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픈 게 아니다.
아픈 사람은 참 많다. 아픔의 종류도 다양하다.
비슷한 종류의 아픔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위로가 된다.
공감받지 못할까봐, 동정받을까봐 두려워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서로 꺼낼 수 있다.

비슷한 류의 사람들이 비슷한 아픔을 겪는 것 같다.
나 의 상처는 나의 온존재를 걸었던 무언가가 무너졌을 때 생긴것이다. 내가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서는 내가 죽을 수 있어야 했다. 난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내가 죽을 수 있었다. 그 칼날이 나를 베었다. 내 주변의 아픈 사람들도, 보통 그래서 아프다. 자신의 모든 걸 던졌는데, 그것이 자신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데 대한 상실감. 비슷한 삶의 양식을 가진 사람들이, 비슷하게 아프다.

나만 아픈 게  아니다. 자신이 제일 아프다고 생각하는 사람과는 아픔을 나누고 싶지도 않고, 나눌 수도 없다. 내가 겪은 아픔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에,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을 만나면 연민이 든다. 쓰다듬어 준다. 그 사람도 나를 쓰다듬어 준다. 동정하는 게 아니다. 서로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느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