음.여기에는 아마도 감독의 역할이 크지 않았을까 추측...
만일 상대방인 남성 배우들이 제대로 된 연기를 못하거나 혹은 캐릭터 자체가 미미했으면, 레즈 커플의 이야기도 이렇게 대조적으로 살아 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  포털 사이트 댓글에, 왜 조진웅, 하정우 같은 (훌륭한) 배우들이 이 따위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했나 모르겠다는 불만들을 보면, 캐스팅이 정말 잘 된 것임 ㅋㅋ 
 
게다가..... 퀴어퍼레이드 반대하겠다고 땡볕에 시청 광장에서 북치고 피켓 든 분들이 그렇게나 많았던 걸 생가해보면, 떡하니 메이저 배급사에서 엄청난 스크린 수 배정받아 그렇게 흥행한 것이 그저 역사의 아이러니 ㅋㅋㅋ 현충일 연휴에 대놓고 레즈 영화를 150만 명이 봤다는 게 어찌나 고소하고 통쾌한지 깨소금맛이었음
19금 영화로는 원빈 주연의 '아저씨'보다 흥행속도가 빠르다니, 역시 '아저씨'보다 '아가씨'로구나!
아마도 여성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었더라면 가루가 되도록 까였을 텐데, 감히 깐느박이다보니 아무도 뭐라고 못 그러는구나 통쾌하기로 사오 한편으로 착잡하기도 한데, 어쨌든 현실에서 시작은 이렇게....
 
 
아 그리고 옛스런 대사 너무 좋았음... '내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라니!!!
셋트와 미술에서는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을 자연스레 떠올림. 그 과장되고 기하학적이면서 아름답고 인상적인 공간들....
 
 
이 영화가 남성의 시각으로 본 레즈 판타지다, 특히나 베드신 묘사가 남성의 시선을 대변했다 비판을 받기도 하던데, 관음적 시선의 남성/여성 관점을 구분해주는 기준 척도가 있남??? 비판의 내용을 읽어봐도 딱히 구분이 잘 안가더만...
영화를 보면서 내가 살짝 놀란 부분은,
사실 베드신 수위가 상당히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너무 아름답고 친근하고 '정상적'으로 느껴진 데 비해, 남자들 나오는 낭독회 장면이야말로 진짜 불쾌한 '변태'로 느껴졌다는 점... 
드러난 노출의 수위로만 본다면 비할 바가 아니지만, 아름다움과 타당성은 그 모든 낯섬을 다 지워버렸다고....
 
그리고 레즈 커플들 사이에 누가 남성 역할이냐, 이런거 없는 것도 너무 좋았음.
히데코가 보호받는 존재, 숙희가 용감하고 주도하는 존재 같지만,
권력관계를 보면 또 그런 것도 아니고, 마지막 탈주에서 의외로 남장을 한 것도 역시 히데코였다는 사실이 새로움. 말하자면 통상적인 의미에서 남성적인,  혹은 여성적인 스테레오타입에 연연하지 않는 접근이 좋았음. 그리고 캐롤에서 둘 사이의 나이/계급 차 때문에 원조교제, 키다리 아저씨 느낌의 불편함이 있었던 것에 비해, 이 영화에서 조건은 비슷한데 권력의 불평등이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았음. 뭘까??
 
김민희는 이제 정말 너무 훌륭한 배우가 되어버림...
천치에 아무것도 모르는 가여운 아가씨, 음란 소설을 눈하나 깜짝 안하고 또박또박 읽어대는 사이보그 아가씨, 사다코 같은 무서운 아가씨, 숙희와 사랑을 나누는 대담한 아가씨를 너무너무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고.... 영화 개봉 이후 홍상수 감독과의 스캔들 때문에 사실 앞날이 불투명하기는 한데, 훌륭한 배우로 얼릉 돌아와주면 좋겠음....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잖아.. ㅡ.ㅡ
 
숙희는 캐릭터 자체가 너무 좋음... 흔한 캔디도 아니고, 차도녀도 아니고, 주늑 든 불쌍한 아이만도 아닌... 와 용감하고 호기심 많고 따뜻하고....
사실 여중-여고를 다녔다면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여자애지만, 드라마 영화에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이 배우의 앞날이 너무나 기대됨!!! 
 
 

# 우리들 (윤가은 감독, 2016년)
 
 
 
 
그저 놀라워라
이 섬세한 연출과 아이들의 연기에 온마음을 빼앗김
 
존재의 심연을 뒤흔들만한 아이들의 갈등을 어른들은 그저 눈치채지 못했지. 이미 지나온 시절이지만 각자 감당하고 있는 삶의 무게가 그렇게 만들었을 뿐이라고 내가 변명해주고 싶었다고 ㅜ.ㅜ
선이 엄마의 바지런하고 억척스럽고 그 따뜻한 마음, 아이들 사링이 듬뿍 묻어나는 그 따뜻함으로도 다 알아차릴 수는 없어서 냉랭해진 친구와 나눠먹을 도시락을 싸주고 그 아이들과 같은 학원을 등록해주는 대 참사를 일으킴..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생산직 노동자 아빠의 소줏병이 선이만큼이나 나도 너무 미웠지만 아빠도 힘들다고 ㅠㅠ  공부밖에 할일이 없는 아이가 그런 성적 받아오는 것을 이해하기엔, 어른들이 삶의 어려움을 너무 많이 지나쳐왔다고.. ㅠㅠ 
선생님도 아이들과 너무 친하고 원칙대로, 성희롱도 없고 돈봉투도 없는 보통의 선생님이지만 선이가 왕따당하는 건 전혀 못 알아채지...
 
이렇게 그들만의 갈등리그를 겪어가며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들 앞에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면 참 좋으련만...... 그게 아니라는게 현실의 비극
 
그리고 사랑받고 싶고,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은데 좀처럼 잘 되지 않는 건, 뜻하지 않은 곳에서 삐걱거리고 점점 꼬여만 가는 건..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란 말이다, 얘들아... ㅜ.ㅜ
 
영화 보는 내내 관객들 모두 전전긍긍하는 것이 느껴지긴 오랜만... ㅡ.ㅡ
 
그래도 동생 윤이가 현명하고 해맑으신 가르침을 주실때 선이는 물론 영화관 관객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믿습니다를 외쳤어 ㅋㅋㅋㅋㅋㅋ 영화의 클라이막스 ㅋㅋㅋ
 
우리 윤이님 모습이 자꾸 떠올라 큰일!!!!!
 
