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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 기능 없어진 거냐.. 왜 뭐가 안 되지.. ㅡ.ㅡ
# 빈곤 과정 (조문영, 2022)
빈곤 과정 - 빈곤의 배치와 취약한 삶들의 인류학 조문영 글항아리, 2022 |
몹시 흥미롭게 읽었으나 3부 인류세의 빈곤에서 기후위기 나오고 코로나 이야기... 는 아직 저자의 생각이 정리가 덜 된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음
국내의 빈곤 관련 서적들이 대개 서사 중심의 현실 드러내기, 그들도 사람이었네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좀더 학술적으로 정제되어 상태로서의 빈곤이 아니라 유동하는 과정으로서의 빈곤 문제를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음. 제1장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역사, 2장 '의존의 문제화'는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기억이 희미해진 가까운 한국현대사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들었고, 노동-자립 / 빈곤-의존의 견고한 이분법이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님을 보여줌
장소와 시기는 다르지만 (우리와 아무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중국의 빈곤문제를 통해 보편성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게 한 부분도 좋았고, 한국의 글로벌 반빈곤 산업이 청년 봉사자들의 열정덕분에 집합적 퍼포먼스로 부상한 점, 청년들의 자원봉사가 타국의 경제적 빈곤에 대한 적극적 개입이라기보다 신자유주의 시대 실존의 빈곤을 보듬는 '치유'기제가 되버린 아이러니를 보여준 것도 너무 이해가 되었음
학생들과의 인류학 수업을 통해 소위 '말할 수 있는 프리케리아트'로서의 엘리트 대학 학생들의 현실 빈곤 인식론, 안전 담론을 들여다본 부분도 흥미로웠음. 나도 관심이 있던 문제라....
그런데 네그리/하트, 이진경, 바우만, 들뢰즈, 지젝.... 같은 사람들 -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 ㅋㅋ 이 사람들을 왜 이렇게 많이 인용하는 것인가. 이들이 멀쩡한데 하도 남한사회에서 이상하게 소비되는 것 때문에 내가 편견을 가진 것인가? 근데 인용한 부분도 보면 뭐 특별한 개념의 구축이나 혁신이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여전히 미슷헤리
몇 가지 메모
# 결핍의 경제학 (2014)
결핍의 경제학 - 왜 부족할수록 마음은 더 끌리는가? 센딜 멀레이너선 & 엘다 샤퍼 알에이치코리아(RHK), 2014 |
미국에서 교양 사회과학책 쓰는 진보 리버럴들이 공유하는 무슨 대본이 있는 건가. 정말 이 분위기 미치도록 싫음. 쿨하고, 자기비하의 농담을 여유롭게 즐길 줄 알고, 사람들이 흔히 놓치는 흔한 사실/경향을 예리하게 콕 집어내는 천재성을 갖춘 자뻑 명문대학 남자 교수들....
마감을 앞두고 집중력이 폭발하는 것을 집중 배당금이라 하고, 터널 시야에 사로잡혀 다른 것을 고려하지 못해 생기는 손실을 굳이 터널링 '세금'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니 참으로 경제학 전공자 답다 싶음...
심지어 담배/술 같은 유혹 상품에 지출되는 생활비 비중을 '유혹의 세금'이라고 표현했고, 당연히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이런 상품의 소비 비중이 더 높은 것도 마치 결핍 때문에 이런 유혹에 쉽게 휘둘리는 것처럼...
이런 단어 만들어내고 자기네들끼로 신나서 하이파이브했겠지?
심지어 요점을 계속 반복하면서 책의 분량을 한정없이 늘림... 이게 이렇게까지 할 이야기인가????
사실 책에 나열된 사례들은 저자들의 핵심 개념인 '결핍'이 아니라 'distraction' 혹은 'cognitive burden' 으로 설명하는 것이 보다 적절한 문제들이 대부분이었음. 경제적 빈곤층이 왜 근시안적 결정, 바보같은 행동을 하는지, 시간/마감에 쫓기거나 다른 데 정신팔린 사람들이 왜 엉뚱한 오답을 내놓는지...
