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어흐, 졸려

아침에 눈을 뜨니 세상이 밝아져 있다.

헛. 이러면 안되는데. 알람을 못들었나?

대체 몇시지?

핸드폰을 열어보니 꺼져있다. 근래, 이녀석이 저 혼자 꺼지곤 한다.

하필 이 때.

서둘러 켜니 6시 26분.

6시 40분 차를 못타면 오늘 출근 못한다.

밥은 커녕, 씻지도 않고 - 옷만 걸치고 달려나가 가까스로 터미널에 도착.

 

울어야는지, 웃어야는지 모르는 채로. 버스에 실려 왔다.

외투를 안걸치고 나왔더니, 밖은 꽤 춥다.

 

오늘 아무일 없이 지나가길.

그러고보면, 어렸을 땐 하루하루 고저가 심했는데, 이제는 만사 심드렁해져서인지, 특별히 나쁜 날이 없다.

확실히 어르신이 된건가?

2010/09/29 09:24 2010/09/29 09:24

지나간다

같이 일을 하면 내 부림을 받게 될 거라는 한 친구의 말에,

내가 그럴리 없다며, 나는 사람을 닥달하지 않는다고 발끈했다.

그럼 내기를 하자길래, 흔쾌히 좋다고 했는데.

이럴수가. 나만 모르고 있었지, 나는 엄청 갈구는 인간이었다.

 

내가 어떤 인간인지에 대해 심각한 회의가 든다.

-_-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는 친구가, 내가 직접 말로 쪼진 않지만 뭔가를 하고 있는 것 만으로 압박을 준다고 설명해준다. 내 말과 행동의 태반은 '부앙부앙'인데, 보통 얘기들(드럼을 배울거야. 베이스도 배울거야. 탁구를 배울거야. 배드민턴을 배울거야. 읭? 이런 것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만 활동에 관련된 건 '부앙부앙'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나 보다. 내 시건방진 태도도 '부앙부앙'에 기대고 있건만, 활동에 있어서는 왠지 액면대로 받아들여지게 되나보다. 이건 내가 가진게 많아서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는데, 나라는 게 애초 관계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보면 나를 순수하게 나로 봐달라고 얘기하는 건 내 환상에 불과했지 싶다.

 

어쨋든.

오오.

맙소사.

어찌까.

2010/09/28 19:10 2010/09/28 19:10

보는거예언자

오래전에 다운 받아놓은 파일을,  이제서야 봤다.

오래지나고 보니, 파일 이름만 보고서는 무슨 영환지 감도 안오고.

별 생각 없이 틀었다.

 

마호메트의 깨달음 과정을 감옥으로 옮겨놓았나 싶다.

눈과 귀가 되고, 찬송하고, 40박 40일을 명상하고.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도와줄 이 하나 없는 고독 속에 놓여있을 때, 인간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몇개나 될까?

마호메트가 깨달은 것이나, 감옥 안에서 말리크가 깨달은 것이나 뭐 얼마나 다를까?

비행기에서 구름을 보는 것과 맨발로 바닷가 모래를 만져보는 것과 사람을 죽이는 것과. 말리크 입장에서 그 사이에 어느만큼의 거리가 있었을까.

누가 누구에게 의지해 사는지 모를 일이다.

 

 

길고 긴 러닝타임에, 뒤에 가서는 지쳤다.

2010/09/27 01:09 2010/09/27 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