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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2/30 실현되지 않은 지구멸망의 예언...
  2. 2012/07/13 긴장감 제로의 노동조합을 시작하며 (3)
  3. 2012/03/28 잡생각 메모 (3)
  4. 2012/03/15 유연성과 원칙 사이
  5. 2012/03/09 선거 단상
  6. 2012/02/20 사사로운 간단 원칙 (1)
  7. 2012/02/19 자존감의 정치... (2)
  8. 2012/02/10 생각난 거 메모.. (1)
  9. 2011/08/10 나랑 싸우자! (7)
  10. 2011/08/04 우리에게 '일'이란 어떤 존재일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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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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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오늘같은 날도 오는구나....

 

#.

집단적으로 싸워서 바꿔낸 경험이, 사람들의 일상 여기저기에 스며들었음 좋겠다.

 

#.

신기하게도, 시간이 흐르면 결국은 밝혀진다...  물론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두운 역사들이 수십년이 흐른 뒤에라도 조금씩 밝혀지고 뒤늦지만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들이 생겨나는 걸 보면 신기방기...

지금 당장 이기지 못하더라도, 열심히 기록하고 흔적을 남겨두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

그렇게 반대했던 종편이 이 거대한 진보의 흐름에 부인할 수 없는 큰 기여를 했고,

또 첨단기술문명의 결과물인 스마트폰 메신저가 보수반동을 결집시키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걸 보면,

정말 세상은 아이러니와 uninteded consequences 로 가득찬 곳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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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0 22:00 2017/03/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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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문화자본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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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일하던 대학에서 교수 연수회라는 이름의 행사에서 총장 테이블에는 비싼 위스키를 가져다 놓고, 교수들 테이블에는 청소년들이나 사먹는다는 싸구려 편의점 위스키가 올라온 적이 있었다.

거기 와서 앉아 있는 사람들이 자기 돈 주고 절대 사먹을 리 없는 종류의 술을 가져다 놓은 거 자체는 그냥 이해해보려 했다. 교수들이 비싼 술을 마시며 행사를 치르는 것도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니까.... 그럼 다같이 검소하게 하든가..... 교수들을 격려하고 치하하는 자리니만큼, 총장이 '대접하는' 자리인데, 손님에게는 싸구려 술을 내놓고 주인장만 비싼 술을 마신다는 게 양반의 품격은 아니라고 생각했더랬다.

 

이후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은 없다] 에서 이씨 가문이 손님 자리에는 저렴한 와인을, 자기들 테이블에는 최고급 와인을 차려놓았다는 내용을 보고, 세상에나 깜놀했다. 한국의 부자들, 회장님/총장님/사장님이란 자들의 품격이란 게 다 이런 건가 싶었다. 

이윽고 올 여름에 공개된 이회장의 성매매 동영상을 보면서 그 저렴한 취향에 다시 한 번 놀랐다. 불법 성매매 자체에 놀란 게 아니었다. 나는 그 쯤 되면 3류 가십 기사처럼 연예인이나 고급 콜걸 같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를 거라고 나름 짐작했었다. 그런데 한국 제일 부자는 평범한(?) 업소 여성들을 집으로 불러들이고 있었다. 심지어 본인과 거래를 마치고 출근해서 다른 남성과 거래를 할 것이라는 점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독점의 욕구가 없는 저 백만장자의 소박한 취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했다.

 

그런데....

최근의 최순실 게이트를 보면서.. 한국사회에는 아직 경제적 자본, 사회적 자본, 문화적 자본이 함께 가는 건 아닌가보다 하는 심증을 굳히게 되었다. 범죄의 내용은 물론, 그들의 습속이 너무나 품격이 없어서 어이가 가출할 지경이니 말이다. 경제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이 그 누구보다 출중한 인간들이, 기껏 야매로 태반주사나 맞고, 심하면 사망이나 발암 위험성까지 있는 줄기세포 치료를 몰래 받았다. 모임과 거래는 목욕탕에서, 아파트 입주민협의회에서, 헬스클럽에서, 호스트바에서,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에서 이루어졌다.

문화적 자본까지 삼박자로 같이 가는 게 더욱 좋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데 너무 대놓고 '근본없는 졸부'임을 과시하니, 보는 서민 당황할 수밖에 없는 게다.

물론, 경제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은 압도적으로 힘이 세서, 그깟 품격이나 최소한의 위선적 교양 쯤은 없어도 계급을 계승하는 데 하등 문제 없고, 대학교수 출신 비서관이며 행시 출신 고위 공무원들도 그 앞에서 절절 맨다.  그리고 이런 품격없음을 통해서 저지른 전횡이 너무나 천문헉적 규모에, 전방위적으로 촘촘하기 이를 데 없다.

 

부르디외 센세가 오늘날의 한국 사회를 보셨다면 뭐라고 해석했을지 궁금하다. 아직 자본의 삼위일체가 고착되지 않은, 변화가능한 역동적 사회라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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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1 22:35 2016/11/21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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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비관과 장기적 낙관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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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만에 포스팅 하나 해볼까 하던 차에, 신영복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세상의 필요와 삶의 길이는 정말 아무런 연관성이 없나보다. 