이건 채워지지 않은 욕망으로서의 결핍 때문에 그 결핍의 대상에 사로잡힌 게 아니잖아,
고려해야 할 수많은 요소 때문에 그야말로 prefrontal cortext 의 인지적 자원이 고갈되어 버린 거라구.. ㅜ.ㅜ 그게 경제적 결핍일 수도 있고, 관계의 갈등일 수도 있고, 응시하는 성적 시선일 수도 있고.... 그리고 내적 자원이 고갈된 상태에서 (proprioception) 부정적 정서와 부적절한 인지적 반응이 만들어진다는 것도 이미 많은 연구가 이야기하지 않았음?
대체 행동경제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넌센스임.. homo economicus 라는 말도 안 되는 전제에 대한 반발이 겨우 애들 장난 같은 심리학으로의 귀결이라니...????? 인도 시장의 노점상들이 행동만 다르게 했다면 얼마든지 덜 가난해질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이 용기를 우리는 배워야 하는 것인가... 그런데다 인도에서 행동경제학 실험은 왜 그렇게 많이 했다냐? 이런 연구들은 어떻게 IRB 를 통과한 것인감?
연구한다고 개인들한테 막 백만원씩 나눠 주고 그래도 되는 거임??????
이 책의 결론이 뭐냐면... ㅋㅋㅋ 1) 당신의 대역폭을 관리하라 2) 결핍의 심리에 초점을 맞춰라 (동기부여나 교육, 당근, 채찍이 아니라 대역폭 확대에 집중하라는 것 - 어차피 인센티브 줘도 성공 못한다는 말씀) 3) 풍족함은 결핍과 맞닿아 있다
진짜 지랄도 풍년이라는 말은 이럴 때 써야지... 빈곤 문제의 해결이 결국 일체유심조로 귀결되는 이 해괴한 현상을 보면서, 정말 빈곤지식산업이 얼마나 세상을 망치는지 실시간으로 감상한 느낌...
게다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이 엄청난 타자화는 뭐람?
'이 문제는 지독할 정도로 오래 방치되었고 그러다보니 이제는 어쩐지 지겹기까지 하다. 바로 이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왜 이토록 형편없이 굴까" 이것이 바로 방안에 있는 코끼리, 누구나 문제임은 인식하지만 쉽사리 꺼내지 못하는 난감한 문제이다'
아마도 이런 책을 사서 읽는 사람 중에 빈곤층 '당사자'는 없을 것이고, 독자들은 빈곤층의 이해할 수 없는 바보같은 행동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양식있는 동료시민이라 가정한 것인가? We/Others 가 이렇게 분명한 책도 참 오랜만일세....
이 책에 진심 감화받은 리버럴들은 (빈곤층을 돕는것에 진심인!!!) 빈곤층의 왜곡된 인지체계와 '마음가짐'을 교정하는 것이야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려나???
"결핍의 덫에서 해방되려면 자원을 욕망보다 평균적으로 많이 가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언제라도 닥칠 수 있는 커다란 충격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는 느슨함을 가지는 것 역시 그만큼 중요하다" ㅋㅋ 우리는 이것을 버퍼링이라고 부르구요... 그래서 소득만큼이나 자산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해왔어요. 근데 가난한 이들은 바로 그 가난 때문에 이렇게 자산을 축적할 수가 없잖여... ㅜ.ㅜ
아우.. 매번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다가 결국 스스로를 원망하며 끝나는 이런 책들.... 끝까지 읽기는 했다만 진정 책을 고르는 나의 안목이 퇴화한 것인가 자괴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네 ㅜ.ㅜ
사족으로... 1999년 나사의 화성탐사선 실패는 '영국식 측정법' 때문이 아니라, 미국이 일상에서 미터법metric이라는 표준 체계를 사용하지 않고 이미 영국에서도 폐기된 imperial measure 를 사용하기 때문에 벌어진 사고였잖아.. 국제적 웃음거리 되었다고... 똑바로 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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