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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반대 파업은 정당하다

'파업' 소리만 나오면 거품을 물고 발악하는 조건반사의 습성을 가진 언론들은 이미 올해 초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에 대해 지난해 '한미FTA와 비정규직 개악안, 노사관계 로드맵 반대' 등 '민주노총 정치파업' 에 앞장섰다며 공격하기를 서슴치 않은 전력이 있다. 그런데 노동자들이 자신의 개별 사업장 문제만을 놓고 파업에 들어갈때는 '자신들만의 밥그릇을 위한 투쟁' 이라고 폄하해 왔던것 역시 이들 언론들이다. 노동조합이 사회전체적인 의제를 들고 나오면 '정치파업' 이라고 비난하고, 임금이나 노동조건등 의 문제를 들고 나오면 '이기주의' 라고 비난하는 것이 이들 언론들이 보여주는 무뇌아적 조건반사의 실체다.


한미FTA 는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저소득층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더욱 고통에 빠뜨리게 될 반면에, 정권과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다. 노무현 정권이 5 월 25 일 여론의 압력에 밀려 마지못해 공개한 협정문은 이러한 사실을 보다 분명하게 보여준다. ( 한미FTA 반대 운동이 옳음이 입증되다-클릭 ) FTA 로 인해 이익을 보는 10% 미만의 인간들은 이러한 사실이 널리 알려지고 노동자들이 광범위한 파업투쟁에 돌입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반대 행동에 나서는것을 두려워한다. 때문에 저들은 그 반대행동에 앞장서온 금속노조, 특히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에 대한 공격을 집중시키려 하고 있다.


FTA 를 둘러싼 쟁점은 끝난것이 아니다. 협상은 타결 되었을 뿐이고, 그나마 정부가 그간 필사적으로 부인해 왔던 재협상 이야기가 거의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6 월 말 체결을 거쳐 9 월 국회비준 절차를 남겨두고 있는 FTA 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아무도 장담할수 없는 일이 되어가고 있다. 밀실협상을 통해 대다수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는 FTA 를 내세우면서 자신이 6 월 항쟁의 정신을 이어받았다는 정신나간 헛소리를 해대는 노무현 정권에게, 나 자신의 삶을 지키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것이 어떤것인지 똑똑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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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불 49 호 (기사 입력일 : 2007년 06월 20일)

 

 
 
 

정부와 사용자들과 보수 언론들이 금속노조의 한미FTA 저지 파업을 무산시키려 “미쳐 날뛰고” 있다.

그들은 특히 금속노조의 ‘선봉’인 현대차지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그들의 논리 중 가장 역겨운 것은 한미FTA로 “[자동차 노조원들이] 일자리가 안정되고 수입도 늘어나는 등 … 가장 큰 혜택을 본다”는 <조선일보>의 논리다. 파업은 “굴러들어오는 복을 걷어차 버리겠다는 것”이란다.

 

그러나 한미FTA로 자동차 수출이 늘어날지는 확실치 않다. 이미 미국 현지 생산을 많이 하고 있고, 미국을 통해 일본 자동차 수입만 늘어날 거라는 말도 많다.

 

설사 대미 수출이 늘어나도 자동으로 노동자들이 “덕보는” 것도 아니다. 지난 몇 년 간에도 자동차 수출은 크게 늘었지만 모듈화 속에서 고용불안이 심해지고 비정규직이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수입을 지켜준 것은 바로 투쟁과 파업이었다.

 

무엇보다 한미FTA의 핵심은 ‘구조조정’에 있다. <조선일보>도 “더 많은 피를 흘리고,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올 수 있는 경쟁 체제를 만드는 일”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단칼에 수만 명을 해고하는 GM과 “마른 수건도 쥐어짠다”는 도요타와 경쟁하기 위해 구조조정하자는 게 한미FTA다.

 

한미FTA가 가져 올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과 물·전기·가스·교육·의료 등 공공서비스의 시장화와 요금 인상도 노동자들에게 손해다. 따라서 “한미FTA는 노동자의 고용과 삶의 질을 파괴”한다는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의 주장이 옳다.

 

보수 언론들은 또, 이번 파업이 ‘조합원 찬반투표도 거치지 않은 비민주적인 불법 정치파업’이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이것은 거짓 선동이다. 이번 파업은 조합원들이 직접 선출한 대의원들이 민주적 토론 끝에 압도적 지지로 결정한 것이다. 진정 비민주적인 것은 국민의 눈·귀·입을 막고 진행된 한미FTA ‘묻지마’ 협상이다.

 

 

‘묻지마’

 

 

보수 언론들은 정치 파업을 ‘불법’이라고 비난하고 경제 파업을 ‘집단 이기주의’라고 비난한다. 결국 경제 투쟁이든 정치 투쟁이든 하지 말라는 것이다. 재벌은 정치인에게 검은 돈을 주면서 정치에 개입하는데 왜 노동자는 정치 투쟁을 하면 안 되는가.

 

노동자들이 전체 노동자·민중의 삶에 크게 해로운 영향을 줄 한미FTA에 반대해 정치 투쟁하는 것은 완전히 정당한 것이다.

 

보수 언론은 금속노조 내에서도 지부·정파에 따라 파업에 대해 심각한 이견과 갈등이 있는 양 왜곡·과장하고 있다. 그러나 6월 13일 금속노조 소속 19개 지부장들은 정파를 뛰어넘어 언론의 왜곡을 비난하며 파업 사수를 결의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한미FTA 반대 여론은 여전히 30퍼센트가 넘고 한미FTA에 반대하는 수많은 시민·사회·학생 단체들이 금속노조의 파업을 지지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파업은 산별노조를 무시하고 협상장에 나오지조차 않는 자동차 4사 기업주에게 금속노조의 힘을 보여 줄 기회다. 산별노조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이번 파업은 성사돼야 한다. 현장 활동가들은 정부와 언론의 거짓 선동에 흔들리지 말고 굳건하게 파업을 건설해야 한다.

 

1987년 6월 항쟁과 7·8·9 노동자 대투쟁 20주년인 지금, 민주노총의 선봉 부대인 금속노조가 앞장서서 노동자·민중에게 “굴러들어오는” 한미FTA라는 재앙을 “걷어차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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