선생님 부디 영면하세요.....

 

*

어느 순간부터, 우리 세대 혹은 나에게 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이들, 꼭 그렇지는 않더라도 한 시절을 공유한 기억이 많았던 이들이 세상을 떠나는 일들이 잦아졌다. 아마도, 재미난 농담이 창궐할 것만 같았던 어느 만우절 아침, 메신저를 통해 들불처럼 번졌던 장국영의 죽음 소식이 그 결정적 시작이 아니었나 싶다.

세계의 어느 부분에 아름다운 흔적을 남겼던 이들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야 항상 있어왔던 일이고, 아마도 정보 공유가 쉬워진 오늘날 그 체감 수준이 부쩍 높아진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렇게 세상을 떠나는 이들과 나의 세대적 간극이 점차 줄어들고 '나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 이들의 떠남이 점차 빈번해졌다는 것이다. 공적이든 사적이든, 죽음에 익숙해지고 가까워지는 것이야말로 나이듦의 뚜렷한 징후가 아닌가 싶다.

 

*

엊그제 소위 '생계형' 알바 청년들의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하는 토론회에 다녀왔다.

정말 '아유, 애기들이네'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20대 초중반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참 설명하기 어려운 상념에 빠져들었다. 그동안 많은 노동자와 소위 사회적 약자들을 직접 만났고, 또 글로 영화로 무수히 간접경험했지만, 유독 심사가 복잡했다. 

평생 불안정 고용, 성차별, 빈곤의 나락과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삶을 지탱해왔던 고령의 여성 노동자들을 만났을 때에도 그 삶의 신산함과 '성실함'에 대해서 나즈막한 한숨과 경의를 내뱉었지만, 이 젊은이들에 대한 감정은 그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다 지나간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작 그들은 너무나 씩씩하게 자신들의 경험을 털어놓고 있는데, 나 혼자 비관의 늪에 빠져서 '괜찮아, 좋아질거야'라고는 결코 말해줄 수 없음을 괴로워했다. 저렇게 똘똘하고 씩씩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자신의 삶을 개척해온 대견한 청년들, 하지만 '가난'이라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던 굴레에 묶여 있는 이들의 앞길에 펼쳐질 길이란..... 

다 그렇게 살아가는 거지 뭐, 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

 

돌아보면 나의 10대, 20대도 생계와의 고분군투로 점철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학력 자본이라는 당대의 희소 자원이 있었고, 무엇보다, 앞으로는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모든 것이 나아질 것이라는 시대적 낙관이 있었다. 내가 극도로 싫어했던 것이기도 했지만, 소위 청년/학생들이 엘리트 계층으로서 분에 넘치는 발언권을 가졌던 시절이기도 했다. 아마도 소위 '386 세대'는 더했겠지만, 기껏해야 20대 초중반의 대학생들이 남한 사회를 (최소한 말로는) 들었다놨다 했던 것이다. 내일 당장이라도 세상을, 학교를, 공장을 뒤집어 엎을 수 있을 것만 같았던 대학생들의 객기란, 지금 돌아보면 황당하기 그지 없다. 정말 국제 정세 한 톨도 모르면서, 용감하기는 무지하게 용감했었다. 

그랬는데...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청년 세대는 '불쌍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일까...

물론 88만원 세대론이 제기한 것같은 연령/세대 중심의 분할론에는 지금도 동의하지 않는다. 장학금 지급에 필요한 소득 상한 기준을 만족시키는 가난한 학생이 도무지 없어서 기금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는 의대 교수의 이야기가 새롭지도 않고, 또 중고령의 불안정 고용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제 청년 계층 내부에 자리한 이러한 간극을 뛰어넘을 방법이 (앞으로도) 좀처럼 없다는 점이다. 이제 겨우 20대 초반인데, 인생 경로가 확정된 것이나 다름 없다면, 이보다 슬픈 일이 또 어디 있을까?

 

*

정보를 주고, 조언을 해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해줄 '어른'이 절실하다고 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평소에 가져왔던 '스무살 넘으면 다 어른'이라는 지론에 대해 심각하게 재고했다. 사실 그들이야말로, 그 어떤 '어른'보다 용감하게 살아왔지만, 그걸 너무 혼자, 어렵게 해왔던 것이다. 

그동안 부정하고 있었지만, 세상을 이 따위로 만들어버린 데 일조해버린 '기성세대'라는 자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지난 세월호 사건 이후에도 경험한 감정이다.

아마도, 죽음의 빈번함과 익숙해짐만큼이나, 이런 '세대적 미안함'이야말로 나이듦의 중요한 징후가 아닌가 싶다.

 

*

많은 경우, 우주적 시간 프레임에 기대서, 단기적으로 비관할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낙관해왔는데, 이제 그러한 낙관에 자신감이 사그라든다.

