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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터널 끝에 빛이 보인다 | |
![]() ![]() ‘대테러 조처 강화’는 실제로 무엇을 겨냥하는가?
11월 18∼19일 부시 방한과 아펙 정상회의 기간에 노무현 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사실상 ‘준 전시상태’에 돌입한다.” 이를 위해 “육해공에 걸친 입체적인 경호 작전을 펼칠 예정”이고, “다음달[11월] 초순부터 장산과 금정산, 황령산, 백양산 등 부산 시내 주요 산에는 군 병력을 투입해 부분적으로 입산 통제가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미국은 부시를 경호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중조기경보기(AWACS)가 떠 24시간 동북아를 감시하며 해역에는 미국의 항공모함들이 배치되고 대잠함과 대잠초계기도 동원”된다. CIA와 FBI로 구성된 부시 경호 선발대가 서울과 부산에서 업무를 시작했고, 11월 초에는 본진 1백여 명이 합류할 계획이다. 한편, 전국의 주요 지하철역과 기차역에는 곤봉을 휴대하고 ‘아펙’이 새겨진 빨간 모자와 유니폼을 착용한 군요원들을 볼 수 있다. 서울지하철노조의 한 활동가에 따르면 “이미 서울·부산·인천·대구·광주의 지하철 및 도시철도에 약 2천여 명이 배치돼” 있다. 노무현 정부와 국정원은 한국이 세계 3위 규모의 파병국이기 때문에 테러 위험이 높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의 결론과 대책은 테러 위험을 없애는 것과 전혀 상관 없다. 7·7 런던 폭탄 공격 이후 영국의 대테러 정책 강화는 브라질 청년 메네제스가 지하철 안에서 경찰에게 7발의 총을 맞고 살해당하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다. 반전 운동이 누누이 강조해 온 것처럼 테러 위험을 없애는 근본적 대안은 부시의 전쟁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다. 정부의 ‘대테러 조처’ 강화는 테러를 막을 수도 없을 뿐더러 실제로는 부시와 아펙 정상회의에 반대하는 운동을 겨냥하고 있다. 정부는 정상회의가 열리는 해운대구를 포함해 각국 지배자들의 숙소를 포함한 5개소를 “치안 강화 구역”으로 지정해 시위를 억압하려 한다. 웃지 못할 ≪테러범 식별 요령≫ 국정원이 펴낸 소책자 ≪테러범 식별 요령≫이 묘사하는 테러범은 다음과 같다. 이 항목중에 한 가지라도 적용되면 당신은 테러리스트로 몰릴 수 있다. “마스크나 수염 등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모자 또는 짙은 색깔의 안경을 착용”, “신체의 다른 부위에 비해 지나치게 배가 나왔거나”, “땀을 많이 흘리며 눈초리가 불안한 사람”, “20∼40대 남성”. 모두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수염을 기르고 있고, 땀이 많은 30대 남성인 나는 3개 항목이 해당된다. 웃지 못할 블랙 코미디다. 더 황당한 것은 “부산 경찰청이 테러범을 신고할 경우 최고 5천만 원까지 신고보상금을 지급키로 하고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에 나섰다”는 것이다(<부산일보> 10월 12일치). 이는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테러 불안감을 증폭시켜 정부의 ‘대테러정책’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10.26 |
다함께 66 호
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운동의 갈 길을 보여주다 : 전지윤

10월 25일 전남 순천의 현대하이스코 공장 앞에서 경찰과 지역 노동자들 간에 ‘전쟁’이 벌어졌다.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위한 광주·전남 노동자 연대파업 및 전남동부지역민 총궐기대회’가 열린 것이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전날 61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대하이스코 공장 크레인 점거 농성에 들어간 소식을 듣고 투지가 끓어올랐다. 집회에는 5천여 명의 노동자들과 지역 시민들이 참가했고, 특히 최근 80퍼센트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한 여수건설노조 노동자들이 주축을 이뤘다.
