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바스크 나들이_마지막
- hongsili
- 10/11
-
- 바스크 나들이_05
- hongsili
- 10/11
-
- 바스크 나들이_04
- hongsili
- 10/06
-
- 바스크 나들이_03
- hongsili
- 10/06
-
- 바스크 나들이_02
- hongsili
- 10/03
블로그 포스팅이 거의 매년 일정하게 오른쪽 꼬리가 길게 늘어진, 전형적인 skewed 패턴의 분포를 따르고 있음.
능력주의 - 2034년,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엘리트 계급의 세습 이야기 마이클 영 이매진, 2020 |
IQ + effort = merit
인간 본성과 가치의 수많은 측면 중 단일 능력, 즉 지능으로 모든 것을 판별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를 보여주기 위해 마이클 영은 일종의 대안역사소설을 썼지만,
어째 그 내용이 풍자로 읽히지 못하고 모름지기 능력주의란 이래야 하는구나... 로 오해받는 현실을 어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네 ㅡ.ㅡ 한국사회 가져올 것도 없이, 토니 블레어가 능력주의 사회로 나아가겠다고 했을 때 노인네 얼마나 속이 터졌을까...
놀라운 것은 이런 막무가내 능력주의로 몰아붙였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보여준 내용들이 이미 한국 사회에서 많이 벌어지고 있는 것들.... 이러면 웃을 수가 없잖아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정교한 (점점 앞당겨지는) 지능 측정 시스템, 그에 다른 성과의 배분, 무엇보다 이제 모든 것이 공정하다는 (객관적 차이에 의해 응분의 몪이 돌아가고 있으니!) 정당화 이데올로기.... 어째 능력으로 평가했는데 선별적 결혼 전략과 조기투자 (심지어 입양, 납치, 유전자 조작) 능력 자체가 세습화되는 기현상.....
책이 쓰여진 시점을 생각한다면 정말 예리한 통찰... 어쩌다보니 예언서 ㅜ.ㅜ
어쨌든 마지막 '혁명'이 여성들로부터 시작된 것은 의미심장... 이 가상의 필자는 혁명이 부질없다고 생각하며 낙관했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았다는 점 또한....
"특정한 가족의 성원으로서 시민들은 자기 자식이 모든 특권을 누리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동시에 다른 누구의 자식이든 특권을 누리는 데는 반대한다. 시민들은 자기 자식만 빼고 다른 모든 아이들에게는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기를 원한다.... 우리는 가족이 하는 저항을 과소평가했다. 가정은 지금도 가장 비옥한 반동의 온상이다."
"생물학적이고 사회적인 의미에서 말하는 아동기가 계속 짧아지고 교육적 의미에서 말하는 아동기는 계속 길어지면서 딜레마가 생겨났다."
"불공정한 교육 때문에 사람들은 환상을 유지할 수 있었고, 불균등한 기회 때문에 인간의 평등이라는 신화가 자라났다. 우리는 이 이야기가 신화라는 점을 알지만 우리 조상들은 알지 못했다"
" 오늘의 상층 집단이 내일의 상층 집단을 길러낼 가능성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높다. 엘리트 집단은 이제 세습화되는 중이며, 세습의 원리와 능력의 원리가 결합되고 있다."
20 VS 80의 사회 - 상위 20퍼센트는 어떻게 불평등을 유지하는가 리처드 리브스 민음사, 2019 |
내용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으나 주어와 목적어가 분명하고, 능동태로 쓰여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음. 그동안 불평등에 대한 수많은 교양서적들이 마치 상위 1% 문제만 해결되면 (심지어 상위 20% 속하는 이들조차 마치 자신은 서민이고 1%만 문제인 것처럼 이야기), 혹은 타자화된 모습으로 그려진 빈곤층 문제만 해결한다면 될 것처럼 그리고, 정책 또한 어디선가 진공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할 그 무엇처럼 비인칭으로 쓰이곤 했음
허나 이 책에서 저자는 본인이 속한 계급, 중상류층 엘리트들이 이기적 의도는 아니었지만 개별적으로 합리적이었던 행동이 집합적으로 불평등, 특히 기회불평등, 인적자본의 불평등에 엄청나게 기여하고 있으며, 이를 자각하고 어느 정도 포기하지 않으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함.