 
#. 주토피아 (바이런 하워드, 리치 무어 감독, 2016년)
 
 
 
 
제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 사회의 차별 문화에 대한 훌륭한 성찰을 던져준 영화...
캐릭터들도 살아있고, 다름의 존중. 편견 없는 관계에 대해서 이보다 더 부드럽고 재미있게 교훈을 주기도 어려울 것.....
 
그런데 말입니다.... ㅡ.ㅡ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함이 사라지질 않았음
 
일단 predator 라는 호칭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 즉 포식자/가해자/공격자의 명칭을 사회적으로 사용하면서 그들에게 그 정체성을 포기하도록 하는 아이러니가 잘 이해 안 됨
이걸 인간사회의 메타포로 읽는다면, 적자생존의 냉혹한 자연법칙을 극복하는 과정이 인류의 문명사라는 점에서 포식자들의 본성을 통제하는 게 공감이 되지만....  
나는 자연다큐를 너무 많이 본 여자.. ㅜ.ㅜ 
디즈니 영화 '라이온킹'에서 왕후장상의 씨가 있는 것도 아닌데 동물들이 모두 (혈통에 근거하여) 심바에게 굽신거리는 것도 도대체가 마음에 안 들었는데,  이번에는 또 다같이 온순하게(?) 사이좋게 지낸다는 설정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전자발찌를 평생 차면서 본성을 통제해야 할 이유가 뭐지? 그럼 이들은 뭘 먹고 살지? 모두 채식주의자인가??? 표범이 도넛 먹고 피둥피둥 살찌는 게 과연 아름다운 공존인가???
 
더 불편한 부분은...
숫자는 많지만 소위 사회적 약자로 표상되는 초식동물들이 (과거에 권력을 가지고 있었던) 포식자들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부분... 너희의 야수성이 살아날까봐 나는 두렵다...  
인간사회의 메타포로 옮겼을 때, 남성이 혹은 백인이 그 야수성과 야만성을 드러낼까봐 유색인종이, 여성이 두려움을 가지면서 그들에 대해 과도한 편견을 가진다고 번역될 수 있을텐데.... "사실 우리는 그렇게 폭력적이고 무서운 이들이 아닌데 너네가 괜히 두려워하면서 우리를 위축시키고 있어" 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던지고 있는 건 아닌지 복잡한 의심이... ㅡ.ㅡ
강자라고 알려진 주체들이 오히려 편견과 차별의 희생양이 된다는 설정이 참신한 전복일 수도 있는데, 최근 세계를 오염시키고 있는 소위 '역차별' 논의가 자연스레 떠올라서 찜찜.... 영화 속 설정이 아니라 영화를 통해 제작진이 은연 중에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 는 아니겠지? 설마??
 
또 다르게 해석하자면... 너희 소수 야만족들이 그 야성을 버리면 (전자발찌로 통제된다면) 우리 문명사회에 받아주겠다... 우리는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  이 메시지를 미국의 유색인종 문제로 돌려버리면 소름끼치게 들어맞음 ㅜ.ㅜ 특히 배척당하고 공포의 대상이 되는 동물들은 흑인 남성이라고 생각해보면.... 제작진이 이런 고도의 전술을 구사한 것 같지는 않은데 또 역시 찜찜...
 
게다가 predator 와 prey 라는 본질적으로 적대적 관계들 (노동자계급과 자본가 ㅋㅋ) 사이의 봉합된 평화라니.... 어쩜 너무 디즈니 스러움...
 
내 마음이 너무 삐뚤어진 게 아닌가 의심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제작진이 스스로도 감당 못할 메타포와 교훈을 펼쳐 놓은게 아닌가 짐작도... 
 
그래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은, 가젤로 등장한 샤키라의 위엄...
어쩜 노래와 모습이 그렇게 어울리는지...   샤키라가 실사로 등장한 줄 착각 ㅋㅋㅋㅋ
 

 

#. 부산행 (연상호 감독, 2016년)

 

 
우리 녹용이가 달라졌어요 ㅋㅋ 이렇게 따뜻하고 짠할수가... 
 
구조받고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서만 그려진 여성캐릭터, 전형적인 클리셰, 죽으면서도 화보를 찍는 공유 ㅋㅋ 
여러가지 맘에 안드는 구석에도 불구하고 몰입하고 쉽게 감정이입해버릴 수밖에 없었던 건 나와 이 영화가 동시대 한국사회에 존재한다는 것 때문 ㅠㅠ  해외관객들이야 가상의 스토리로, 영화를 있는 그대로 즐겼을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겐 이 좀비영화가 시사다큐, 뉴스 프로그램과 그저 깻잎 한장 차이...
 
마지막까지 승객들을 구하려던 책임감 강한 기관사나 '여기 사람 있어요'를 외치는 고등학생의 외침에 눈물이 핑 돈 것은 나만이 아니겠지....
 
익숙한 공간, 익숙한 설정에서 오는 현실감이 아마도 공포를 배가시킨듯 ... 서울역 대전역, ktx 실내공간 ..
 
내 주변 부산사람 두명은 이 영화의 리얼리티를 헤치는 요소로 부산이 해방구라는 설정을 지적 ㅋ
그럴 리가 없다고 ㅋㅋㅋ 평소 혼세마왕이 숨어있을 것만 같은 부산인데 좀비 발원지라면 모를까.. 그들은 영화가 "부산발" 이었어야 한다고 주장 ㅋㅋ
 
배우들이 몸에 딱맞는 연기나 좀비들의 퍼포먼스에 깜놀.... 이렇게 또 영화는 일보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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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4 00:39 2016/09/14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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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무비들과 음악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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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람 [이방인의 노래] 예술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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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아이티 대통령 아리스타드 이야기 ㅜ.ㅜ
여기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아주 자그마한 검은 배경 무대에 이자람과 북잡이, 기타리스트 한명 뿐인데,
마치 을씨년스러운 스위스 취리히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작은 소동을 본 것 같은 이 느낌은 뭘까? 실재하지 않는 것을 보이게, 들리게 해 주다니 너무 놀랍잖아???
 
