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충주호 2010.8.20

음성에 들렸다, 충주호수에 가 닿았다.

 

그저 호수만 보는 건 좋았으나, 배를 탄 건 별로였다.

호숫가에 앉아나 있을 걸 그랬다.

무언가 보아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는 순간, 흥이 사라지는 것 같다.

그래도 배위에서 바라본 풍광이 좋았지만, 풍광에 익숙해지니 지루해졌다.

 

물들에 비친 산과 하늘이 일렁였다.

어느 게 진짜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호수 밑바닥에 몇천년의 얘기가 담겨있을 거라 생각하니

서글퍼지려다, 다시 별무감흥.

2010/09/10 23:32 2010/09/10 23:32

지나간다참소리

참소리 자원활동을 나가고 있고,

오늘 취재하려 익산병원 농성장을 들렀다.

 

마침 사측 직원들이 도발하려고 카메라와 캠코더를 들고 우루루 몰려온다.

나도 시덮잖은 꼴에 열이 나서, 맞도발하며 카메라를 직원들 얼굴에 들이댔다.

직원이 뭐하는 사람이냐고 묻는다.

 

아차 싶었다.

난 취재하러 온 거지.

음음음.

 

정말, 제 버릇 남 못준다.

 

아으. 어쨋든 저런 인간들 쓸어다 흠신 패주고 싶어. -_-

2010/09/10 22:53 2010/09/10 22:53

지나간다농담

목숨 걸 듯 매달린 건, 모기 한마리 없어지는 여파 만치도 못한 흔적으로 남거나

되려 언제나 건성이었던 건, 하는 것 하나 없이 은행의 우량고객이 되도록 해주거나.

애닳던 이는 먼저 떠나고

사랑하는 이에게는 내가 가장 큰 상처다.

삶은 우연의 집합이어서, 꿈도 현실도 마냥 미끄러진다.

애당초 가닿을 곳이 있었던가?

 

20대가 이렇게 아물어간다. 남은 20대는 아물리는 데 쓰일련가.

벌어졌던 것도, 옹이가 됐던 것도, 원래 그랬던 것처럼, 내 살이 되어 간다. 흉터도 없이.

그래서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 같다.

 

몇 년을 좋아하다가, 정작 연애한지 두달만에 차이는 이의 얘기만치나,

모든 게 지독한 농담 같다.

2010/09/09 08:10 2010/09/09 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