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

아침나절 자전거 유세 하고 나니까,

종일 골골이네.........

내일 아침에도 7시 부터 유세 할 걸 생각하니까, 아찔하다.

으아, 주말에는 어쩔.

달리고 달려서, 월요일 강연회와 포럼 마치고,

6월 1일 막판 선거운동 하고 나면,

선거 당일에는 쓰러져서 투표 못하겠다.

벌써 현장활동 온 기분이다..

 

그나저나, 선거라는 이데올로기 장치는 무섭다.

오마이뉴스 같은 곳은, 투표만이 길이라며 선동하고 있다.

한줌도 남지 않은 우리는, 그 속에서 투표는 길이 아니라고, 투표 바깥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외칠 공간도 없다.

선거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어마어마 하다. 지지율 15%를 넘기면 선거운동 비용 전액을 환급해준다는 이야기를 이번에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선거로 푸는 돈이 천억은 되겠구나. 이거, 대단한 경기부양책인걸.

선거가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시키는데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알기에, 저렇게 무지막지한 예산을 쏟아붓겠지. 유럽의 사민주의가 자본주의를 수정해가며 그 착취체제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우리의 행동은 이 틀을 크게 벗어날 수가 없다.

선거운동은 하면서도, 여전히, 내가 투표를 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회의가 든다. 물론, 선거운동 자체에도.

표가 가진 무게가 그 존재의 무게를 반영한다는 생각이 들면, 이름 없는 수많은 이들의 초라한 삶이 만화경처럼 머리속에 펼쳐진다. 비글거리며 바둥대는 우리의 초라함도. 우리의 삶이, 혹은 우리의 싸움이 위대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 있을까. 여러 변명을 대보지만, 다른 때는 그 이유들로 만족하다가도, 무력감에 빠져들고 나면 모두 하찮아진다. 결국 이유가 있느냐 없느냐 보다는 내 상태가 더 큰 문제군.

 

학교에서 공간을 빌리기 위해 노심초사 하다, 기분이 안좋아졌다. 내가 너무 초라해져서. 내가 부당한 걸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이런 저런 절차들 속에서 참 왜소해지고, 주눅든다. 걔네는 원래 그런 집단이야, 라고 넘기려 해도 조롱하고 깔보는 시선 앞에서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그게 때론 분노로, 때론 이렇게 무기력으로.

또 생각해보면, 그네들도, 다른 어떤 순간에서는 이런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인데. 같이 비루한 인생들 끼리, 거참. 으음,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내가 다른 누구에게 그런 조마조마함을, 움츠러듬을 느끼게 하고 있을텐데.

/후움. 이곳에 있다보면 자존감이 계속 낮아지는 것 같은데, 다른 곳으로 간다 해서 나아질지 모르겠다.

 

학교 프린터가 또 돌아가셨다..

아..

계속 돌아가시는구나.. 망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