억척가나 사천가보다 규모는 작지만, 결코 작지않은 따뜻하고도 아름다운, 하지만 마냥 홈드라마일수 없는 슬픈 역사 이야기.
장르를 넘나들고 시대와 장소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예술가, 이자람 너무 대단함 
 
 
#. 넬 [Peek at the letter C]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포스터이미지
 
 
체육관 강당이 아니라 모처럼 전문 공연장, 여태까지 봤던 넬의 공연들 중 사운드 제일 좋았음.조명과 배치도 그렇고..
삼성카드홀, 롯데카드홀.. 이런 경박스런 이름의 공연장이 그나마 가장 퀄리티가 높다는 건 자본주의의 함정 ㅠㅠ
 
매 공연 때마다 멤버들이 이런 공연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겠다는 발언이 비관주의자의 면모를 잘드러냄. 더 어두웠음 좋겠다고 ㅋㅋ
남자 관객이 많아 보이긴 했는데, 남자들만 함성 질러보라고 했을 때 나온 우렁찬 소리에 약간 놀람 ㅋㅋ 그래도 이번에는 '형 사랑해요'는 나오지 않았음 ㅋㅋ
 
공연 좋았음... 자연스럽게 빠져들어가기...
 
 
#.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루소 형제 감독, 2016년)
 
 
 
 
이게 왜 시빌 워야 그냉 퍼스날 워 내지는 프라이빗 워잖아 ㅠㅠ 
굳이 말로 해도 될걸 왜 싸우나 도저히 모르겠더라고...
 
결국 토니스타크의 오해와 폭주가 이 사태를 가져온 건데 평소의 그 정보력은 어째고 이런 황당한 실수를 하나 싶지만, 그렇다면 이걸 말릴수 있는 페퍼의 부재가 이 사단의 발단인 겐가???
아니지, 오히려 그보다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 등등 이 갈등의 역사를 시작하게 한 토니 아빠의 원죄가 크다고 봐야지.... 엑스맨의 키티 프라이드 얼릉 나와서 시간 돌려 보라고... 토니 아빠 과학자 말고 어디 인디애나 시골에서 농사 짓게 했음 우주평화 찾아왔을 거란 말야... ㅋㅋ
 
사실 통제되지 않는 힘 어벤져스에 대한 사회적 통제 ㅡ 물론 그게 유엔이라는 초국가의 통제라는 건 우려스럽지만 ㅡ 에 대한 문제 제기는 참으로 타당했으나 어느 순간 악당도 어벤져스도 모두 가족 사랑과 친구 사랑의 정념으로 눈이 어두워져 정작 이문제는 산으로 산으로.....
 
그리고 그 정도 민간인 피해줬다고 히어로들을 등록하고 감시할 거면 수퍼맨은 얼릉 지구에서 추방해버리라고!!!! 나중에 본 엑스맨의 매그니토도 우주 대 추방감!!!
 
새로 등장한 스파이더맨 꼬마 너무 귀엽고 분량 욕심 여전한 스탠리 할배 반가왔는디, 무엇보다 마틴 프리먼 갑툭튀에 빵 터짐 ㅎㅎ

 

 

#. 엑스맨: 아포칼립스 (브라이언 싱어 감독, 2016년)

 

 

 
악당 두목이 중2병 환자일 때 관객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몹시도 심오한 질문을 던진 문제작 ㅋㅋㅋㅋ 스타워즈에서 멋진 파일럿이었던 오스카 아이작.. 지못미....
왜 5천년 자다가 일어나서 욕심을 부리며 남의 능력 뺐으려다가 그런 엄한 일을 당하는거냐고 ㅋㅋ
 
하여간 지구를 다 갈아 엎어버리는 그 기개를 보고 있자니, 배트맨 슈퍼맨은 왜 싸우고, 캡틴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은 또 왜 싸웠나 싶더라니 ㅋㅋ
 
그러려니 하고 봐야겠지만, 지구 핵의 철 성분을 움직이고 토양의 미량 금속 원소들까지 움직여버리는 상황인데, 주변의 '사람'을 비롯한 생명체에 포함된 금속 성분은 어떻게 아무 문제가 없는 건지 ㅋㅋ
금으로 된 크라운, 은으로 된 아말감, 관절에 박아넣은 철심... 이런 거 다 튀어나오는 건 기본 아님??
잘 생긴 얼굴을 그렇게 허튼 일에 써버린 파스빈더.. 너무 아쉬워라!!!
 
찰스 박사의 머리칼은 세레브로 사용 땜시 그리 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어... 머리카락 후루룩 없어지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육성으로 아이고아이고 했다니까... ㅋㅋㅋㅋ 옆자리 주먹도끼도 어익후 단말마의 비명을 ㅋㅋㅋㅋ 저 귀여운 외모로 왜 원티드 2편을 안 찍는 것일까....
.
세레브로 방을 파란색으로 만들 만큼 우리 행크는 한결 같은데, 레이븐은 그저 오빠들 향한 일편단심.. ㅡ.ㅡ 리부트한 시리즈의 슬픔 포인트.....
 