너도 좋고 나도 좋은 공자님 소리가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기득권이 있고 그걸 일부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음
상대적 지위를 갖는 계층 구조에서 누군가 상층에서 내려오지 않는 이상 어떻게 상향 이동성이 생겨나겠음.. ㅜ.ㅜ 당연한 소리이지만 마치 그동안은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샹향 이동만 이야기하고 아무도 누군가 내려와야 한다는 것을 대놓고 이야기하기 꺼려했던 걸 생각하면 속이 씨~원함
"중상류층은 자신의 막대한 권력을 공정성이나 형텅성에 대한 고려 없이 자신의 지위와 자리를 지키기 위해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의 지위가 전적으로 자신의 능력에 따른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이기적이 되었다. 이웃이나 동료를 대한는 태도가 이기적이라는 말이 아니라 더 큰 그림에서 이기적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우리이게 주어지는 조세혜택을 당연한 특권인 듯이 받아들이고 우리의 목적을 위해 다른 이들의 기회ㄴ를 차단하는 식으로 이기적이다...... 퍼트넘은 그의 저서 '우리아이들'에서 이책은 상류층을 왁마화하는 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중상류층은 비난받을 만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비난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약간은 말이다. "
자신의 자녀들이 더 아래로 떨어지지 않게 깔아준 유리 바닥은 (대학은 부유하고 덜 똑똑한 아이들의 하향이동을 막는 효과) 그 아래 계층의 아이들이 올라오는 것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이 되어버림. 그리고 이렇게 되면 사회 전체의 효용, 노동의 질도 떨어짐. 덜 능력있지만 집안 좋은 아이들이 상층을 차지하게 될테니까... 물론 사회가 어찌 되든 개인은 알 바 아니겠지만 ㅡ.ㅡ 최소한 정책결정자들은 신경써야 하는 일 아닌감??
"우리는 누구도 가난하다고 해서 배제하지 않았다. 우리는 신체적 능력이 약한 사람을 배제했다. 가난한 사람이 신체도 약하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말이다"
상위 20% 중상류층 엘리트들은 상위 1%에 가장 많이 드나드는 계층이면서 (그렇지만 본인들은 상위 1% 아니라고 생각) 동시에 강력한 문화자본, 사회자본, 지식권력을 통해 미디어, 여론, 정책/제도를 주도하는 계층.
한국에서도 이원재 대표의 글이 보여주듯, 자본의 삼위일체화 (부동산 자산, 학력 지위자산, 현금소득) 경향이 뚜렷하고, 그동안 경제학자 (소득과 부), 사회학자(직업지위, 교육수준), 인류학자(문화와 규범)들이 계급 분화를 두고 다양한 분석을 해왔지만 지금은 모든 추세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은 매우 타당함
대부분의 중상류층은 착취를 통해서가 아니라 재능을 활용해서 지위를 획득하는 경향. 하지만 현 세대에서의 소득 격차가 다음 세대에서 기회의 격차가 된다면 경제적 불평등은 영속적 계급으로 고착될 수밖에 없음.
부모는 아이가 잘 살아가도록 도울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할 권리가 있지만, 아이에게 '경쟁우위'를 부여하기 위해 무언가를 할 권리는 없음. 내 아니가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내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잘 사는 것을 도우면 안 된다는... 근데 이게 항상 뚜렷이 구분되는게 아니라는 문제... 그래서 개별 개인 선택의 총합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사회적 규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함.
영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지위가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획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능력본위 시장에서 높은 지위를 얻으려면 능력을 가져야 하고, 이렇게 능력만 갖춘다면 기회는 평등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능력을 들고가는 시장의 공정성이 아니라, 그 능력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평등하지 않다는 것... 중상류층 아이들은 노동시장에 진입할 무렵이면 이미 다른 사람보다 상당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능력대로 경쟁하면 좋은 자리를 차지하게 됨... '세습적 능력 본위제'
그리고 이 책의 내용은 대한민국 중상층 엘리트들의 자녀교육 군비전쟁의 의미를 잘 보여줌.
"대졸 엄마들의 노동공급에 대한 의사결정이 자신의 시간에 대한 금전적 가치보다 가정의 효융극대화에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목표들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내가 현재 시장에 나가서 벌어오는 돈보다, 직장 때려치우고 헬리콥터 맘이 되어 아이 교육에 몰빵하는 것이 계급 지속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겠음. 그래서 어이없게도 교육에서의 젠더 평등화, 여성의 교육 성취가 희안하게 교육 불평등을 악화시키는 아이러니를 목도하게 되는 기이한 현실... 한국에서는 고학력 여성들에게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는 애달픈 현실과, 그 고학력 여성의 배우자들이 전업주부를 유지할만큼의 경제력이 있다는 점, 그리고 교육투자를 통한 지위 경쟁에서의 우위 선점 삼박자가 만나서 대폭발.. ㅜ.ㅜ
모름지기 여자들 다 노동시장에서 일해야 한다... 여성 자신들의 사회적 성취도 이루고, 교육 불평등 악화도 막고, 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것 아녀... ㅡ.ㅡ
게다가 그토록 '공정' 좋아하는 수도권 명문대 청년들의 능력분위주의 이데올로기가 갖는 함의와 문제점도 이 책을 통해 한발짝 떨어져 돌아볼 수 있음
저자가 특히 문제라고 지적한 기회사재기 (Tilly 영감님의 opportunity hoarding)의 세 가지 유형 - 사실 이는 커다란 기계 작동의 결과가 아니라 개인들의 작은 선택과 미시적 선호가 누적되어 생기는 결과.... 하지만 이것이 사회전반의 문화에 큰 영향...
