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2015/05/23

난 자아가 약한 편이다.

이런 저런 말들에 쉽게 혹한다.

남들에겐 고집세다는 이야기를 항상 듣는데,

그러니까 권위 앞에 약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좋은 표현으로는 수용성이 크다.

 

전에 최면 강의를 들을 때

최면감수성이 높다는 걸 확인했었는데

(나 홀로 시키는대로 다 했다 ㅋ)

이것도 비슷한 표현일거다.

 

그래서, 나 같은 인간이 

삶이 좀 나아지려면 자아(에고)를 강화시키면 될까?

내 경험으로는 반대인데,

나를 놓겠다는 다짐과 서원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줬다.

 

자아가 병적으로 약할 때

신기있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약하니까, 그만큼 외부의 변화를 민감하게 느껴서였지 않았나 싶다.

민감도의 문제인데,

수양을 통해 민감도가 높아지는 것과

내가 약하니까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

이런 차이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은 완전히 둔해져서, 그냥저냥 산다.

 

2015/05/24 00:06 2015/05/24 00:06

지나간다2015/05/13

생각만큼 여유없이 보내지는 않는다.

오히려 여유가 더 생긴 편이기도 하다.

 

사람이, 그다지 자율적이고 주체적이지 못한 존재여서,

내가 책임지지 않아도 될 일에 대해서는 굳이 나서서 에너지를 쏟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그만큼 무뎌져서이다.

그런 점이 나를 무력하게 한다.

 

뭘해도 그리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 마음상태.

그러니 단순하고 말초적인 자극들을 쫓게된다.

별반 재미도 없고, 유익하지도 않은 스마트폰 웹서핑과 같은.

 

수명이 너무 길다.

인간의 진화는 평균수명 80세를 대비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80세 이상의 고령의 인간이 어떤 삶의 질을 누리며 생활하든, 그게 진화에서 선택의 요인이 되기는 어렵다. 사회, 문화적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하니 여지는 남아있지만, 그다지 큰 압력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혹시 그럴수도 있겠다. 노년에 노동가능한 사람의 자손이 더 번식의 기회를 많이 얻는다든지. 경제적인 이유로. 그런데, 지금 세상을 보면 그러긴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진화적 선택이 작동할 수 있는 시간보다 환경의 변화가 훨씬 빠르다.

 

 근 몇달을 잡고 있던 책을 하나씩 마무리를 지어가고 있다. 한 번 읽고 끝낼 게 아니라 좀 정리해두고 싶은 책인데.. 게으름 피우지 말고, 시간을 정해놓고 하면 될 일이다.

2015/05/14 00:38 2015/05/14 00:38

지나간다2015/04/04

얼결에 자리를 옮기게 돼서,

마음이 싱숭생숭한 요즘.

나와 어울리는 자리는 아닌 것 같다는 불편함이 계속 드는데,

좀 더 내 확신을 갖고, 내 전망을 갖고 움직였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마음이다.

항상 과단성 부족이 단점이라는 걸 느끼면서도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편 생각해보면,

이렇게 왔으니 이전 일을 완전히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을 정리하려 마음은 먹고 있었지만, 까닥하면 어영부영 또 두다리 걸치기 십상이었을 것.

아마, 내 일생 이렇게 어느 한 쪽을 크게 끊어낸 게 처음이지 않을까?

그런데 막상 그게 그렇게 큰 파고로 다가오진 않는다.

아직 실감이 안나서일까? 아니면, 산다는 게 다 이렇게 비슷한걸까.

삶에 별로 흥나는 일이 없어져서 일까.

 

몰입의 즐거움을 놓치고 산지 오래.

이게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다시 찾아오겠거니 기다릴 수밖에.

 

 

2015/04/04 22:11 2015/04/04 22:11

지나간다2015/04/01

욕심이란-

쥐고 놓지 않으려니까 문제가 더 생긴다.

이미 마음 안에 욕심이 찼구나...하는 걸 오늘 문득 느꼈다.

내가 그냥 놓아버리면, 별 문제 없을 것을.

내 힘으로 이룬 게 아닌데, 마치 내 힘으로 이룬 것처럼 착각하기 때문이다.

앞서 간 많은 사람들이 스치면서 무엇을 경계해야하는지 다시 한 번 되뇌였다.

특별해지려하지 말기.

 

2015/04/01 22:50 2015/04/01 22:50

지나간다2015/03/12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보고 있자니
생각이 많아진다.

정권은 그렇다치고,
우리는 대안으로 뭘 요구하고 주장해야할지, 이게 더 막막하다.

전통적으로 좌파의 운동이란 게 '경제'에 대해 해석하고 주장하는 건데
요즘 경제에 대한 주장이 거의 사라졌다.
경제를, 노동을 거대담론으로 치부한
90년대-00년대 포스트 흐름의 결과물일게다.

각계에 여러 운동이 있고, 주장은 펼쳐지지만
정작 한국 사회에 가장 파괴적이고 근본적인 영향을 미칠 경제 문제,
오늘자로 이야기하자면 금리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이 모이지 않는 것 같다.

최저임금 1만원으로 올리는 거,
이것도 유의미하겠지만,
민주노총이 노동자 삶에 가장 직격탄을 날리는 경제문제에 대해 성명을 내고, 입장을 내고,
총파업의 요구로 내거는 게 맞지 않을까.