엑스맨의 젠더 관점이나 분량은 코믹스 히어로 무비들 중에서 단연 압도적임.
특히나 후배 뮤턴트들의 동경의 대상이자 롤 모델이 매그니토나 찰스가 아니라 미스틱이라는 점 너무 멋짐... 아직 20대인 제니퍼 로렌스가 라이더 자켓 입고 나오는데 언니라고 부를 뻔 했음 ㅋㅋㅋㅋ
 
스캇이 울버린 미워하는 거 너무 이해가 되는 짧은 장면에....
루저같은 삶이지만 결코 중2병 따위에는 걸리지 않은 퀵실버의 '아무렇지 않음' 너무 좋았음...
스탠 리 할아버지 이번에는 부부 동반 출연해서 또 한 번 빵 터짐
 
전반적으로 허술하지만, 그래도 아기자기하고 따뜻하게 마무리된 브라이언 싱어표 영화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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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8 00:01 2016/06/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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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공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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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인데... 이럴 때일수록 뭔가 '지금 꼭 안해도 되는 일'을 굳이 하는 것은 저 깊은 무의식속 방어기제가 작동한 탓이려니.... ㅡ.ㅡ

 
# 데드풀 (팀 밀러 감독, 2016년)
 
 
데드풀
 
 
재밌긴 한데, 뭐랄까 개그대사가 한국어 뉘앙스랑 좀 안 맞아 어색하고
무엇보다 맥락없이 사람 죽이는 거, 아무리 영화라도 이제는 보기 불편하다
 
현실에서 그런 일이 전혀 없다면 가상의 이야기로 넘어갈수 있겠는데 그렇지가 않다보니,
유머를 위해, 주인공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해 사지 난도당하는 어떤 생명체의 운명이란 것에 마냥 웃어넘길 수가 없게 되었다.
 
 
# 캐롤 (토드 헤인즈 감독, 2015년)
 
 
캐롤
 
 
동성애, 특히 레즈의 정체성이 아직 사회적 이름을 갖지 못한 시절 자신의 삶을 선택한 두 용감한 여자들의 이야기.
배우들의 그 섬세한 연기며 미장센과 스토리 전개, 음악, 어디 하나 나무랄데 없는 영화....
 
캐롤이라는 여성의 인정투쟁에 심하게 감정이입이 되고, 또한 테레즈의 혼란도 너무나 설득력 있게 그려진 수작이었다. 메타스코어 90점 넘은 게 다 이유가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둘 다 여성이고 서로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끌림, 성정체성 인정의 용감함을 거두었을 때, 이 관계가 좋게 보면 키다리 아저씨, 나쁘게 보면 원조교제 같은 느낌적 느낌 ㅠㅠ
 
케이트 블란쳇이 거대한 악의 조직 수장이나 암살자로 나오는 영화가 만들어졌음 좋겠다. 눈빛만으로 백명 죽일수 있을 것 같다
 
 
#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 (아라키 테츠로 감독, 2014년)
 
 
진격의 거인 : 홍련의 화살
 
 
정체를 알수 없는 대상에 대한 공포, 자유를 찾아 울타리를 넘고 싶은 열망..  
이걸 망해가는 일본에 대한 우익 판타지로 볼 것이냐, 혹은 일반적인 인류 모험담으로 볼 것이냐 논란이 있을 수는 있는데...
디테일이 너무 후지고 일 애니 특유의 감정 과잉과 쪼다같은 민폐 행동주의자 묘사 때문에 짜증 대폭발....
여성도 대등하게 전사로 싸우는 거 같지만 성녀 스테레오타입은 버리지 않지 ....
그리고 일본 애니의 유럽사랑은 언제까지 지속될거냐 도대체!!!
 
 
 
# 스틸앨리스 (리처드 글래저 감독, 2014년)
 
 
스틸 앨리스
 
 
자기자신을 잃어가는 것의 두려움과 당혹스러움, 불굴의 의지와 그 의지로도 어찌해볼 수 없는 상실의 과정을 너무나 담담하게 그려낸 영화....
줄리언 무어의 빼어난 연기력에 심하게 몰입하면서, 한편 현실적으로는 플랜B의 필요성을 절감케 했지 ㅠㅠ
플랜B에는 조력자가 필요함..
 
 
# 스포트라이트 (토마스 매카시 감독, 2015년)
 
 
스포트라이트
 
 
사회적 책무를 업무 특성으로 하는 프로페셔널들이 자신의 일을 성실하게 해나가는 이야기.
아동학대, 성폭력 문제를 고발한다면서 화면을 통해 잔인함과 고통을 '소비'하는 영화들과 달리,
성인, 그것도 허우대 멀쩡해보이는 중년 남성들이 과거를 회고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충격과 이해를 줄 수 있었다고....
 
마이클 키튼은 오랜만에 진짜 히어로처럼 보였음....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그나마 세상은 조금 살만해지고,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겠지???
영화 내내 등장하는 보스턴 시내 곳곳의 낯익은 모습은 은근히 향수마저 자극.... 
 
 
# 스위트피 LP 발매 기념 콘서트 (2015년 10월)
 
포스터이미지
 
벌써 작년의 일... ㅡ.ㅡ
 
팬이 연주하는 멜로디언 소리에 맞춰 노래하는 스위트피...
탈모를 걱정하던 아저씨의 하소연은 금방 잊히고, 빠져들어갔다고....
 
 
# 넬 크리스마스 공연 (2015년 12월)
 
 
포스터이미지
 
 
유서깊은 크리스마스 공연에 진정 오랜만에 나들이...
공연 장소를 올림픽 공원으로 착각하는 바람에 해미와 생쑈했던 것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네 그려 ㅋㅋ
잠실학생 체육관은 정말 내가 가본 국내 공연장 중 음향 최악 ....
좀 다른 곳에서 공연을 했음 좋겠다고...
 
 
# 국카스텐 X 9mm Parabellum Bullet 합동공연 (2016년 2월)
 
 
포스터이미지
 
 
일본 밴드 큐미리와의 합동공연..
이들의 첫 등장에 나 완전 빵터졌음
그 오바스런 해드뱅잉과 점핑은 고등학교 축제에 와서 한글로 가사 적어놓고 '파이널카운트다운' 블렀던 옆 남고 밴드를 떠올리게 했다고.. ㅡ.ㅡ
한국에서는 허리케인 블루나 할 만한 모션 아닌가 말여... 그런데 또 의외로 연주가 좋아서 좀 어리둥절 ㅋㅋㅋㅋ
이들을 보고나니 의외로 국카스텐이 얌전해 보이더라는 ㅋㅋㅋ
 
국카스텐의 음악이야 뭐 두 말하면 잔소리....
일렉트로닉 사운드 너무 좋음.
나중에 국카스텐 인터뷰와 인디시절 출연한 다큐 등을 챙겨봤는데, 그 역경의 스토리가 너무 짠해서 흠칫...
그 어린 나이에 겪어서는 안되는 일들을 겪었다는 이들의 말이 엄청나게 이해되었음...  결핍만이 예술의 에너지가 되는 건 아닐텐데, 이 재능많은 청년들이 살아가기에 한국 사회가 너무 위험한 야생의 세계였다는 생각이...