일본 제국주의 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이들의 도저한 낙관을 상상해본다. 30년이 넘는 세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항을 포기하고 식민지배의 영구성을 의심치 않았던 상황에서, 그들을 지탱한 낙관이라는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지 말이다. 지리산에서 스러져간 혁명 빨치산들, 광주 도청을 끝까지 사수하던 시민군의 낙관이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바닥 없는 비관이 휘몰아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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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6 00:58 2016/01/1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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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하다 혼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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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는 폭탄이 터지고, 서울 한복판에서는 물대포가 터지고,

이게 도대체 뭔 일인가 싶다.

내가 생각했던 21세기의 모습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우애와 연대가 꽃피는 세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노골적인 종교적 근본주의와 폭력적 공안 통치가 횡행할 것이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다. 정당화 혹은 정당성 legitimacy 을 확보하려는 최소한의 노력 따위, 개나 줘버리라는 몰염치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그래도 인간이라면 염치가 있고, 공유된 윤리가 있어야 대화의 여지가 있을텐데 말이다.

 

전쟁 같은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 우리는 천안의 인형극 공연장에 있었다.

가난을 살아내는 씩씩한 아이들의 이야기와 몸짓은 '대견하다'는 단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었다. 이제 고등학교를 졸압하는 한 아이가, 그래도 사회에 나가면 이모나 삼촌같은 어른이 한 명은 있을 줄 알았다며 울먹이는데 정말 몸둘 바를 모르겠더라는.....  이 아이들이 발딛고 있고, 또 나아갈 세상이 이런 전쟁터라니......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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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5 21:19 2015/11/1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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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현되지 않은 지구멸망의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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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건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12월 21일은 지구에 아무런 불상사도 생기지 않았다네...

영화 <멜랑콜리아> 같은 위험하고 매혹적인 광경은 결코 눈앞에 펼쳐지지 않았지.......ㅡ.ㅡ

 

한해가 저물고 새로 시작된다는 것이, 인간들의 인위적인 구분이라고 볼 수만은 없는 자연의 '주기'가 담긴 것이라, 또 그것에 맞춰 지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해를 내다보는 것이 그리 나쁜 일은 아닌 듯....  이렇게라도 안 하면, 엄청난 속도에 휘둘려 내 인생을 내가 산 것 같지 않은 기이함에 빠져들고야 말지...

 

 

# 2012년은 나에게 무엇이었나...

 

@ 정치적으로...

 

이런 꼴을 볼 줄이야 상상도 못했던 것들을 무더기로 보았던 해라고 정리할 수 있을 듯...

당은 만신창이가 되고,

소위 '진보'는 실로 다양한 방식으로 자폭을 계속하고......

진보정당 당원이 된 이래, 이토록 난감하고 무력했던 시기는 일찍이 없었지.

통 연락하지 않던 행인님에게까지 문자를 보내 고민을 토로할 수밖에 없었던...  

특히나 대선정국에서 나는 주위의 누구에게도 내가 누구를 지지한다고, 어느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는데, 스스로에게조차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다른 이들에게 용감하게 주장하지 않은 것은 나로서는 최소한의 양심을 지킨 행위였다고 생각함.... ㅜ.ㅜ  

 

@ 죽음이라는 키워드...

 

이재영 국장과 개인적 친분관계를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이 심란한 대선을 앞두고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참으로 먹먹했음.

뭔가 진보정당 운동의 위기를 상징하는 사건이라는 생각도 들고....

 

후배 J 의 죽음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휴대전화 속 그의 연락처를 지울 수 없는 건, 

살고자 욕망했던 그 개인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 뿐 아니라, 그와 공유했던 시대의 경험들이 오늘날 이런 찌질한 현실로 남게 된 것이 너무 허무하고 속절없이 느껴져서일 수도....

 

에릭 홉스봄 할배야 워낙 천수를 누리고 돌아가셨으니 '안타까움'이야 없지만

역시나 한 시대의 끝을 실감케 하는 죽음이라는 점에서 심란함이....

 

그리고, 잠깐 손놓고 있던 자살 관련 연구를 재개하면서,

일년 내내 죽음이라는 단어가 내 곁을 떠나지 않았음... 

 

@ 새로움...

 

어두움만 있었던 한 해는 아니었음

 

사당동으로 거처를 옮기고, 출퇴근 시간을 좀더 여유있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네...

햇살을 맞으며, 한적한 대로를 걸어 일터를 오갈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여...

다만 아쉬움이라면.... 지하철 타는 일이 줄면서 독서량이 급감했다는... ㅡ.ㅡ

글고, 동작구도서관에는 책단비 서비스가 없다는 것도 독서량 감소의 기여요인...

하지만 독서의 가장 큰 적이라면 뭐니뭐니해도 어른패드... ㅜ.ㅜ

이 마법의 기기는 블로그 포스팅 습관마저도 앗아갔지... 

 

드디어 일본어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빅뉴스!!!

비록 말 한마디 못하지만서도, 떠듬떠듬 책을 읽으며 일본사회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다시 한국사회를 돌아볼 수 있게 된 것은 너무나도 대견하고 기쁜 일이었지...  

