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프레시안] "그들만의 잔치 아펙, 부시의 전쟁까지 뒷받침"

"그들만의 잔치 아펙, 부시의 전쟁까지 뒷받침"
  부산국제민중포럼 토론자들, 아펙 회의의 '위선' 폭로
 

"아펙이라는 화려한 잔치의 이면에서 미국과 일본의 군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중의 삶을 위협하는 군사적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아펙은 빈곤과 불평등을 확산시키는 세계무역기구 도하라운드의 타결을 촉진하는 구원투수로, 부시의 전쟁을 정당화하고 지지하는 기구로, 교토의정서를 무력화시키려는 반환경 세력의 도구로 전락했다."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 반대·부시 반대 국민행동/부산시민행동'이 부산대학교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16일 개막한 '부산국제민중포럼'에서 토론자들은 아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의 '거짓'과 '위선', 그리고 '반민중성'을 폭로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이날 부산대 내 '성학관'에서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부산국제민중포럼'의 첫날 토론회에서 반전, 평화를 지향하는 미국의 시민단체 '앤서(ANSWER)'의 로스앤젤레스 지역 책임자인 존 비첨은 "미국의 백악관에서 모의되는 범죄적 정책과 전쟁 계획에 대해 반대하고 그것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는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 식민주의, 신자유주의,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고자 아펙 회의에 맞춰 한국에 왔다"고 밝혔다.
  
  메이블 아우 홍콩민중동맹 간사는 포럼 토론회 도중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해외 시민단체 대표자나 활동가들의 한국 입국을 저지하기 위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공항에서 입국수속을 지연시키거나 억류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한국 정부는 국제 시민사회가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6일 부산대에서 열린 부산민중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아펙 정상회의의 반민중적 성격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프레시안

  이날 부산국제포럼의 환영사 및 주제발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초국적 자본들만의 세계화에 반대"
  
  ◆ 정광영(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 반대 부시 반대 국민행동 집행위원장) = '쌀 난리'가 나고 있다. 어제 대한민국 정치 1번지라는 여의도에서 '농민의 반란'이 일어났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 세계화는 세계의 민중을 재앙과 빈곤으로 내몰고 있다. 이 세계화는 초국적 자본이 주도하는 그들만의 잔치다. 아펙도 그런 세계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세계화 주도세력은 자본의 이동에 걸리적거리는 벽을 제거하도록 하고, 상품은 물론 전기, 철도 등 기간산업과 교육, 의료, 곡물 등을 상품화하려고 한다. 그들은 농산물의 종자를 독점하려고 하고,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각 지역의 지적 재산을 자기들의 상품으로 만들려고 하고,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윤을 추구한다.
  
  이번 포럼이 초국적 자본들만의 세계화에 대해 어떻게 반대할 것인가에 대해 좋은 방안을 찾아내고, 그 뜻을 민중에게 전달하는 생산적인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아펙, 초국적 곡물기업들의 대리인 역할도"
  
  ◆ 최용국(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 반대 부시 반대 부산시민행동 공동대표) = 지난 13일은 전태일이 분신, 산화한 지 3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동안 한국의 노동자, 민중은 군사독재에 맞서 인간다운 삶의 쟁취를 위해 싸워 왔다.
  
  그런데 1998년의 경제위기 이후 국가경쟁력 강화나 기업 효율화 등을 이유로 진행된 구조조정으로 인해 800만 명 이상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양산됐다. 아울러 지난 5년 간 우리 국민의 빈부격차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금 아펙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정부는 아펙이 부산지역 발전의 계기라고 말하며 홍보선전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어떤 관료도 아펙이 준비하고 있다는 이른바 '로드맵'의 내용이 노동자, 농민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에 대해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관리 중 그 어느 누구도 교육과 공공의료의 파탄에 대해 말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말해야 한다. 우리는 초국적 곡물기업의 대리인이며 공공자본 사유화의 전도사로 역할해 온 아펙의 본질을 밝혀야 한다.
  
  "아펙의 경제효과, 부산 경제규모의 1% 미만"
  
  ◆ 김석준(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 부산시민행동 공동대표, 부산대 사범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 아펙 정상회의라는 잔치판 자체는 부산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그 잔치의 내용은 한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 민중들에게는 빈곤과 불평등의 심화, 그리고 전쟁위험 증대라는 고통을 강요하는 것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아펙 정상회의에서는 무역자유화를 촉진하기 위한 '부산 로드맵'의 채택, WTO 도하개발아젠다 협상 지원 결의, 핵문제 및 인권문제를 쟁점으로 한 북한에 대한 압박 등이 그 주요 의제로 다루어질 것이다.
  
