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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건을 통해 본 과학과 사회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 등에 대해서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발표가 있었지만, 어쩐지 이 발표가 '황우석 논쟁' 의 결말을 짓는다기 보다는 새로운 논쟁을 불러올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어느쪽도 만족할만한 발표내용은 아니었던것 같아요.


지난 연말 한국 사회의 최대화두는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쟁이었던것 같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줄기세포 연구가 대다수의 가난한 장애인이나 난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없음을 꾸준히 지적했었고  PD 수첩은 연구과정 상에서 불거진 윤리문제를 집중 부각시켰지만 논문조작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아야만 했습니다.


황우석 박사의 연구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주되게 민족주의, 국가주의적 측면에서 그를 옹호해 왔습니다. 배아 줄기세포는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기술이며, 따라서 우리민족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영웅으로 황우석 박사가 되었던 거죠. 이런 반응은 황우석 박사 스스로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 는 등의 발언을 통해 조장한 부분도 있습니다. 논문조작 사실이 알려진 뒤에는 이런 주장들이 '미국정부, 혹은 의료기업의 개입이 있다' 는 일종의 음모론으로 변질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줄기세포 연구의 특허권을 미국기업이 가지든 아니면 한국기업이 가지든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접근할수 없는 '그림의 떡' 이며, 그들 기업들이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고액의 치료비를 요구하며 환자들을 쥐어짤 것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과학은 철저하게 과학적인 방법으로만 검증 받아야 한다' 는 종류의 주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줄기세포 연구의 목적이 진정으로 인류에게 희망을 주고자 하는 것이었다면, 이미 그 목적 자체가 자연과학의 영역은 아닌 것입니다. 줄기세포 연구가 진정 장애인과 난치병 환자들을 위한 것인지를 '자연과학적으로' 판단할수 있겠습니까? 순수하게 연구실에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고 그 연구결과가 실제 인간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목적을 가지고 진행되는한 자연과학은 사회적인 통제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통제받지 않는 과학의 무한질주가 반드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실제 현실상에서도 많은 종류의 '자연과학' 연구들이 정치적 결정에 따라 이루어지거나 폐기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황우석 교수의 경우에도 노무현 정권의 '의료선진화위원회' BT 산업 육성이라는 명분으로 수백억 원의 돈을 정상적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황우석에게 지원했으며 논란이 벌어지자 청와대, 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등 국가기관과 여야 정치인들이 나서서 한목소리로 황우석에 대한 맹목적 지지를 보내기에 바빴습니다.


돌아오는 14 일 토요일에는 자연과학이 인간사회에 실제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상호작용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게 될 '황우석 사건을 통해서 본 과학과 사회' 강연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강사는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부 물리학과 교수로 계시는 최무영 교수님이 수고해 주실 겁니다. 가능하면 강연회에 참여하셔서 자연과학이 인간사회와 독립되어 존재하는 그 무엇인가에 대한 함께 이야기해보면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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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06년 1월 14일 (토) 오후 4시

장소 : 서울 고려대학교 자연계캠퍼스 과학도서관 5층 대강당

오시는 길 : 지하철 6 호선 안암역 4번 출구

 

* 강연 참가비 1500 원 을 준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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