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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쏘다닌 주말이랑 휴일

1. 토요일에는 옆지기 마님과 함께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박노자 교수의 '종교·진보운동·사회주의' 에 대한 강연회에 참가했다. 예상외로 심하게 막혀버린 길 때문에 강연장에 도착하고 나니 이미 본 강연은 끝났고, 작년 '한국의 민족주의와 좌파운동' 을 주제로 강연할때와 마찬가지로 사회자가 패널 질문을 하고 있는 참이었다. 박노자 교수 강연회에 한번도 참석하지 못했던 옆지기 마님은 그 독특한 목소리에 놀라고 (^^), 본 강연을 못 들은것을 아쉬워 했음. 조만간 '다함께' 홈페이지에 강연내용 전문이 올라올터이니 그것으로 만족할수 밖에 없지 뭐, 운 좋으면 mp3 도 올라올지도 모르고^^


비록 강연본문은 못 들었지만 정리과정에서 지하드에 대한 것을 비롯해서 이슬람교에 대한 서방세계의 악의적인 왜곡과 오해들, 한국에서 김수현 추기경의 보수화나 정의구현 사제단 등의 힘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천주교가 과거의 군사독재 정권은 정상적인 부르조아 사회의 형태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싸웠지만, 제도적, 형식적 민주주의가 어느정도 신장된 현재에는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것, 단군에 대한 종교는 원래 민중들이 단군을 필요로 하거나 믿었던 것이 아니라 개화기시절 일부 유림들이 민족주의적 필요성에 의해 부국강병등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얻고 공감대를 형성할 목적으로 일본의 신사를 모방해서 만든것 이라는 이야기, 종교는 정의가 현실화 되지 못한 사회에서 나타나는 것이므로 종교인의 역활은 정의감, 양심 등의 가치를 역설하는 일들이 될 것이라는 것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수 있었다.


2. 강연회가 끝난 다음에는 마님의 덕택으로 모 유명 언더그라운드 밴드가 새로 오픈한 카페를 들려보는 행운을 잡기도^^ ( 자세한 내용이나 밴드의 이름을 밝히는것은 짐승 권한 밖이므로 생략 생략 ^^; ) 궁금하신 분은 인사동 골목길 종로경찰서 방향에 가까운 부근에서 새로 생긴 '쌈지길' 이라는 건물에 한번 들려보시고, 거기서 여기저기 구경하시다가 왠지 낯익은 이름의 카페를 발견하시면 들어가보시면 되겠습니다. ㅎㅎ 여기까지. ^0^;;


3. 일요일은 마님이랑 현이, 산이랑 같이 3.19 반전집회에 참가하기로 일치감치 계획을 잡았더랬다. 그런데 고거시 또 여차저차 하다보니 꽤나 딜레이 되어서, 막상 서울역 광장에 도착하니 행진을 시작하려고 결의문이랑 연대사 등등을 낭독하고 있던 참이더라. 덕분에 일어서있는 사람들 속을 헤집고 뒤로 뒤로 가다보니 현이손을 붙잡고 앞장선 마님 뒤를 산이 손을 붙잡고 따라가던 짐승은 아차 하다가 놓치는 바람에 미아가 되어 버리는 사건이 발생. (-_-;)


마침 모 님을 만나는 덕분에 도움을 받을수 있었는데 (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는 ^^; ) 다시 만나고 나서도 뒤 놓쳤다고 엄청 혼났다. 아무튼 그렇게 다시 만나서 한참 행진에 참가하다가 아직 어린 현이 와 산이를 고려하여 대열 맨 끝에서 맨 마지막으로 순식간에 이동하는 마법^^; 을 좀 부렸다.