국제연대활동이라며 무보수로 성실하게 가르침을 주신 미야우치 선생님께 그저 감사드릴뿐!!!

선생님이 매주 사무실로 와주시지 않았다면 이런저런 일정 핑게로 수업을 그토록 꾸준하게 할 수 없었을 것이여...

 

새로운 음식 만들기에도 도전했던 한 해...

쑥버무리도 만들어보고, 가지나물, 곤드레 나물밥, 인도식 커리, 단호박 죽....

내년 봄에도 쑥버무리 배터지게 해 먹어야지 ㅋㅋ 삼베 보자기까지 샀다구!!!

 

@ 풍성한 정서적 경험들...

 

한 달에 한번씩 나들이 계획을 세웠는데, 다 지키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많이 놀러다녔음 ㅋㅋ

나의 옛 친구들은 맨날 놀러다닌다고 팔자좋은 인간이라고 비난하고,

업무 영역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내가 워커홀릭인 줄 아는 기묘한 이중생활.. 훗...ㅋㅋ

 

오로라 탐험이라는 엄청난 일정으로 한 해를 시작하고,

이후 부석사와 무섬마을, 상원사/월정사/오대산숲길,  강릉과 동해, 변산반도와 김제금산사, 군산..

심지어 강릉 여행은 오랜만에 부모님 모시고 효도까지!!! (뜻하지 아니한 안보관광..)

비록 발표준비와 미팅일정 때문에 바쁘기는 했지만 샌프란시스코에도 다녀오고

아직 정리는 못한 뉴질랜드 남섬 여행도 무사히 완수....

 

공연 또한 어느 해보다 풍성하게 감상...

델리스파이스, 넬, 브로콜리 너마저, 이자람의 사천가와 억척가...

 

아쉬운 건 오로지 책.... ㅡ.ㅡ

 

@ 놀기만 한 건 아니여....

 

연구소에 중요한 인적 변화가 생겨서, 노건연 집행위 활동은 일단 접고 연구소 일에만 집중했던 한 해...

이런저런 실천적 연구과제도 몇 가지 수행하고, 

나서기 엄청 싫어하는데 할 수 없이 토론회에도 몇 번 나감.. ㅜ.ㅜ

 

"**연구회" 를 통한 노동자 지원활동을 꾸준히 했고,

일부 긍정적인 성과들과 논의의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뿌듯 ...

 

연구소에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전문가로서인지, 조합원으로서인지 애매하지만 공공노조 활동에 기여한 것도 뿌듯...

 

장시간을 끌던 논문 하나를 드디어 쫑내고 (ㅜ.ㅜ)

밀려있던 과제를 털어버릴 수 있는 조력자를 구한 것도 연말의 큰 성과... 

 

찻집 방담에만 머물던 공공성 문제를 드뎌 세미나로 조직화한 것도 나름의 성과임...

물론, 논의 결과를 정리하고 시즌 2를 시작해야 한다는 거대 과제가 남겨져 있음 ㅋㅋ

 

강의하는 거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데

사회역학을 널리 알리겠다는 나름 숭고한 목적으로 ㅜ.ㅜ

K 대 강의도 한 학기나 해주고, S 대학이랑 H 재단에도 몇 차례 강의...

심지어 천안과 부산도 한 차례 뛰었음...ㅡ.ㅡ

내년에는 좀 은인자중...

 

 

@ 총평하자면....

 

나름 다사다난...

정치적 영역을 제외하면 (ㅜ.ㅜ) 개인적으로는 보람도 있고, 즐겁고 행복한 일들도 많았던 한해...

하지만 허송세월도 많았고, 특히 어른패드 때문에 글쓰기와 책읽기가 게을러지면서

바보될 뻔한 위기에 처한 한 해이기도 했음.... 이러지는 말자구.....

 

 

# 다가오는 새해에는...

 

흔히들 작심삼일을 이야기하지만,

나는 지킬 수 있는 결심을 대개 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거의 없음 ㅋㅋ

몇 가지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것들을 적어보자면...

 

1. 일본어 공부 꾸준히 하기

지금 읽는 '관전사' 마저 다 읽고, 복지정치 제도의 진화에 대한 책을 읽었으면 좋겠음. 잠깐 방통대 등록도 고민해봤지만, 현실적으로 그건 너무 과한 욕심이라는 자각...  

 

2. 책읽기와 블로깅 다시 열심히...

퇴근 후 여흥용으로 어른패드 만지작 거리는 시간 줄이고,

매일 최소 한 시간은 책읽기나 글쓰기를 하자구... 사실 어려운 일도 아닌데....ㅡ.ㅡ

 

3. 멈추지 않는 나들이

한달에 한 번 나들이가 비용이나 시간 측면에서 쉬운 일을 아니지만

그 정도는 신경을 써야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사수할 수 있다는게 경험으로부터의 학습...

 

4. 신체활동량 증가...

극한의 날씨가 아니라면 걸어서 출퇴근을 꼭 지키자구!!!

점심시간에도 청권사 나들이나 서리풀 둘레길 정도는 돌고 오는 것이 올해의 목표...