그나마 이들은 여기까지 왔지만, 중간에 상처입고 떨어져나간 재능있는 청년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생각하면 참 씁쓸....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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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7 23:09 2016/04/17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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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오늘도 그닥 연관성 없는 책 두 권...

 

#. Stephevn Jay Gould [Full House]
 
 
Product Details
 
 
옛날에 사두고 어쩌다보니 읽을 기회가 없었던 책....
책을 흥미롭게 읽고도 정리를 못해서 몇 달은 쌓아두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리차드 레빈스 선생님 돌아가심....
굴드, 르원틴, 레빈스.... 3총사 중 이제 르원틴만 남은 셈이다.... ㅡ.ㅡ
레빈스 선생님, 영면하시길....
 
 
변이와 진화에 대해 이렇게 친절하고 재미있게 설명한 책이 또 있을까 싶음. 그가 인기 있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특히나 진화를 '발전' 개념으로, 인간 사회에 존재하는 편견으로 자연 현상을 해석하고 다시 그것을 현존 질서의 정당화 논리로 사용하는 이들이 (책을 성실하게 읽는다면) 오해를 벗어날 수 있게 만드는 책...
역학/보건학/통계학 공부하는 사람은 모두 필독서로 지정해서 읽게 해야 함.
 
하지만 진화론에 대한 오해는 고사하고, 동성애/이슬람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고 출마하는 정당이 생길 지경이면 이런 책이 다 무슨 소용인가 하는 깊은 회의가.... ㅡ.ㅡ
 
# 손아림. [디 마이너스] (자음과 모음 2014)
 
디 마이너스
디 마이너스
손아람
자음과모음(이룸), 2014

 

후배 K 가, 내부자 아니면 쓰기 어려운 내용이라며 한 번 읽어보라고 하길래 도서관에서 빌려옴.
설마설마 하면서 읽다가 혈압이 올라서... 아까운 내 시간, 마이 아이즈!!!
K 옆에 있었으면 한 대 칠뻔했음...여러 모로 참 기록해둘만 한데...
 
작품 그 자체로 말하자면
이미 20년도 훨씬 전에 지나가버린 후일담 소설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진전이 있어보이지 않음
해당 시기를 관통했던 모든 사건과 가십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집어넣으려니, 이건 뭐 문학작품이 아니라 차라리 일지를 쓰라고....  플롯이 해당 시기의 역사적 맥락 안에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경험하거나 들었던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하기 위해 플롯을 끼워맞춘 느낌...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경험하고 나를 찾기 위해 학교를 떠나 투쟁선봉대로 다니면서 신체를 학대하는 건 "배트맨 비긴즈"에서 브루스웨인이 이미 다 써먹은 거 아닌가... ㅡ.ㅡ
게다가 고통을 잊기 위해서 '사창가'를 거쳐가는 것은 70년대 호스티스 소설에서 이미 신물나게 봤잖여....  소설이 진부한 건지, 수십년이 지나도록 한국 지식인 남성들의 삶이 이토록 진부한 건지 도대체 구분이 안 되었음...
사실 책을 읽는 내내, 혹시나 이런 스토리가 나오면 어쩌나 불안불안했다고... ㅜ.ㅜ
 
여성 캐릭터는 또 왜이렇게 천편일률적..... 강인하지만 알고 보면 감성이 풍부하고, 사랑을 위해서 가끔씩 말도 안 되는 비이성적 행동을 하는 민폐형 캐릭터....  내 주변 여성 선후배들은 이에 비하면 다 피도 눈물도 없는 사이보그들이었던가 ㅋㅋㅋㅋ 뭔가 젠더균형을 맞추려 한 것 같기는 한데, 여전히 대상화, 신비화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건 이미 밉상박힌 책에 대한 나의 편견?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의 학생운동에 대해 말하자면....
이 때 나는 한창 머슴생활 중이었고, 어느 정도로 운동판의 정치에 둔감했냐 하면 민족해방 그룹이 운동권 내에서 '이제는' 다 사라진 줄 알았었지.... ㅋㅋ 나중에 민주노동당 갔다가 너무 놀랐던 기억이 새록새록....
그러다보니 이 소설에서 담고 있는 학생운동 혹은 활동가들의 모습이 얼마나 당시의 실재에 가까운지 모르겠지만, 만일 이게 정말 실재를 반영한 것이라면 그저 나는 울 수밖에 없네.. ㅜ.ㅜ
내가 대학 들어갔서 초기에 봤던 80년대 후반 학번 선배들 모습이랑 하나도 다를게 없잖아....
얄팍한 이념의 과잉에 빠진 좌익 소아병 환자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민중과 투쟁을 섬기면서 삶의 시련이란 마치 이번이 처음인 것처럼 '모험'을 즐기는 태도에 정말 어안이 벙벙했지.... 나에겐 생활인 것이 그들에겐 일탈적 모험인 것이 참 황당....  계급이란 참 힘이 세구나, 참 해맑구나... 이런 생각을 했었지 ㅋㅋ
첫 대면에서 예측했던 대로,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언제 내가 그런 활동을 했냐는 듯, 안온한 자신의 일상과 출신 계급으로 돌아가고, 얄팍한 학생 운동 몇 년의 기억을 사골 우리듯 곱씹으면서 자기애를 꽃피우던 사람들... ㅋㅋㅋ (지금도 얼굴이나 이름을 떠올리면 육성으로 욕이 터지거나 실소를 뱉을 인물들이 있는데, 다들 어디서 잘 살고 있겠지?)
 
물론, 그 때는 모두 기껏해야 스무살 초반의 애들이었고, 나 또한 좌익소아병이 없었다고 하면 자기기만이겠지만, 최소한 인간이 성찰과 반성은 있어야 할 것 아닌감... ㅡ.ㅡ
그런데,정말, 90년대 후반, 21세기에도 학생운동한다는 애들이 이 책 속에 나온 것처럼 살았다면, 그 운동은 진작에 망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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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3 23:18 2016/04/13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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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러운 독서 편력을 보여주는, 도대체 제목을 정할 수 없는 책 읽기 메모...