그런데 기준금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쳐도,
금리인하 반대!
이거면 될까?

금리 인상을 요구해야할까?
한국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지는데 도움이 될까?
다른 게 필요하다면 무엇이 있으려나?

2015/03/12 17:20 2015/03/12 17:20

지나간다2015/03/08

속이 부글거리는 일이 너무 잦다.(문자 그대로 부글)

낮에는 괜찮다가 밤만 되면 그러니, 원.

 

하고 싶었던 말을 다 못한 게 자꾸 떠오른다.

난, 여러 사람 앞에서 말을 잘 못한다.

긴장해서, 할 말도 다 못하고,

한참 뒤에야 이 말을 했어야 하는데 하면서 아쉬워한다.

뭔가 임팩트 있는 말을 남기고 싶은 욕심인건데,

..임팩트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거다.

 

그런데 보면, 이런 욕심이 나 뿐인가 싶고.

그래서 무리를 짓기도 하고,

자기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기도 하고.

 

버스위원회에서 이런 걸 많이 느끼는데,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자기가 뭔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여기고 움직인다.

가소로운데, 그렇게 보면 난 뭐 얼마나 다른가 싶어서 그냥 가만히 있는다.

 

2015/03/08 23:56 2015/03/08 23:56

지나간다2015/02/22

봄이 오는 게 느껴진다.

한동안 사무실 구석에 쳐박아놓았던 자전거에 다시 눈길이 간다.

아마 4-5년 전에 나왔던 하이브리드 자전거인데,

그동안 미니벨로나 철티비만 타봤던 나에겐 여전히 낯설다.

(이 자전거를 탄지 2년이 넘었는데도...)

등과 허리를 앞으로 숙여야하고, 손목에 힘이 집중되는 게 불편하다.

브레이크도 영 제동력이 약하다.

바퀴도 얇으니, 뭔가 불안하고

 

다른 자전거를 사볼까 이리저리 뒤적이면서 알아보다 보니,

내가 샀던 자전거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구나 싶다.

그리 좋은 자전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구석에 쳐박아 놓을 녀석은 아니다.

바퀴는 하이브리드 자전거의 원래 특성이라 그러고, 얇다고 해서 더 쉽게 펑크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고 한다.

브레이크는 캘리퍼 브레이크여서 그런 듯한데, 확인해봐서 너무 많이 닳았으면 교체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핸들바도 종류가 많은데, 지금 일자바에서 라이저바나 컨테스트바로 바꾸면 자세가 좀 더 편해질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원래 손목에 무리가 갈수밖에 없다고도 한다.

 

자전거를 새로 사기보다는 이런저런 부품을 사서 좀 고쳐볼까 싶다.

2015/02/22 21:29 2015/02/22 21:29

지나간다2014/12/21

한수원 해킹 자료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얼마나 중요한 자료인지, 어떤 의미를 가진 자료인지는 모르겠지만,

자료를 공개한 자들이 스스로를 '원전반대그룹'이라고 이름붙이는 게 가관이다.

에너지정의행동까지 들먹이며 함께 하잔다.

 

아..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혹여 북과 연관이 있는 집단이라면,

남한의 사회운동을 엿먹이지 좀 마라.

 

이건 운동도 아니고 뭣도 아니여.

이 작자들은 왜 테러라는 방식을 지지해서는 안되는지를 명백히 보여준다.

 

이제 탈핵, 탈원전도 자칫하면 종북으로 몰릴 태세니,

이거 청와대, 한수원의 음모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세상에 썅놈이 너무 많아, 어떤 개썅놈을 먼저 욕해야할지 아리송하다.

2014/12/21 17:11 2014/12/21 17:11

보는거판의 미로

호평을 많이 접한 탓에 봐야겠다 마음먹고는 내내 미뤄왔던 영화.

 

좀 잔혹한 판타지 정도로 알고 봤는데,

배경이 스페인 내전이다.

 

영화 중간중간 끔찍한 장면들 덕분에 몸서리치면서 봤다.

도무지 버틸 수 없을 것 같은 고문들.

한 없이 나약해지는 걸 느낀다.

 

어디까지가 환상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일지, 답은 열려있는 것 같은데,

어느쪽이든, 현실은, 오필리어의 동화와 달리,

그리 정의롭지도, 따뜻하지도 않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2014/09/20 21:24 2014/09/20 21:24

분류없음2014/09/07

필리핀에서 급식소를 하시는 분 이야기라는데 일부분만 퍼왔다.

나에게,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 같다.

 

저 분 너무 훌륭한 자세로 급식소를 운영하시는 것 같다.

시혜, 동정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믿음, 사랑에 기반한 활동이 느껴진다.

그래서 불쌍하니까 공짜로 주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자신의 보답을 할 수 있도록 노래를 듣는다든지, 밭을 매게 한다든지 등등 - 정말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지금과 앞으로의 나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들,

우쭐하지 말아얄 것이며, 내가 가진 게 나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님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댓가를 바라며 하지 말아야 하고,

내 운동을 지탱하기 위해, 댓가를 바라는 사람들의 지원도 받지 말아야 한다.

응무소주, 이생기심

특히 '아, 나도 눈감고 싶다' - 이 욕심... 이 욕심과 끊임없이 싸워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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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7 19:04 2014/09/07 1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