 

5. 밀린 원고들 털기...

지금 밀려 있는 논문이랑 보고서 후딱 털고 새로운 글 좀 써보자 ㅡ.ㅡ

상반기에 모두 터는 것이 목표!!!

 

6. 도전: 대금 혹은 도시농업....

바로 아파트 정문앞에 대금 교습소가 있는데도 어쩌지 못했던 이 가련한 신세라니...

다음 주에 알아보고 2월부터 시작해볼 생각임...

동작구에서 열리는 도시농부학교 참여해보고 싶은데 여름부터 시작임... 일단 연구소 워크샵 통해 올해 업무량과 활동량을 가늠해본 뒤에 결정해야 할 듯...

 

7. 정치/사회활동....

이건 개인적으로 정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는데,

진보정당 활동은 뭐가 되었든 좀 결론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ㅡ.ㅡ

전반적으로는 '은인자중'과 '부동의 평정심'을 모토로 삼아 조용하고 신중한 몸가짐을 갖겠다는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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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30 18:52 2012/12/3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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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제로의 노동조합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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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상근 연구자들이 함께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 시민건강증진연구소 분회...
이정도 길이의 이름이라면 일찍이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석..."씨가 계셨다... ㅡ.ㅡ
연구소 상근 연구자들이 함께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 시민건강증진연구소 분회...
이정도 길이의 이름이라면 일찍이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석..."씨가 계셨다... ㅡ.ㅡ
 
연구소 상근 연구자들이 함께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 시민건강증진연구소 분회...
이정도 길이의 이름이라면 일찍이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석..."씨가 계셨다... ㅡ.ㅡ
 
노조에 가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지난 4월 경이었는데,
도대체 공공노조에서 만나주질 않아서 (ㅜ.ㅜ) 진행을 할 수가 없었더랬다.
뭐 교육이라도 받고 가입을 해야 할 거 아녀... 
하지만, 장기투쟁 사업장도 많고, 마침 화물연대 파업도 터지고....
이런 하찮은 사업장 따위에 신경 써주길 바라는게 무리였던 게지... ㅡ.ㅡ
 
어쨌든 공공노조 부위원장님이 사오신 참외를 먹으며 늦게나마 이런저런 설명도 듣고 조합원만이 누릴 수 있는 엄청난 혜택 (?)도 알고 나서 우리는 다같이 가입 서류를 작성했다.
심지어 분회장도 1분만에 뽑았다.
노조창립 기념타월이나 우산이라도 돌리면 좋겠지만, 우리 형편에 그건 어렵고,
분회장이 십자수로 만든 핸드폰 줄이라도 돌리면 어떨까 이런 시답잖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좀 웃겼다.
애들 장난도 아니고,
너무 싱겁게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호호깔깔 웃음 속에서 이루어진 게다.
서로들, 이렇게 긴장감과 비장함이 없는 노조는 첨 본다고 웃었다.
노조를 만들어보겠다고 아직도 많은 이들이 때로는 목숨을 걸고, 몇날 몇일 노숙을 하고, 또 금전적 손해와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는게 엄연한 현실인데 말이다.
 
그래서...  
몇 가지, 이 상황에 대해 정리를 해둘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에게, 또 연구소 후원자들에게, 그리고 다른 연구자  혹은 비영리/공익 단체 활동가들에게 설명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이다. 
 
#1. 우리는 왜 노조를 결성하는가!
 
사실 이미 우리 일터는 충분히 민주적이고 소위 노사갈등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일상적 의사결정은 주간회의를 통해서 함께 이루어지고, 
이사회나 회원 총회에서 큰 방향들이 결정되는데 이 또한 매우 민주적이다. 
 
또 소위 '사원'복지라면, 월급 적다는 것 빼놓고 문제될 만한 것이 없다.
(오히려 소장님이 우리한테 수탈당하는 구조라는게 적합... 맨날 거둬먹이느라 금전적 손실뿐 아니라 연구소 재정 충당한다고 강의 맡아라 세미나 열어서 우리 공부좀 시켜라.... 이런 요구 때문에 괴로워하심. 심지어 요즘 매주 논평까지 쓰시느라 더욱 고생..... 하지만 안 힘든 척ㅋㅋ)
실제로 이사회에서 상근자들 급여 인상을 결정해도, 후원금과 노조/시민사회의 연구의뢰로 재원을 충당하는 빤한 사정 때문에 상근자들 스스로 인상 폭을 조절하는게 그동안의 관행이었다.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소위 '스펙'에 비해 급여가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한국사회 비정규 /영세사업장 노동자의 임금 통계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 우리 월급 적다고 징징거리는 것은 볼썽 사나운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걸 감수하기로 하고 활동하는 사람들이고, 그러면서 동시에 다음 세대의 진보적 연구자/활동가들이 끊이지 않을 정도의 생활임금은 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그 접점을 찾기 위해 (매일매일은 아니지만 ㅡ.ㅡ) 고민한다.
 
