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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섯, 평가와 변화를 위한 시작

  • 등록일
    2006/07/24 01:32
  • 수정일
    2006/07/24 01:32

1.

MT 다녀온 후.

일도 안되고, 귀찮고 하여 오늘 하루는 나만을 위해 온전히 투자하기로 맘 먹었다.

그 첫번째 작업은 내 블로그 스킨수정. 하지만 시작한지 얼마안가 귀차니즘이 엄습. 이쯤에서 마무리하기로 결정.. ^^ 아주 싹 맘에 드는 건 아니지만 당분간 쓰기로 한다.

두번째 작업은 이 포스트

 

2.

수요일 지난 1년 동안 묵혀두었던 (금전)빚을 청산했다. 그리고도 약간의 돈이 남아 모처럼 거하게 술을 먹기로 맘을 먹었다. 하지만 생각만큼 즐거운 술자리는 아니었다. 2년만에 생각지 못하게 만난 한 선배는 2년전 나에게 했던 말과 행동들을 고스란히 반복했다.

이것저것 할줄알지만 늘 B급이라는 나에 대한 비아냥이 첫 인사였던 것이다.

내가 별것 아닌것 같은 비아냥에 급빈정 상한 것은 첫째는 그들이 비아냥거리는 대상이 내가 아니라 내가 속한 조직이기 때문이고, 모두 우리 조직을 거쳐간 인사들이라는 점 때문이고, 셋째는 그들의 말투가 무례하기에, 넷째는 그런 나에게 삐졌냐고 술자리 망친다고 타박한 사람 탓이다.

 

내 성격은 정말 절망적이다. ^^

내가 너무 아끼는 사람들 앞이라 2년전과 마찬가지로 욕을 해주지 못한게 억울해서 밤새 악몽을 꿨다.

 

그의 평가가 틀린 것은 아니다. 첫째는 실력이 없다는 뜻일 테이고, 둘째는 닫힌 네트워크에 불과한 진보넷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그들이 단언하는 평가의 결론은 진보넷 문 닫으라는 것인데.

진보넷에 대한 평가와 결과 사이에 난 아직 고민중이다.

 

3.

고민의 출발점은 사회운동네트워크라는 의제이다. 8년전 진보넷의 출발이 그렇하듯 진보넷이 사회운동네트워크인가 여부가 진보넷 운동의 평가에 있어 가장 큰 잣대이다. 하지만 8년전의 의제와 지금의 그것이 같은가에 대한 논쟁이 우선되어야 한다. 8년전의 사회운동네트워크는 상업 트랜드적인 표현으로는 포탈 따라잡기. 대안포털이라는 구체적인 표현되었다.

포털전략은 지금이 포털사이트를 참고하자면 대규모 판타지 사업이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운동권내 일종의 패권전략이다. 네트워크 지원 사업을 미끼로 모든 자원을 한곳으로 몰아주기에 다름아니다. 그것은 8년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지금은 좌/우 파의 세싸움 영역중 하나이기도 하다.  여기까지 온 마당에 구차하게 포장할 필요는 없다. 일면 더러워보이는 표현이지만 그것이 운동의 진전과 맥락상 닿아있다면 온갖 뒤치닥거리, 심지어 더러운 진흙탕에 발담구고 쌈박질할 것을 구지 마다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과연 그런 진흙탕싸움에 나서야할 명분이 지금 이 시간 존재하는가로 다시 질문이 돌아온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동안 복무하고 헌신해왔던 그 명분들에게서 더 이상 명분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 좀더 많아졌다고 할 수 있다. 즉 8년전의 사회운동네트워크 전략은 폐기되어야 한다.

이제 애초의 질문은 2006년 지금의 사회운동네트워크란 어떤 것인가로 되돌아 간다. 따라서 진짜 논쟁을 할려면 여기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4.

1) 사회운동네트워크는 필요한가?

첫번째 질문, 언론전이 문제라면 대형포털중심의 언론전에 올인하는게 더 낳지 않나? 굳이 사회운동네트워크를 고민해야할 이유는 있는가?

두번째, 그럼 사회운동네트워크에서 따로 소통해야할 컨텐츠는 존재하는가? 있는가?

 

2) 혹시 필요하다면 2006년 논의해야할 사회운동네트워크는?

첫째는 활동가들의 자발적인 네트워크이어야 한다.

둘째는 품앗이 네트워크에 머물지 않는 대안 사회를 토론하는 선진공간이어야 한다.

셋째는 소수자들의 작은 네트워크에 기반하되 남한 사회 주류 담론체계에 대한 적절한 개입과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열심히 현장속보 우리끼리 올린다고 세상이 변하진 않는다.

넷째, 가장 도구적이되 다른 운동의 도구 따위로 뭔가 거대한척 하는 인간들에게 천대받지 않아야 한다. 서비스의 기능이 아니라 컨텐츠의 가치로 평가받을 것. 철저히 기술지향주의를 배제할 것

마지막으로 가장 프로페셔널할것.

 

일단 이 당연한 명제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기존운동을 폐기한 마당에 굳이 진보넷이라는 틀에 가두어 논의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누군가와 말을 하고 싶은데, 도무지 방법이 없다.

두가지가 문제일 텐데...

첫째는 과거의 잘못들 때문일 것이고,

둘째는 지금의 접근방법이 잘못된 때문일 것이다.

무조건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은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른다는 것의 재귀적 변명일 뿐이다. 따라서 참고 또 참고 인내할 따름이다. 다만 그 끝을 알 수 없어 두려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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