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선물

 

 

시험응원 선물을 받았다.

뜻밖의 선물들에 기분이 좋아졌다.

앜앜 거리면서 열어봤다.

 

나의 무위도식 생활을 안다면, 저런 선물따위 안챙겨줄텐데..

그리고 저 선물 내년에 또 받지 않으려면 지금 이러고 있음 안되는데..

 

 

 

내가 별로 준 게 없는데 무언가 받게 될 때 참 민망하다.

설사 내가 줬다고 해도 받는건 역시 민망하게 느껴지는데,

물건이든 도움이든 받는 것 자체에 미숙하다.

받고 나서 어떻게 답례 해야할지도 잘 모르고,

상대방이 댓가를 바라지 않고 준거라 해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차라리 돈이든, 내 노력이든 무언가와 교환하는 것을 더 편하게 여긴다.

그래서 다른 이의 도움도 잘 받지 않으려 하고,

시간이 배 이상 걸려도 어떻게든 혼자 해결하려 끙끙댄다.

다른 이에게 조금도 폐를 끼쳐선 안된다는 강박이 있다.

또 그래서, 다른 사람의 부탁은 대부분 거절하지 못한다.

내가 거절하는 게 그 사람에게 폐끼치는 기분이 들어서.

나에게 많이 무리되는 일이라도, 그걸 거절하는 것 보다 그냥 무리를 하는 편이 마음에 편하다.

이런 유난을 떨어봤자, 난 이미 다른 누군가의 것을 입고 먹고 쓰고 있는데.. 혼자 사는 게 아닌건데..

 

어쨋든 저런 선물은 고맙게 받아야겠다고 노력하는 중이다.

 

내가 주는 것 없이도, 의외로 많은 걸 받아왔다.

그 사람들에게 고마움 한 번 제대로 표시못한 것 같다.

참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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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써준 편지들의 내용은 한편 부담스러운데,

날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

나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아. 좀 만만하게 봐주면 좋겠는데....

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편이고, 그 시선을 쉽게 내면화한다.

그래서 그 기대에 부응하려 자기검열을 많이하게 된다.

사람들은 그 자기검열을 원래 내모습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악순환이다.

또 생각해보면,

과대평가와 겹쳐있는 게, 내가 인정하든 하지 않든, 나이나 학번에서 이미 윗사람이 되어 있다는 조건이다..

아무리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얘기하는 공간 안에도, 그런 관계는 쉽게 만들어지고, 잘 깨지지 않는다.

당장 나부터가, 나보다 윗 학번에게 만만하게 대하는 게 어렵다.

말을 놓자고 제안하는 건 좀 더 평등한 관계를 위한 방편일 뿐이지,

서로 말을 놓는다고, 서열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내가 나이에 상관없이 대부분 존대를 쓰고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존대말로 거의 매번 질타하고 명령하는 언어를 사용한다.(아, 부끄러워)

 

x의 편지가 재밌고 좋았는데,

전례를 만들어 보란다. ㅎㅎ

그 친구는 날 좀 만만하게 대해줘서 좋다. 아마, INTP여서일거야.

 

선물에 관한 기억으로 떠오르는 게 고3 수능인데,

D-day 숫자에 맞춰 같은 번호 친구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해주는 관습(?)이 있었다.

난 그런 것 따위 하지 않겠어, 라며 난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을게 - 라고 말했다.

내 번호가 1번이었는데, 그러니까 시험 하루 전날이 내 번호인거다.

주지도 않았을 뿐더러, 원래 시험 전날엔 학교도 안나가니, 당연히 받을 게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수능보기 전전날, 뜻밖에 너무 많은 초콜릿을 선물받았다.

예상치 못한 선물들에 많이 당황했었다.

그 때 함께 자취하던 룸메이트에게도 선물하지 않았었는데, 그 친구는 나를  챙겨줬었다.

나도 선물하고, 받았으면 안 미안했을텐데, 후회가 몰려왔다.

2010/01/09 01:30 2010/01/09 01:30

지나간다근황

속이 지랄나서 당췌 가라앉지도 않고 괴롭다. 설마 평생 이러겠어...

 

시간이 지날수록 하루 중 공부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불안해야 하는데, 불안해 하지도 않고.

 

요새 잘 씻고 빨래도 잘한다. 이럴 때 말고 평상시에 좀 그래야 하는데..

 

1주일 뒤부터 해야할 일들이 쌓여 가고 있다.

 

발굴 중 - spiritualized, 미앤유앤에브리원...

 

박민규씨 이상문학상 받았구나.

 

 

 

 

Sigur Ros & Mogwai - Luvstory

http://www.esnips.com//nsdoc/c97b4126-a697-4eda-b535-3a18bf480fc8

2010/01/07 23:53 2010/01/07 23:53

간간이 쫓기는 꿈을 꾸더니, 오늘은 제대로 시험에 직면하는 꿈이었다.

 

원래도 어려워하던 한 과목은, 막판에 다시 훑어보지 않은 채 시험을 치뤘다.

분명히 공부했던 것들이고, 시험보기 직전에 한번만 훑어봤으면 생각났을 거 같아 안타까웠다..

다음에는 평소 그나마 자신있어하던 과목이었는데, 시험문제가 너무 잔혹했다.

이제마의 휘호에 있는 문구를 쓰라질 않나, 또 뭐가 있더라..

(이제마가 휘호를 남겼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어쩜 이렇게 깜찍한 스토리를?)

아무튼 꿈속에서는 좌절스러웠다.

거기다 문제는 주관식이었다.

 

... 이러고 농땡이 필 시간에 시험준비하면 별 문제 없을 것인데..

오늘도 오전은 공으로 날렸네..

2010/01/06 11:22 2010/01/06 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