이미 민주노총 전남동부지구협의회는 “오는 20일까지 회사의 입장 제시가 없으면 25일부터 70여 개 사업장 3만 3천여 명의 조합원들이 연대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최후통첩”을 보낸 상황이었다. 노동자들은 ‘결사항전의 날’을 벼르고 있었다.
더구나 1백20대의 경찰버스와 물대포까지 동원한 40개 중대 5천여 명의 경찰 병력이 미친듯한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노동자들의 분노에 불을 붙였다. 경찰 폭력으로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어지는 노동자가 속출하면서 노동자들의 분노는 폭발했다.
쇠파이프와 죽봉으로 무장한 노동자들은 1백여 명이 부상당하고 30여 명이 연행되면서도 굴하지 않고 강경한 투쟁을 전개했다. 노동자들은 경찰버스 5대를 뒤집고 불태워 버렸다.
여수건설노조 이기붕 위원장이 말했듯이 이 투쟁은 “하이스코 동지에 대한 의리를 다한 투쟁이었다.”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박정훈 지회장은 점거 농성장에서 전화 통화로 “힘이 절로 난다”며 “동지들을 믿고 힘차게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철강 자재들을 생산하는 현대하이스코에서는 정규직 2백50명과 비정규직 4백80여 명이 일해왔다. 생산공정에서 불법파견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일주일에 70여 시간을 일하고 매년 계약 갱신을 해야 하는 ‘파리 목숨’이었다.
정규직처럼 주5일근무는커녕 한달에 고작 이틀밖에 쉬지 못하면서도 연봉은 정규직의 절반인 1천7백여만 원이었다.
반면, 사측은 2004년 8백37억 원의 흑자를 냈고 올해 상반기만 6백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사상최대 흑자를 냈다.
이에 맞서 노동자들이 올해 6월 13일 비정규직 노조를 건설하자 사측은 야수적인 탄압에 나섰다. 4개 하청업체를 위장폐업하며 1백20명의 노동자들을 해고한 것이다.
노동자들은 1백30일이 넘도록 파업, 집회, 삼보일배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해 투쟁해 왔다. 이런 투쟁의 결과, 순천시장과 시의회, 지방노동사무소까지 노동자들의 요구를 인정했다. 그러나 사측은 ‘제3자 개입’이라며 이들의 중재마저 거부했다.
결국, 10월 24일 새벽 해고된 노동자 60여 명이 기습적으로 하이스코 공장 내 크레인 점거에 들어갔다. 이 행동으로 하이스코 공장이 설립 이후 최초로 멈췄다.
당황한 사측은 전기를 끊고 음식물 반입과 언론 취재까지 차단했고 경찰 10개 중대와 경찰특공대가 투입돼 진압 기회를 노리고 있다. 노동자들은 생쌀과 생라면으로 버티며 영웅적인 투쟁을 벌이고 있다.
10월 25일 보여 준 것처럼 지역 노조와 사회단체들의 연대가 이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전남도당도 투쟁하는 노동자 정당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 주고 있다. 순천 YMCA, 순천 환경운동연합 등의 연대도 고무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스코 정규직 노조가 연대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실로 유감이다.
경제 위기의 시기에 지배자들이 쉽사리 물러서지 않는 상황에서 공장점거는 승리를 가져올 가장 효과적인, 사실상 거의 유일하게 효과적인 전술이다. 1936년 대공황 때 미국의 GM 노동자들과 1998년 IMF 때 한국의 현대차 노동자들이 이런 공장점거 파업의 효과를 보여 주었다.
공장점거 전술은 생산을 마비시켜 기업주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가하고, 점거에 참여한 노동자들을 결속시키며 연대의 초점을 제공한다. 따라서 지금 공장점거를 지속하기 위한 연대와 지지를 건설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이 투쟁에 연대하는 노동자들은 단호하고 과감한 크레인 점거와 연대 파업으로 진정한 연대와 투쟁이 무엇인지 보여 주고 있다. 이들의 놀라운 용기와 투쟁은 하반기 투쟁을 앞둔 전체 노동자들에게 갈 길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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