  이런 쟁점들은 주로 미국의 요구와 이해관계를 관철하는 방식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아펙의 부산 유치는 거창하고 화려한 선전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직접적인 경제적 효과로서 생산유발이나 취업증가 효과가 부산 경제규모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나 부산시는 이번 아펙 정상회의가 개항 이래 최대의 국제행사라고 야단법석이지만, 그 잔치판은 대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중소기업, 자영업자, 민중에게는 초국적 자본 앞에 더 많이 노출되는 계기가 될 뿐이다.
  
  "국제적 민중연대 이뤄 세계무역기구 협상에 개입해야"
  
  ◆ 아키모토 요코(아탁재팬 간부) = 최근 세계무역기구의 무역협상이 정체 상태에 있다. 어떤 비밀스러운 토론들이 전개되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 그리고 선진국들 상호간에도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다. 세계무역기구가 출범한 후 지난 10년 동안 선진국들은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가며 휘두르며 개발도상국들을 상대로 금융적 이득을 얻기 위해 애써 왔다. 그들은 무차별적으로 시장개방 압력을 가했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제 개발도상국들은 세계무역기구가 하는 일이 자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개발도상국들의 도움이 없이는 이제 선진국들도 자기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해나갈 수 없다. 전 세계 민중과 민주단체들이 단결된 국제연대를 이루어 세계무역기구 무역협상에 개입해야 한다.
  
  아울러 이라크에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국제적인 민중의 연대가 형성돼야 한다. 미국은 강력하다. 그러나 우리들 민중의 연대로 그만큼 강할 수 있다. 아탁재팬에서는 일본의 군사주의 부활에 반대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세계화에 대한 반대 투쟁이며, 그것은 곧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 투쟁이기도 하다.
  
  "핵위협은 평양이 아니라 워싱턴에서 오고 있다"
  
  ◆ 존 비첨(앤서(ANSWER) 로스앤젤레스 지역 책임자) = 미국이 군사적, 경제적으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의도는 결의에 찬 전 세계 민주시민들의 저항에 부닥치고 있다. 부시는 2주 전에 미주정상회의에 참석했다가 그곳 민중의 반대시위에 부닥쳤다. 부시는 어디를 가더라도 그곳 민중의 반대에 부닥치고 있다.
  
  내가 일하는 앤서라는 단체는 제국주의, 신식민주의, 인종차별에 반대하며, 부시 행정부의 오만함, 범죄적 행위, 남북한 모두에 대해 저지른 잘못 등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지지하며,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하는 등 악마화하는 부시 행정부의 태도에 반대한다. 부시는 이라크 전쟁이 끝나면 북한을 그 다음 타깃으로 정할 수도 있다. 이런 부시의 정책으로 인해 많은 민중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런 부시의 정책과 신신민주의에 반대하고 저항한다는 것이다.
  
  미국 내에서도 빈부격차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뉴욕에서만 1600만 명이 식량배급을 받는 게 현실이다. 빈곤이 전 세계에서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사회의 공공서비스와 복지에 들어가야 할 돈이 국방비로 지출되고 있다. 우리는 미국뿐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사회정의가 실현돼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미군의 한반도 주둔, 북한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와 위협 등이 중단되거나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한반도의 핵위협은 평양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워싱턴에서 오는 것이다. 미국은 핵무기를 선제공격용 무기로 보유하고 있다. 이번 아펙 회의를 계기로 부시에 반대하고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쳐야 한다.
  
  "부산 아펙, 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 디딤돌"
  
  ◆ 김명호(민주노총 기획실장) =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 수가 855만 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8년 동안 500만 명이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전환된 결과다. 이는 한국의 전체 노동자 1500만 명 중 60%가 신자유주의로 인해 불안정한 고용으로 내몰렸음을 의미한다.
  
  비정규직 확대로 나타나고 있는 고용의 불안 외에 전쟁의 확대 문제도 우리를 우려하게 한다. 우리는 테러에 반대한다고 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미국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 둘은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이번 아펙 회의에서 노무현 정부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정책을 밀고 나가기 위한 논리를 만들려고 하고 있고, 전쟁공조이자 민중착취공조인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아펙 회의에 대해 우리는 명확하게 반대해야 한다. 아울러 노무현 정부가 지속적으로 확장시키는 전쟁정책, 세계화 정책에 반대해야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