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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림

  • 등록일
    2007/07/24 03:19
  • 수정일
    2007/07/24 03:19

1.

몸살림 운동에 나간지 이제 3달이 거의 다되간다.

 

오늘은 몸살림 운동의 창립자인 '김철' 할아버지가 몸소 강습장에 나타나시어, 강습생들 일일이 교정을 해주셨다.

그 할아버지 왈.

'이 총각은 오장육부가 다 썩어문들어졌구만~~~'

오호라..

 

사회생활 9년차에 오장육부가 썩어문들어졌다니.

대단하다.

 

오른쪽, 다리 골반이 빠진채로 오래 살았더니, 오른쪽 무릎이 안좋다. 몸나이로는 거의 40대 후반인듯 싶은데.

몸살림에서 가끔씩 다리를 맞춰준다.

다리가 맞춰지고 나면 금새 걷기가 편해지는데, 하루가 못간다.

벌써 빠졌다. 아프다.

 

몸살림 운동이 좋은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내 몸에 대해 관찰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9년동안 방치해온 몸을 관찰하는 일에 가학적인 재미가 느껴진다.

 

2.

일을 하는 순서를 정할때, 항상 모순적인 조건들이 날 괴롭힌다.

1. 중요한 일 순서로 한다.

2. 전화통화를 해야 하는 일은 반드시 일과중에 해야 한다. 아니면 결과적으로 차근차근 일이 밀린다.

3.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는 일도 다른 사람이 퇴근하기 전에 끝마쳐야 한다. 역시 일이 밀린다.

 

1,2,3의 조건이 상호 충돌나지 않을때는 상관없지만.

어떤 날은 어쩔 수 없이 2,3때문에 - 보통 이런 일은 시다바리일 가능성이 99%이다. - 1을 가장 뒤로 미루어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런 날은 어쩔 수 없이 밤샘이다. 아침 8시경에는 사무실을 떠야 하는데 아직 일이 반도 안끝났다. 

오늘도 그렇다. 문득 시간을 보고선 완전 좌절하여. 이렇게 불질이다.

그리고 그런날은 누구나 그렇듯이, 담배와 커피의 과잉으로 이 시간쯤이면 속이 쓰리다. 커피가 위에서 찰랑거린다.

내일 하루종일 서있어야 하는데 다시 빠진 다리가 걱정이다.

 

3.

요새 난 이러고 있다.

운동의 전망도 고민해야 하고,

내 개인살이도 챙겨야 하고,

생각할게 무지하게 많은 시절이어야 하는데.

 

갓 침상대기에서 풀려난 이등병처럼 정신없이 이러고 있다.

낮에 삽질(메타포 아님)하고, 저녁에 빨래하고 청소하고, 보초근무 다녀와 눈 비비며 행정반 사무실 기어들어가다 일직하사 깨웠다고 냉랭한 얼굴로 쿠사리 먹는 기분이랄까.



그 일직하사를 탓할 수야 없는 일이지 않는가. 서로 손잡을 수 없는 다른 세계에서, 각자의 고난을 짊어지고 사는 사람들이니까.

가끔식 커피자판기 앞에서 만나더라도, 냉랭한 얼굴로 각자 담배연기를 내품는데 열중하면 된다.

아 물론 이등병은 눈 깔아야 한다.

 

나는 너에게, 너는 다른 너에게. 그속에 무슨 진심따위가 있겠는가.

 

아, 지난 포스트 '진심'편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연애시대에서 은호가 동진이 결혼식에서 노래부르는 장면을 떠 올리고 쓴 글이다.

노래 부르면서 혼자서 동진이가 동이 주검앞에서 혼자 눈물흘리는 장면을 상상하는 장면이다.

노래는 은호송을 올려야 마땅하나.. 이미 한번 포스팅 한지라..

유치하지? 인생이 뭐 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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