1) 배타적 토지용도 규제 - 고밀도 개발 반대 (한국인으로서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 ㅋㅋ 고층 럭셔리 아파트 들어오는 걸 왜 반대해 ㅋㅋㅋ) 2) 불공정한 대학입학 절차 - 특히 동문 우대, 3) 인턴 기회의 불공정한 분배 (이를테면 그런 의도로 만들어진 건 아니지만 자녀와 직장에 가는 날... 행사만큼 역진적인 게 없음 ㅜ.ㅜ)- 미국이라고 인턴 제도, 특히 무급 인턴 제도가 비판받지 않는게 아님. 한국은 희안하게 미국 나쁜 거 엄청 빨리 수입해옴. 미국 유학에 기초한 엘리트 지식인들의 자기성찰 부족과 관련있다고 생각함
그래서 저자가 제안하는 대안은, 노동시장 규제로 불평등을 사후 교정하려 하기보다 생애 첫 25년 동안 인적 자본 축적에서 격차를 좁히는 걸 목표로 삼자는 것!!! 한국과는 맥락이 몹시 다르지만 참조할 부분이 적지 않음.. 근데 이게 어떻게 가능하겠냐구 ㅜ.ㅜ 정치를 만들어내는 엘리트들이 모두 이 제도의 가장 큰 수혜자들인데... ㅜ.ㅜ 그나마 법/돈/염치를 활용해보자는 제안, 특히 엘리트들의 '염치'를 활용하자는 제안이 눈물겹기까지 한데.. 요즘 돌아가는 걸 보면 지식 엘리트 계층에 과연 염치라는게 있는지 매우 회의적.....
(1) 인적자본 육성 측면 - 경쟁 준비과정을 더 평등하게 만드는 것 1) 계획하지 않은 임신 줄이기, 2) 육아 격차 좁히기, 3) 열악한 한교에서 더 훌륭한 교사가 일할 수 있게 하기, 4) 대학 학자금 조달기회를 더욱 공정하게
(2) 기회 사재기 감소 측면 - 1) 배타적 토지 용도 규제 철폐, 2) 대학 입학자격 확대 - 대표적으로 동문자녀 우대제도 철폐 (여기에는 '법, 돈, 염치' 이 세가지 무기를 활용해야 함 ㅋㅋ), 3) 인턴제도 개혁
조지 오웰 피에르 크리스탱 마농지, 2020 |
왜 갑자기 이 책을 읽게 되었나 모르겠는데... 어느 순간 급발진... 하지만 계기를 까먹음...
그런데 읽으면서 깨달은 것이... 여태껏 오웰의 본명을 알지 못하고 있었음. 에릭이라니... 어쩐지 X-men 의 매그니토가 저절로 연상되잖아 ㅋㅋ
몰락한 귀족/양반의 자제로서 지적 재능을 가진 그가 만일 식민지 조선에 태어났더라면. 항일무장독립투쟁을 했거나 자신의 계급적 기반을 자책하며 자기파괴적 기행을 일삼는 '도련님'이 되었겠지만
어쩌다보니 그는 제국 영국에서 태어났고, 그런 계급적 속성 때문에 오히려 전형적 선택지를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었으니 인간의 조건이란 무엇인가.. 참....
한 사람의 파란만장한 삶을 이렇게 심플한 일러스트와 짧은 글들로 압축적으로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 정수를 전할 수 있다니 매우매우 놀라웠음!!!!.
자유로운 정신이 마냥, 항상 즐거울 수만은 없겠으나... 그럼에도 그처럼 꾸준히 자유롭고 싶음.....
책을 읽자마자 1984를 당장 다시 읽고 싶다는 열정이 들끓어 순식간에 읽어버림.. .(무료 전차책!)
어릴 적 아마도 필독도서 쯤으로 읽었던 것 같은데... 이제와 다시 읽으면서 정말 숨이 막혀 죽는 줄 알았음. 무려 1949년..... 디스토피아적 예언이 어느덧 현실의 일부가 되었고, 그 출구없는 우울한 전망을 너무나 절실하게 경험했던지라... ㅜ.ㅜ
전쟁은 평화
자유는 굴좀
무지는 힘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