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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프랑스에서 유럽 헌법이 부결되다

출처블로그 : MediaNet SUMBOLON
 

No 1954 Socialist Worker(영국) 2005년 6월 4일

프랑스

프랑스가 유럽 헌법을 거부함으로써 신자유주의가 일격을 당했다

지난 일요일의 결과가 유럽의 엘리트를 위기에 빠뜨렸다고 혁명적공산주의동맹(Ligue Communiste Révolutionaire; LCR)이 닉 바렛(Nick Barrett)이 말한다.


지난 일요일 프랑스의 국민투표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투표자의 55%가 유럽연합의 유럽 헌법 제안을 거부한 것이었다.

  이로 인해 프랑스의 공화당과 블레어주의적 좌파,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유럽은 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이 사실과 관련해 우리는 어떤 실수도 해서는 안 된다. 국민투표 결과는 프랑스의 노동 계급과 빈민과 젊은이들과 진정한 좌파와 아래로부터의 프랑스의 승리이다.

  수치로 확인된 사실들은 놀랍기 그지없다. 지난 10년 동안 급진적 대중 운동의 중심지였던 마르세유(Marseille)에서는 투표자의 63%가 신자유주의 헌법을 거부했다.

  공장 폐쇄로 초토화된 북부의 파 드 칼레(Pas de Calais) 지역에서는 69.5%가 반대 투표를 했다.

  프랑스에서 청년 실업이 가장 많은 지역 중의 하나인, 몽펠리에(Montpellier)와 페르피냥(Perpignan)을 중심으로 한 랑그독-루시용(Languedoc-Roussillon) 지역에서는 63%가 유럽 헌법을 거부했다.

  파리 외곽의 노동 계급 지구에서는 무려 73%가 헌법에 반대한 것으로 나왔다.

  이것은 계급 투표였다. 육체 노동자의 약 80%가 반대표를 던졌다. 25세 미만의 60%가 유럽 헌법을 거부했다.

  경영자들의 약 90% 및 파리의 부유한 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찬성표를 던졌다.

  20년이 넘는 기간 만에 처음으로 대중의 투표가 신자유주의 정책을 거부하는 좌파에 다수를 모아주었다.

  이번 사태는 기정사실화된 결론과는 거리가 멀었다. 8개월 전만 해도 찬성 진영이 여론조사에서 한참을 앞서 있었다.

  그때 반자본주의 운동 진영, 금융 투기 반대 그룹인 아탁(Attac), 공산당, 사회당 좌파 그리고 혁명적 좌파가 단결했다.

  이것은 지배 계급의 선전에 대응하기 위한 전대미문의 통일 캠페인이었다.

  끝없는 회합과 논쟁이 조직되었다. 헌법의 내용을 알아보는 것이 전 국민적 소일거리가 되었다. 국민들은 일터로 향하는 파리의 지하철에서 유럽 헌법에 관한 수백 개의 기사를 읽었다.

  공식 선전과 맞서는 데 있어서 인터넷이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무기가 되어주었다.

  찬성 진영은 반대 캠페인을 벌이는 세력을 반유럽적이고, 포퓰리스트적이며, 반동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우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몇 차례 전환점이 있었다.

  1980년대에 시장 자본주의를 채택함으로써 악명을 떨쳤던 사회당의 유력 인사 로랑 파비우스(Laurent Fabius)가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불고 있는지를 감지했다. 그가 헌법에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사회적 유럽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엄청난 압력에도 불구하고 사회당원의 42%가 작년 12월의 내부 투표에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프랑스의 주요 노동조합 연맹인 CGT의 역사적 논쟁에서는 전국 위원회가 지도부의 입장을 번복하고 반대 투표를 호소했다.

  2월과 3월에 대규모 파업이 벌어졌다. 처음으로 반대 의사가 여론조사에서 찬성을 앞질렀다.

  주류 언론, 대통령 자크 시라크(Jacques Chirac), 공화당, 사회당의 다수가 일치 단결해 찬성 투표 캠페인을 벌였다.

  야당 세력 가운데에서 오직 한 개 정당, 곧 공산당만이 TV 방송 광고 캠페인을 할 수 있었다. 공산당은 할애받은 방송 시간을 좌파 연합 전체에 개방했다.

  공산당 지도자 마리-게오르주 뷔페(Marie-George Buffet), 사회당 좌파인 멜랑숑(Melenchon)과 앙마뉘엘리(Emmanuelli), 혁명적공산주의동맹 대변인 올리비에 브장스노(Olivier Besancenot), 공무원이자 급진 코페르니쿠스 네트워크(Copernic network)의 창설자인 이브 살레스(Yves Salesse), 급진파 농부 조제 보베(José Bové) 같이 전국적 지명도를 갖춘 인사들이 좌파적 헌법 건부로 모두 단결했다.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찬성 진영은 전 유럽의 동맹자들을 끌어들였다. 유럽 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의장으로 절대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포르투갈인 바로주(Barroso), 독일 수상 슈뢰더(Schroeder), 에스파냐 총리 사파테로(Zapatero)가 그들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소용 없었다. 반대 투표가 반유럽적이라는 주장은 먹히지 않았다.

  이것은 좌파 투표였다. 나치 지도자 장-마리 르펭(Jean-Marie Le Pen)과 공화당의 필리프 드 빌리예(Philippe de Villiers)를 지지하는 인종주의자, 파시스트, 민족주의자들은 이 국가적 논쟁에서 한쪽으로 밀려나 있었다.

  투표는 고삐 풀린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것이었지 민족주의를 찬성하는 게 아니었다. 프랑스의 투표 결과는 신자유주의에 맞서 투쟁하는 모든 유럽 민중에게 희망의 상징이다.

  자본주의적 유럽을 건설하려는 움직임에 잠시나마 제동이 걸렸고, 사회 운동 세력은 전진의 방법을 모색할 시간을 벌었다.


★ 兪在寅 옮김/sumbol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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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954 Socialist Worker(영국) 2005년 6월 4일

프랑스

이제는 시라크가 물러나야 할 때

가레스 젠킨스(Gareth Jenkins)


남녀 노소 약 700명이 지난 일요일 밤 역사의 중심지 몽펠리에(Montpellier)를 행진하며 국민투표 결과를 축하했다.

  시위대는 이렇게 외쳤다. “우리는 승리했다. 모두가 단결했다.”

  대통령 자크 시라크(Jacques Chirac)가 퇴진하고 감옥에 가야 한다는 요구가 터져나왔다.

  공산당, 극좌 조직 혁명적공산주의동맹(Ligue Communiste Révolutionnaire; LCR), 노동조합 Sud의 깃발이 나부꼈다.

  녹색당의 공식 입장이 찬성 투표였지만 녹색당 지지자들도 보였다.

  한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지난 몇 주 동안 줄기차게 활동했다. 몽펠리에에서 반대 투표를 조직한 위원회는 그 기반이 광범위하다. 우리는 결과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Sud의 지지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복지 서비스를 없애버리는 신자유주의의 유럽을 원하지 않는다.”

  젊은 LCR 지지자는 이렇게 말했다. “자크 시라크는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돌아오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승리가 사회적 성과를 얻기 위한 더 강화된 투쟁의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국민투표 결과에 대중은 자신감을 얻고 있다.”


★ 李在嬉 옮김/sumbol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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