덕분에 정리집회가 열리는 광화문에 맨 먼저 도착할수 있었는데 거기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전경들 틈새를 반전 피켓을 그대로 들고 지나가려니 다소 뻘쭘했지만 곧 '우리가 선봉' 이네 '엘리트 특수조' 네 뭐네 하는 짐승의 재치로 극복(?) 했다. 아무튼 짐승이 사고 치는 동안 정작 걱정했던 애 (현,산) 들은 너무도 의젓하게 잘 참가했으니 원, 현이의 '나는 전쟁을 반대해요' 라는 깜찍한 피켓도 좋았다. 아참, 중간에 미아가 되는 바람에 마님은 못 봤겠지만 서울역 앞 집회대오 중 에서 산 군의 귀염으로 인한 인기가 매우 좋았다는 이야기도 빠트릴수 없다. 덕분에 짐승의 인기도... 올랐을 리가 없다 -_-


집회에 사람들이 많이 참여하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고 다소 걱정도 했었는데, 그럭저럭 2000 여명 정도가 참가하여 나름대로 꾸준한 힘이 이어져가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부시가 자꾸 이란을 자극하는 모양이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이란으로의 확전을 노리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금할수 없는데, 그 인간이 또 한번의 학살극을 펼치고 거기에 조연으로 노 모 씨가 두팔걷고 또한번 나서는 꼬라지를 안 보려면 반전, 이라크 문제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4. 시청 앞에서 오전부터 wbc 길거리 응원전을 펼친다는 소식에 다소 황당한(?) 걱정을 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그렇게 길 막고 응원전 하고 나면 곧 이어 반전집회 참석자들이 근처로 행진을 벌일텐데, 운전자들이 짜증내지 않을까 하는 것. 지난 월드컵때 느낀거지만, 솔직히 거리 응원은 아무리 새벽까지 길막고 난리치고 주차한 차 파손, 지나가는 차 가로막고 봉변주기, 성추행, 성폭행 등등 난동을 벌여도 비교적 관대하게 대하는데 비해 '데모한다' 그러면 왜 길막냐며 난리더라는.


그러고보니 지난 철도파업때 '일반 시민들에게 피해준다' 며 게거품을 물고 지랄하던 모 언론사는 이번 응원전에 지들이 나서가지고 시청앞 광장 점거에 길 막고 무대설치 하고 신 났더라? 파업은 돈 벌이에 방해되고, wbc 는 돈벌이에 국가주의까지 부추기는 상품이다 이거지?
지랄, 모처럼 쉬는 일요일 오전인데 '서프라이즈' 나 보려다가 혈압만 올랐네 ^^


뭐 굳이 응원 하고 싶다면야 못하게 하는 것도 답은 아닐테다. 그런데, 야구장 뭐 때문에 개방했나? 동대문, 잠실, 거기 야구장이나 그런데 가서 하고 응원 끝나면 빨리빨리 집에 돌아들 가면 되지, 뭐하러 아침 9 시 부터 무대만들고 가수 부르고 하면서 길 막느냔 말이지. 그거 이래저래 낭비거든?


아무튼 타이밍이 너무 늦기는 했지만, 져서 다행이다. 잘 됐다. 이제 정규뉴스 시간 45 분중 30 분을 잡아먹으며 정작 필요한 이야기들은 대충대충 넘어가 버리는, 그러면서도 대한민국을 외치라고 조장하는 괴상하기 짝이 없고 말 같지도 않은 '언론' 들은 좀 덜 접해도 될테다.


...아아, 그러고보니 6 월 월드컵이 남았군. 야구가 이미 이렇게나 '대한민국' 을 달궈놨으니, 올 여름은 정말 OTL 이다. 제발 응원을 하려거든 축구장 개방 해달라고 해서 그런데서 하시고, 응원 끝나면 빨리 빨리 귀가하여 괜히 지나가는 차량, 주차한 차량, 지나가는 여성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난동은 자제 합시다. 아마 이 정도 발언하는것도 '선민의식' 의 발로라는둥, '국민이 발 아래 있느냐' 는 둥 하면서 정의감으로 앞장설 '참 개념충만하신 논객분' 들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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