그리고 근무시간의 자율성이 높고, 구성원들의 헌신과 조직몰입도, 상호신뢰도 뭐 최상급 ㅋㅋ
 
따라서 임금인상이나 기업복지의 확대가 우리가 노조활동을 하는 이유는 아니다.
(물론 이게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지금의 민주적인 논의 구조와 달라질 것은 없겠지만 분명히 교섭을 하기는 할게다.)
 
우리가 노조를 결성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노동계급으로서 '당연'한 일이고,
노조야말로 '덩치'와 '머리 수'만이 유일한 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달랑 세 명, 미미한 숫자지만 티끌모아 태산 ㅡ.ㅡ
 
 
#2. 노조는 누구에게 필요한가?
 
투쟁과 갈등이 있어야만 노조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북유럽 국가들의 노조 조직률이 그리 높은 것은, 임금이 너무 낮거나 노동자 탄압이 심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노조 조직율이 높기 때문에 그 힘을 무기로 '대화'와 '타협'이 가능하다는 것이 적절한 설명일 것이다.
 
파업이던 대타협이던, 노동자의 목소리를 관철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 수단은 노동조합이다.
그것도 개별 사업장/기업별 노조가 아니라 산별...  
 
하지만 한국의 극심한 노동운동 탄압, 혹독한 근로 환경, 반노동적 문화는 노동조합 건설을 극한의 생존권 투쟁, 민주주의 투쟁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노동조합 활동이란 때로는 목숨을 걸만큼 대단한 결의를 필요로 하는 비장한 그 무엇이다.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운동권' 문화이거나 혹은 경외감으로 바라봐야 하는 특별한 헌신...  
 
상대적으로 기업복지가 잘 되어 있거나 근로환경이 좋은 대기업 노동자들은 굳이 절박한 생존권 투쟁이 필요하지 않은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노조가 필요없다. 행여 쟁의행위라도 벌어지면 "그 월급 받으면서 뭐가 아쉬워 머리띠 두르고 노동조합 하냐"는 비아냥, 혹은 '귀족노조' 비난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한편 연구자, 혹은 공익적 성격의 비영리 기관  노동자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자신을 노동자로 여기지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 사회단체의 경우 분명한 사용자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혹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터 내에서 싸울 일 자체가  없기 때문에, 아니면 경제 사정이 빤하기 때문에 굳이 교섭하고 말 것도 없어서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떠올리지 않는다. (한겨레21 915호에서 이 문제를 다룬 적이 있다. "거룩한 곳, 착한 곳에도 필요해")
 
이렇게 되면 결국 노조를 만들고 가입하는 사람들이란 극한 상황에 내몰린 노동자들 뿐이다.
다들 내코가 석자인 사람들....
물론 이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연대하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모습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그게 아니라, 이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힘이 되는, '한가하고 문제없는' 노동조합이 든든한 버팀목으로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거다.
건강보험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부자와 가난한 사람, 젊은 이와 나이든 이들, 건강한 사람과 아픈 사람들이 함께 골고루 보험에 가입하여 위험이 분산되고 공유되어야 한다. 아픈 사람들만 잔뜩 보험에 가입하면 보험은 제 기능을 할 수없다. 
현재의 노조활동이 이런게 아닌가 싶다.
너무 어렵고 절박한 이들이 노조를 만들고, 그러다보니 실제로 누가 누구를 도울만한 처지도 아닐 뿐 아니라, 
소위 지도부도 이 상황들이 감당이 안 된다. 장투사업장 순회 방문만으로도 주간 일정이 꽉 찰 지경이라니 말이다 (그래서 우리가 제발로 찾아가 노조만든다고 해도 우리를 반겨주지 않았지... ㅡ.ㅡ).
말하자면, 우리처럼 한가한 사업장이나 아니면 조합비를 많이 낼 수 있는 부자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대거 pool 을 형성해서 위험을 공유하여 모두가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자는 것이다. 
 
절박한 위기 상황의 시민적 연대도 좋은 일이지만,
가급적 많은 노동자/직장인들이 평소에 '잉여' 조합원, 한가한 조합원, 돈만 내는 페이퍼 조합원 등으로 조금씩 기여하면서 노동조합 몸집을 불려나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기준으로 볼 때 노동조합이 가장 필요없는 사업장이야 말로, 가장 쉽게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곳들이 먼저 나서서 노조를 만들고 '이거 별거 아니야', '노동자가 있는 곳에는 당연히 노조가 있는거야'를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야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못살게 구는 것이 얼마나 기괴하고 촌스러운 것인지가 드러나지 않을까....
 
예전에 영화 고질라의 카피가 'the size matters' 였던 걸로 기억한다.
노동자도 마찬가지다.  노동자의 힘도 사이즈에서 나온다. 
모든 노동자에게는 노조가 필요하다. 
 
 
#3. 우리의 기여라면... 
 
