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는 비싸다.
하지만 복숭아는 맛있다.
복숭아를 먹기 위해, 상처 때문에 팔리지 않은 것들, 그래서 싸게 파는 것들을 사오곤 한다.
며칠 전에도 그런 복숭아를 몇 개 사서 자전거 뒷안장에 싣고, 집에가서 맛있게 먹을 생각을 하며, 기분 좋게 달렸다.
그런데, 이런!!, 단단하게 고정되지 않았던지, 복숭아가 든 봉지가 툭 떨어져 길바닥을 구르는게 보인다.
자전거를 멈춰세우고, 마음을 어찌 드러내야할지 몰라, 의성어 '엉엉'을 표준발음대로 소리내며 복숭아를 주워들고 문질렀다.
다른 과일들이 다 팔려나가도록 혼자 팔리지 못해 천덕꾸러기 신세로 가게 한구석에 자리를 차지한 채 눈총을 받다
이제 누군가의 손에 들려 그이에게 나는 어떤 의미가 되었고, 마음이 놓았는데,
그것도 찰나,
몇 분 지나지도 않아 처참하게 땅바닥에 버려졌고...
난 아무런 가치도 없는걸까.. 난 누구에게도 아무 의미없는 존재일까..
복숭아가 이런류의 생각을 했을까봐
너무 마음이 아팠다.
미안해, 미안해, 넌 나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야..ㅠㅜ
쓰다듬고 토닥이고, 손에 곱게 들고 가다, 중간에 다 먹었다...
네가 굴러떨어졌을 때 정말 슬펐다우.............. ㅠㅠ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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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복숭아가 그런 복숭아였군ㅡ그런데 결국 완전 문드러진 복숭아는 봉투안에서 물로 변하고 있었다는;;
그 복숭은 다른 복숭이고, 저 복숭은 중간에 다 먹어버렸다는....-_-;;;;
복숭은 별로
조금 먹다보면 어느새 씨앗이....
포도는 물론 너무 기특한 과일이지만..
복숭도 복숭대로 씨가 나오기 전까지 충분한 쾌감을 주는걸요..ㅠ
외갓댁에서 복숭아 농사를 지었었는데요. '상품성' 없는 복숭아를 절임으로 만들어서 여름 내내 먹곤 했어요. 정말 달콤하고 맛있었는데...
아.. 그 복숭아 저도 좀 나눠 먹었으면.. ㅎㅎ
어디 주변에 과수원 하는 분 없는지 찾아봐야겠네요..
저는...복숭아 알러지가 있어서 백도는 전혀 맨손으로 잡을 수가 없어요. 누가 깎아주면 조심조심 먹어요. 가끔은 즙이 묻어도 입가 같은 곳이 붓거든요 ㅠ_ㅠ 사실 이런 글만 읽어도 어딘가 가려워져요. 길에서 복숭아만 봐도 고개를 돌리는데 이 글을 보니 웬지 복숭아에게 미안해진다는.
헛, 그렇군요..ㅠ
복숭아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긴 힘든 존잰가봐요..ㅠㅜ
불쌍한 복숭아.. 토닥토닥.. 괜찮아, 난 널 좋아해..
전 복숭을 못먹게 되면 정말 슬플거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