책상 위에 쌓여 있는 책들을 정리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도전!

 

#. Eduardo Galeno [Open veins of Latin America]

 

Product Details

 
 
1.
저자도 돌아가셨고, 뒤늦게 이 책을 유명하게 만들었던 우고 차베스도 세상을 떠났다.
책의 추천사는 이사벨 아옌데가 썼다. 그녀는 피노체트의 쿠데타 이후 급한 망명길에 오르면서 두 권의 책을 챙겼는데, 그 한권이 네루다의 시집, 또 다른 한권이 Las Venas Abertas de America Latina 라고 했다. 
이 책이 쓰인 것이 1973년, 갈레아노는 망명 중이었고, 이사벨 아옌데가 추천사를 쓴 것이 78년, 여전히 칠레에 어두운 그림자가 가시지 않았던 시절이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서슬 퍼런 유신독재와 개발/발전의 레토릭이 울려퍼지던 시절이기도 하다.
 
2.
책이 처음 출판된 7년 후, 저자는 후기를 추가했다. 거기에는 출판 이후 라틴아메리카에서 이 책이 어떻게 읽혔는지 작가가 알게 된 이야기들이 일부 소개되어 있다. 보고타의 버스에서 조용히 책을 읽던 소녀는 이내 일어나 모든 승객들에게 소리내어 책을 읽어주었고, 피노체트의 총칼을 피해 산티아고를 탈출한 여성 망명자는 아기 기저귀 보따리에 이 책을 숨겼다고 했다. 책을 살 돈이 없었던 대학생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서점들을 일주일동안 전전하며 이 책을 다 읽었다고 했다.
알 것만 같았다.이 책이 왜 그토록 사랑받고 오래, 널리 읽힐 수 있었는지...
아마도 명료하고 생생한 글솜씨,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느 교과서에서도 알려주지 않았던 그 도저한 고통과 투쟁의 역사, 라틴아메리카 민중의 역사 그 자체가 가진 힘이 아닐까 싶다. 갈레아노는 "I suspect that boredom can thus often serve to sanctify the established order, confirming that knowledge is a privilege of the elite" 라고 쓰면서 깊이 있지만, 쉬운 글쓰기를 강조했다....
 
 
3.
정말, 자원자원이 많았던 원치 않은 축복으로 말미암아 라틴 아메리카 민중들이 겪어야했던 장구한 500년 수탈의 역사와, 역시 내내 그치지 않았던 숭고했던,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실패했던 이들의 역사를 지켜보는 건 쉽사리 표현하기 어려운 경험이었다. 아마도 이 책을 2005년 무렵에만 읽었어도 하지만 이제는 좀 괜찮지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텐데.... 지금 또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린 라틴아메리카 모습을 생각하면... 아이고... ㅜ.ㅜ 그저 곡소리가 날뿐이다....
책의 제목이 그냥 "상징"에서 끝났으면 좋았을텐데, 실제로 1970년대 후반 라틴아메리카 독재국가들이 국민의 피를 미국에 수출하는 사업을 했다고 한다. 황당하기 그지 없다. 예컨대 니카라과 뱀파이어 회사 이름  Plasmaferesis....쿠바 망명자 사업체인 Hemo Caribbean 은 아이티 시민들에게 1리터에 3달러 주고 피를 사서, 미국 시장에 25달러씩 주고 팔았다고... ㅡ.ㅡ 독재국가들은 가끔씩 보면 참 창조적이긴 하다... 상상도 못할 짓들을 많이 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4.
돌아보면, (나만의 모자람이 아니라 세대적 특성이기도 한 것 같은데) 국제주의적 관점이 참으로 부족했었다. 어쩌면 라틴아메리카처럼 장기간의 식민지 경험과 세계경제체제로의 밀접한 통합이 적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심지어 80년대, 90년대까지도 한국 지식사회의 우물안 개구리 상황은 별로 개선되지 않았던 것 같다.  아무리 냉전에 눈이 멀고, 해외와 교유할 수 있는 지리적, 물리적 조건이 척박했다고는 하지만.... 요즘에도 여전히 국제 정세에 그닥 관심들이 없는 것을 보면 딱히 조건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하여간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한국의 상황과 당시의 인식세계를 돌아보는 것은 흥미롭고도 쓸쓸한 경험이었다. 이미 70년대에, 당시 라틴아메리카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국제 정치경제의 흐름으로 분석해내고 있는데, 그 때 한국사회는......
 
5.
또한 '개발'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Ivan Illich 가 [Medical Nemesis] 를 출판한 것이 1975년이다.  과도한 의료화와 개인의 자율성을 침식하는 현대 문명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물론 동시대 모든 곳에 보편적으로 적용되길 기대했던 건 아니겠지만, 당장 치료약이 없어서 별것 아닌 질병에 목숨을 잃고 비옥하고 광활한 자연이 소수 지주들에 의해 그저 버려지는 '친환경적' 관리에 속을 태웠을 저개발국가 지식인에게 이 책에 담긴 주장은 과연 어떤 의미였을까? 자신의 이해를 위해서라도 산업개발을 추동해가는 '산업자본가' 가 없는 곳, 지주들이 오로지 지대추구에 골몰하면서 과거의 방식으로 가축을 방목하고 자연자원을 '저개발'하는 곳, 서민들을 비싼 가격에 공산품을 수입할 수밖에 없고 변변한 '노동시장'이 아예 성립조차 하지 않는 곳에 발딛고 서 있는 '진보적' 지식인들이 받아들였을 의미 말이다..... (내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그토록 맛나게 먹었던 스테이크는 이런 우발적인 친환경 방목 목축의 결과물 ㅜ.ㅜ)  
"Underdevelopment isn't a stage of development, but it's consequence. Latin America's underdevelopment arises from external development, and continues to feed it."
 