우리는 사회 진보의 방식과 내용을 연구하는 연구자로서의 정체성,
또 노동하는 생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동시에 갖는다.
열심히 연구활동을 할 것이고, 작은 돈이지만 성실하게 조합비를 내고,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연대투쟁에 조금씩 힘을 보태나갈 것이다.
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앞으로 집회 나가면 찾아갈 깃발이 생겼어 ㅎㅎ
 
이렇게 써놓고 보니, 마치 내일 당장이라도 한국 노동운동을 짊어지고 나갈 기세지만 ㅋㅋ
우리의 가장 큰 기여는
아마도 '노조는 아무나 하는 것' '노조는 별일없어도 만들 수 있는 것'이라는 신개념(?)을 전파하고  
분자 (쟁의사업장 숫자)는 그대로 둔 상태에서 분모만 늘어나 (무려 세 명이라는 조합원 숫자 ㅋㅋ) 공공노조상근활동가들의 '조합원 숫자 대비 필요활동의 양'을 아주 미세하게(!) 감소시켰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다른 영세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도 어여 노조 만드시라.
3일차 조합원의 허세.....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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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3 22:33 2012/07/13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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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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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일 때문에 바쁘기도 하고 지독한 목감기 때문에 컨디션이 정말 메롱이다.

 

근데 꼭 기록해두고 싶은 게 있다.

 

얼마 전에 변영주 감독이 진보신당 지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나섰다.

전후 사정은 나도 잘 모른다.

허나, 누가 부탁한다고 마음에도 없는 일을 그녀가 억지로 했을 것 같지는 않고

또 평소의 행보에 비추어볼 때 그닥 예상못한 일도 아니기는 하다.

 

그런데, 그 전에 나는 그녀가 당적을 옮겼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예전에 연구소 모임에 특강 오셨을 때 뒷풀이 자리에서 그녀는 노와 심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표명한 바 있다. 

이들의 생각에 동의할 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이 사람들이 너무 좋다고 이야기했었다.

나는 그래서, 혹시나 그녀가 그들을 따라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권력에 대한 욕심입네 뭐네 사람들이 거품을 물고 욕을 해도,

그래도 나는 여전히 노/심/조에 대한 애정이 적지 않다.

그들의 행보가 아쉽기는 하지만, 그것이 정말 개인의 야욕 때문이었다고는 지금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진심으로 잘 되었으면 좋겠고, 

국회에 입성한다면 기여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우리 불쌍한 '조'... ㅜ.ㅜ)

아마, 예전에 노심조를 좋아하고 지지했던 사람이라면 이런 마음들이 다 남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러한 인간적인 애정 (?)과 정당 활동을 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당원'과 '빠'의 차이점이기도 할 것이다.

 

한국사회의 노동없는 민주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했던 최장집 교수가

개인적 인연을 들어 손학규 후원회장으로 나섰을 때 세상이 좀 혼란스러웠다.

그렇게 정실 정치, 정당없는 정치, 노동없는 정치를 비판하셨던 분이... 이게 뭔 일인가....

일개 필부도 아니고... 그것이 미치는 파장에 대해서 모르지도 않으실 분이....

 

이런 맥락에서

변영주 감독이 그 좋아하던 노/심이 아니라 진보신당의 당원으로 남아 있고 공개적 지지를 표명했다는 사실은 다소 상징적이다. 그리고 이건 변 감독 개인 뿐 아니라 노/심을 아직도 아끼고 지지하지만 진보신당 당원으로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정치학자도 하지 못한 일을 우리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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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8 21:26 2012/03/2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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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성과 원칙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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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원칙을 강건하게 지켜나가는 가운데,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전진'에 대한 목표를 잊지 않는다면,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가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그런데 현실 세계 속에서 이 문제는 좀처럼 분명하지도, 간단하지도 않다.

또, 거대담론으로서의 진보와 일상 정치에서의 진보가 항상 함께 가는 것도 아니다.

 

현실성, 유연성을 이유로 들면서

일상의 가부장과 권위에 순응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결코 버릴 수 없는 가치일텐데 그것을 전술적으로 잠시 접어둘수도 있는 것인양 취급하는 모습을 요즘 많이 본다. 

 

김동원 감독의 '송환'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더랬다.

"그깟" 전향서 한 장의 무게가 무엇이길래, 저들은 그 고통을 감내했던 것일까?

 

엊그제 일본어 수업 중에 선생님께서 예전에 아들 출생신고를 하면서  '소화@@년' 이 아니라 '서기@@년'이라고 쓰기 위해 공무원과 얼마나 실랑이를 벌였는지 말씀하시는 걸 들으며 또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싸움에 져서 '소화'로 표기했던 일이 아직도 속상하시단다..ㅡ.ㅡ

나도 주민등록증을 안 쓰려고 필요할 때마다 여권을 제출하고 들고 다니면서 실랑이를 벌이고 불필요한 설명을 하느라 고샘했던 기억, 국기에 대한 경례를 안 하면서 뒤통수가 따가웠던 소소한 기억들이 있는지라, 그 심정이 십분 이해가 갔다.

 

그런데....

대개는, 고루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처럼 비춰지겠지만,

그래도 짧지 않은 (?) 인생 돌아보건데, 유연성보다는 원칙이 우선인 것 같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네가 하면 불륜이라는 것도 우습다. 

