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를 이해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안되는 사람들이 있다.
걔중 가장 진절머리 나는 것은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다. 자신이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핑계거리를 만들어내는 사람. 자신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 나이가 어려서 그런가 생각해보면, 어리다고 비겁한건 아니니 말이 맞지 않다.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인간이면 바뀔 여지라도 있을텐데, 그런 반성이 없는 사람은 바뀔 여지도 없으니 더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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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이상을 추구하는 삶을 살겠다며 모임을 정리했던 아이가 스키장 간다는 걸 보고 드는 생각이다. 내 기준에서 보면, 그 아이가 말했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허술하게 살면 안된다.
물론 나름대로 그 이상을 추구하겠지. 하지만 그게 자기 삶의 목적이라고 얘기하기에는 지금의 생활이 낯부끄럽지 않을까?
이건 어떤 삶을 추구하든지, 그 방향과 상관없이 스스로에게 던져야할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꼭 지고지순한 삶의 목표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삶의 목표라고 이야기할 정도라면 그것을 위해 현재의 삶을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반성 해야하지 않느냐는 거다. 활동가에게도, 다른 어떤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그 아이가 말한 큰 이상이란 것도 정말 그 이상을 추구하려는 의지가 담겨있기 보다는 자신의 세속적 욕망을 합리화시키는 겉치레로 보인다. 자신의 안녕에 대한 욕망을 그렇게 큰 이상으로 포장할 이유가 없다. 그런 욕망이 부끄러울 것도 아니고, 없어져야할 것도 아니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다를까를 궁리하지 말고, 수많은 삶들의 숭고함을 경외하며 묵묵히 살아가면 될일이다. 성인입네 하면서 할거 다하는 인간들이 가장 저질이지 않던가.
뭐, 다른 사람을 마음을 속속들이 알수는 없지만, 그 아이가 자신을 너무 쉽게 합리화하는 건 틀림없다. 그리고 자기가 하는게 합리화라는 걸 모르는 것 같다는게 가장 큰 문제다...
(그래도 누구는 자기가 부끄럽다는 걸 안다고 말해서 기다리기로 마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