 
6.
볼리비아 여행을 꿈꾸며 아마존에서 안내책자 검색했을 때, 론리플래닛이나 러프가이드를 구매한 독자들이 함께 구매한 상품에 이 책이 떡하니 게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지구의 미래가 마냥 어둡지는 않구나라고 생각했다. 그 드넓고 황량했던 파타고니아와 불평등으로 찢어져가고 있던 부에노스 아이레스 생각이 많이 났다. 볼리비아와 우르과이, 파라과이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새록새록 (하지만 지카 바이러스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 ㅡ.ㅡ)  만일, 그곳 땅을 밟게 된다면, 다행히도 이 책을 읽었기 때문에 아름답고 이국적인 풍광에 광년이처럼 날뛰는 일은 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Potosi 의 원혼들에게도 조금은 덜 미안할 것만 같다.
 
7.
 
History is a prophet who looks back: because of what was and agaist what was, it announces what will be.
 
There are those who believe that destiny rests on the knees of the gods; but the truth is that it confronts the conscience of man with a burning challenge.
 
 
#, 앤서니 도어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민음사 2015)
 
 
[세트]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 전2권
[세트]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 전2권
앤서니 도어
민음사, 2015

 

 
책을 소개해 준 K 기자를 개인 북가이드로 고용하고 싶음.. 취향에 딱...
 
 
읽는 내내, 특히나 후반부 마리로르와 베르너가 현실에서 조우할 즈음부터, 무너지는 듯한 아련함과 안타까움에 사로잡힌 건, 내가 이 사건을 내려다보고 있고, 그 거대한 종말을 모두 알고 있는 관객이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그 상황의 한 복판에서 이 소년소녀는 얼마나 두렵고 혼란스러웠을까?
재능있고, 현명하고, 또 무엇이 옳은 행동인지를 알았던 수많은 사람들, 특히 어린 소년소년들은 그 역사의 광기 속에서 얼마나 사라졌던 것일까? 이렇게 소설 속에서나 재구성되어 기억되는 삶이란... 
 
베르너는 그냥 과학을 좋아했을 뿐이지만 침략은 인도하는 '첨단' 가이드가 되었고, 새를 사랑한 몽상가, 인간의  존엄함을 사보타지로 실현하고자 했던 프레데리크의 인생은 전선에 나가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꺾였고, 월광 소나타를 사랑했던 우직한 폴크하이머의 쓸쓸한 인생은 어쩔 거냐고.... 남들이 다 한다고 너도 할 거냐며 쏘아붙이던 베르너의 여동생 유타의 신산한 삶...
 
용감하고 현명한 딸을 키워낸 책임감 강한 열쇠공 마리로르의 아버지, 유폐당한 삶에서 마리로르와 함께 인간해방 운동에 뛰어든 노인네 에티엔, 용감하게 먼저 나서고 그를 설득한 마네크 부인... 그리고 마리로르....  세상에 침착하고 현명하고 용감한 소녀..... 모름지기 과학소설을, 쥘 베른의 소설을 탐독하고 빠져들 수 있는 소녀라면 그래야 한다고... 책을 읽는 내내 얼마나 마음 속으로 소리내어 응원했는지!
 
 
정말 소설같이, 베르너가 어릴 적 고물라디오에서 듣던 방송의 주인공을 만나고, 누가 듣고나 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애청자'를 마리로르가 만나고, 그 짧고도 위험했던 순간들이 그냥 헐리우드 영화처럼 아름다운 드라마로 끝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베르너가 기적같이 살아있고, 후일 마리로르에게 직접 '집'을 돌려주러 찾아왔다면, 베르너를 만나고는 프레데리크의 의식이 '번쩍' 돌아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그런 일은 현실에서 결코 일어날 수 없고, 그래서 안타까운 것이겠지....
오히려 질문노트도, 생말로 거리 모형도, 프레데리크에게 주려고 찢은 조류도감 한 페이지를 담은 편지도 결코 마땅한 수신인들에게 돌아올 수 없는 것이 더 그럴듯한 현실. 
 
여자아이들이 과학소설을 읽고, 라디오로 다윈의 비글호 탐험 이야기를 들으며 빠져들고, 단호하게 행동하는 이야기, 나이든 여자들이 비밀스럽고 위험한 독립운동에 나서고...
사실 현실에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고 실제로 존재하는 것들이지만 좀처럼 예술작품들에서 등장하지 않는 페미니스트 서사에 강력한 지지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 모든 꿈과 재능, 그리고 평범한 일상을 파괴하는 전쟁과 전체주의적 열정에 대한 비판에 초점을 둘 것인지, 아니면... 그 억압과 절망 속에서도 꿈을 꿀 수 있게 해준, 음악, 과학, 소설, 자연의 힘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인지는, 회고 시점의 기분에 따라 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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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3 00:48 2016/04/1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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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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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에버노트에 간략히 메모를 남겨 놓았기에, 감상평 정리 가능...

그나마 메모 안 해 놓은 것들은 그냥 허공으로 휘발...

정말 기억 없이는 실재도 사라지는 게인가... ㅡ.ㅡ

 

# 주라기 월드 (2015)

 

쥬라기 월드

 

두 마디로 정리 가능 ㅡ 막장 드라마 출연한 연기파 배우 랩터에게 경의를! 하이힐의 내구성과 그걸 신고 철인3종을 완주해낸 여주인공에게 경배를!

 

# 인사이드아웃 (2015)
 
인사이드 아웃
 
 
이 영화는 보고나서 바로 정리해두었어야 하는데...
'조이코패스'라고 불릴만큼 강박적인 기쁨과 대비시키면서, 슬픔이 삶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서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
많은 어린이 관객들이 봉봉과의 이별에서 대성통곡을 했다는데, 성인 입장에서는 유년의 기억들이 모두 쓰러지고 새로운 기억의 도시를 구축해가는 과정이 더욱 짠하게 느껴짐. 하지만 저 깊은 어딘가에 자리잡은 유년의 행복한 기억들이 이따금씩 고개를 내밀고 힘을 주겠지?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2015, 조지 밀러 감독)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퓨리오사님 만세!!!
순정마초 종결자 맥스, 다크나이트 마지막 편에서 눈물 흘릴 때 일찍이 알아보았지!!!
두프워리어 불꽃 기타와 어마어마한 모래먼지, 압도적인 추격전에 정말 오랜만에 허거덕..... 하도 집중하느라 들고 있던 캔맥주를 영화 끝나도록 다 마시지 못했던 기억....
감독 할배의 기개에 엄지 척!!!!
 