 

물론, 하늘에 한점 부끄럼 없는 원칙적인 삶이라는 게 가능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겠지만,

그나마 최대값을 지향해야, 최소값이라도 실천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런 삶은, 사실 많~이 피곤하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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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5 22:51 2012/03/1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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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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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정치판이 어지럽고 엉망진창인 시기는, 철들고 나서도 처음 보는 것 같다.

혹시 해방 정국이 이랬을까나??? ㅜ.ㅜ

 

도대체 인지부조화 때문에 정신사납기가 그지없다.. 

 

공천을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면, 새삼 원칙이 뭔가 하는 의문이 든다.

마치 새인물을 공천해야 개혁이고, 기존 의원들을 재공천하면 구태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이 참 우습다.

무슨 최신 휴대폰 세일즈 하는 것도 아니고... ㅡ.ㅡ

 

거기에다 모바일 투표하고 국민경선해야 '민주적'인 것이고, 당원들만 후보 추천에 참여하면 그건 구악이다

진보정당에서 '진성당원' 제도를 자랑으로 내세웠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건 도대체 뭔가 모르겠다.

정당이고 뭐고 다 해체하고, 방송국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그냥 모바일 투표로 다 결정해버림 어떨까 싶다.

 

현재의 경제상황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에서 출마한 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자기와는 무관한 일인양 이야기하고

실질적으로 현 정권의 정책과 그리 다르지도 않았던 이전 정권 사람들은 모두 집단 기억상실증에라도 걸린 듯 싶다.

 

통합진보당, 진보신당은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문제를 두고 한창 신경전인데

민주노총 전직 간부들은 민주당에 개선장군처럼 입당....

닭쫒던 개라는 표현은 딱 이럴 때 쓰는 거 아닐까....

 

진보신당에 대한 기대를 어느 정도 접었던 상황에서

또 사람들이 비장한 각오로 한걸음씩 옮기는 걸 보니 차마 모른 척 못하겠고...

 

이번 총선과 대선을 지나고 나면 '일단' 87년 체제는 문을 닫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모두 안녕 이라고나 할까...

물론 역사에 단절이야 없다지만

좀더 차분하게 새로운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포맷 (!) 상태'에는 이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당장 선거에서 진보신당이 '공식적으로' 소멸될 것이 거의 분명해보이지만 (ㅜ.ㅜ)

그 이후를 웬지 기대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은 든다.

 

모두들 장렬하게 '산화'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그저,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라고 생각하며 조금만 숨을 고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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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9 22:36 2012/03/0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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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로운 간단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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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찮은 소생의 도움을 갈구하는 곳이 많은 건 아니지만,

활동의 총량을 늘릴 수 없다는 점에서 원칙을 준비해두는 건 필요하겠다.

 

몇 가지 예전부터 생각해두었던 건데, 잠깐 메모로 정리해두자

 

1. 각종 '자문'

뭘 안다고 어디 자문하러 다니겠냐마는

의외로 면피용/정당화용 외부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는 곳이 적지 않아 종종 불려다닌다.

 

이 때 참여 원칙은 세 가지

 

첫째, 정부(관련)기관의 경우 내용적인 측면에서 국가단위 서베이/조사 같은 기초자료를 만드는 과정에는 사회역학 연구자로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다.

 

둘째, 그밖의 정부(관련)기관의 자문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이러한 원칙은 에드워드 사이드 할배의 co-optation 에 대한 지적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또한 추상적인 자문일수록 실제 내용보다는 구색갖추기나 면피용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 경험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또한 나 말고도 도와줄 사람이 수두룩하다.

 

셋째, 사회운동 진영의 자문이나 도움 요청은 시간을 낼 수 있고, 전문성으로서 자신이 있는 분야라면 성실히 응한다. 하지만 문어발식 영역 확장이나 잘 알지도 못하는 분야에 이름 올리는 것은 하지 않는다

 

 

2. 토론회나 발표

 

첫째, 독립적인 (?) 학술 행사에는 연구자로서 열심히 (?) 참가한다.

 

둘째, 사회적/정치적 성격의 토론회, 학술행사에는 개인이 아닌 조직의 이름으로 참가한다.

 

 

3. 프로젝트

 

첫째, 정부의 정책용역에는 가급적 참여하지 않는다. (비교적 독립성 보장되는 연구재단이나 기금과제는 오케이)

근데 이 경우 가끔 생계형 일자리로 연루될 때가 있어서 고민이여... ㅡ.ㅡ

 

둘째, 시민사회 진영의 프로젝트성 과제는 시간이 나고 전문성이 있는 영역이라면 기꺼이 참여한다. 마찬가지로 마구잡이 참여는 절대 지양....

 

-------------------------------------------

또 생각나는 거 있음 나중에 추가하자...

쓰고 보니 어디에서 대단한 러브콜이라도 받는 사람 같네 ㅋㅋ

아무도 찾지 않는데 혼자서 막 복잡한 원칙을 만들고 있는 꼴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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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0 22:33 2012/02/20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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