 
# 스파이 (2015, 폴 페이그 감독)
 
 
스파이
 
 
매드맥스아 더불어 2015년 최고의 페미니즘 영화!
일하는 여성들의 동료애와 젠더 스테레오타입에 대한 풍자가 일품이었음.
맬리사 매카니 언니의 팬이 되었음!!!
 
 
# 위로공단 (2014, 임흥순 감독)
 
위로공단
 
옛이야기라고 착각하고 있던 동시대 이야기...
구로동맹파업이라면 엄청 옛날 '전설'처럼 회자되었는데, 생각해보니 내 또래 중에도 유년에 일찍 학업을 접고 생활전선에 내몰렸던 이들이라면 저기 있었겠구나 뒤늦은 깨달음이... ㅡ.ㅡ
 
동일방직 투쟁 사건의 목격자이자 증언자인 동네 사진관 아저씨 스토리에도 ㅠㅠ
 
 
 
# 침묵의 시선 (2014,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
 
 
침묵의 시선
 
 
영화 보는 내내 주인공 안위가 너무나 걱정되어 집중 불가능... 인터넷 검색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리는 걸 참느라 혼났음.. ㅜ.ㅜ
질문을 들으려 하지 않는 이들, 현실을 보려하지 않는 이들에게 안경을 맞춰주는 안경사의 이야기이자 사회적 호러 스토리....
인간은 왜 그렇게 잔인해야 할까??? 그럴 필요가 있을까?
 
 
#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2015, 홍상수 감독)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지식인 남성의 찌질함에 대한 종합보고서.
김민희와 고아성의 연기 너무 좋고...
정재영, 정재영, 정재영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자카야에서 술에 취해 우는지 웃는지 은근한 눈으로 레이저를 쏘아대는데, 극장 안에서 내가 막 숨고 싶어졌음 ㅋㅋㅋㅋㅋ 정말 저런 연기는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게야...
 
 
# 마션 (2015, 리들리 스콧 감독)
 
 
마션
 
모처럼 정념에 사로잡히지 않은 과학자 인간 이야기.
지난 인터스텔라에서 폭주하는 과학자 맷 데이먼 모습에 너무 충격 받았던지라, 이 영화를 통해 비로소 평화를 되찾았음. 인간은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동물이라는 점을 새삼 깨우쳐줌.
생환을 기다려주는 가족이나 애인이 있어야만 인간에게 살아갈 이유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평범한 사실, 하지만 그동안 한국이며 헐리우드 영화들에서 도저히 인정하지 않던 사실을 낙천적으로 보여줌.
 
 
# 시티즌포 (2014, 라우라 포이트라스 감독)
 
시티즌포
 
모든 첩보영화, 히어로무비를 우습게 만들어버린 다큐... 
백면서생처럼 생긴 저 청년, 삶을 내던질만한 용기는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궁금...
성찰과 용기로 움직이는 이들을 보면서 지구 미래가 마냥 어두운 건 아니라고 생각....
인간은 모름지기 생각이란 걸 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음.
그 와중에 같이 본  minorwriter는 스노우든 잘 생겼다고 난리 ㅋㅋ
 
 
#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2015, 쌍제이 에이브람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레이와 핀 너무 귀엽고 대견함. 비비8도 물론.... 
츄바카와 한 솔로 반갑고, 레아 공주-장군님도 반가움. R2D2 깨어날 때 그게 뭐라고 울컥한 마음이 든 건 올드팬만의 특권이겠지 ㅋㅋ
너무 전작에 대한 오마주가 강해서, 특히 4편의 리메이크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마냥 '시대에 맞는' 새로운 주인공들의 '시대에 맞는' 성장서사가 그 익숙함 안에서도 반짝반짝....
씩씩하고 총명한 처자 레이와 어리버리하면서도 용감한 흑인 청년 핀이라는 구도가 뭔가 황용과 곽정의 스토리같기도 하지만, 레이에게 조금 더 무게감이 있어서 더욱 좋았다고나 할까?
 
그런데 다크 사이드가 너무 취약해보임. 일단 카일로가 헬멧 벗으며 멀대같은, 창백한 곱슬머리 아담 드라이버 나타났을 때 나도 모르게 장탄식... ㅜ.ㅜ 포로가 목소리 못알아먹겠다고 헬멧 벗으라면 벗고, 난생 처음 라이트세이버 쓰는 레이한테 허무하게 당하고, 골룸 선생님한테 야단이나 맞고, 헉스한테 고자질 당하고... 에휴... 쟤가 언제 커서 훌륭한 악당이 되나... 다음 에피소드에서 엄마가 와서 손끌고 가면 끌려갈 것만 같은 우려는 나만의 것일까.... 
 
어쨌든 죽어가던 시리즈를 살려낸 쌍제이 감독 훌륭하삼 ㅋㅋ
 
 
# 프램크 (2013, 레니 애브라함슨 감독)
 
프랭크
 
 
엑스파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캐치온 서비스 가입했는데, 한 달 동안 본전 뽑으려면 그동안 놓친 영화 실컷 봐야 함 ㅋ개봉 당시 훌쩍 지나가 버려서 못본 프랭크로 스타트....
영화 너무 신선해 너무 신선해... 한국영화 '마법사들'과 비슷한 미친 밴드인데, 마법사들보다 더 정신이 기괴하고 주인공이 마이클 파스빈더와 돔놀 글리슨... 
가면 자욱 가득한 얼굴로 흐르는 눈물에 나도 모르게 슬퍼지는 건 프랭크 때문이 아니라 파스빈더 때문이겠지 ㅠㅠ 
밴드에서 유일하게 멀쩡하고 평범한 사람이 위즐러 가문의 큰 아들이라니 그것 역시 대견하고도 쓸쓸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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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0 15:14 2016/02/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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