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다육식을 하지 않는다.

냐옹님의 [p짱은 내친구(ブタがいた敎室) ] 에 관련된 글.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온 삶이 누군가에게 먹히기 위해 길러지는 게 옳지 못하다

그런 축산은 자신의 삶이 다른 누군가에게 종속되는 시스템의 일부다

라는 생각에 채식이라고 이름붙이기 뭣한 채식을 하고 있다.

그래서 되도록 양식한 녀석들을 먹지 않고

산에서 살다 잡힌 멧돼지 같은 녀석들은 먹겠다고 얘기하곤 한다.

(꼭 먹지 않아도 살만한데, 수렵을 해서 먹는 건 정당한가에 대한 질문도 있는데, 아, 그럼 머리 아프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이야기 할 때는 '채식'이라고 하지 않고, 육식을 하지 않는다고 표현한다.

 

이게 경계가 참 모호하다.

식물을 몽땅 가둬 기르는 건 괜찮은거냐고 물어도 할 말이 없고.

마당에 놓아 먹인 닭은 어찌할 것이고.

등등등.

 

어쨋든, 기업식 축산은 '다른 생명의 삶을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종속시키는 것'이고,

그 기업식 축산으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기업식 축산에 반대하는 이유는 많이 있겠지만, 우선 내가 육식을 하지 않는 이유에서 접근하고 생각을 전개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같은 이유에서 볼 때 육식을 하지 않는 것보다

커피나 초콜릿을 안먹는 게 더 우선이어야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축산농장에서 동물들의 삶이 빼앗기고 있는 것이겠지만,

플렌테이션 농장에서는 직접적으로 사람들의 삶이 극한으로 빼앗기고 있으니까..

 

그런데, 또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우리는 이 사회에서 내 삶을 빼앗긴 댓가를 지불하고, 또다른 누군가의 빼앗긴 삶으로 연명하고 있는 것이고,

결국 '숨쉬는 것 만으로 착취'라는 데 결론이 도달하게 되고-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생명에 대해, 윤회와 까르마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끝없이 올라가는 본질론적인/환원론적인 태도는 현실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니 조심해야겠고,

내 입의 잠깐 안락을 위해 다른 존재가 사육되는 것을 최대한 지양하려는 노력, 경향으로서 생각하려 한다.

 

 

기업식축산을 반대하기 때문에 채식을 한다는 건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대부분의 농업 또한 플렌테이션이고 그것들은 기업식 축산과 별다를 것 없는 효과를 낳는다.

그런 산물들을 먹지 않겠다면, 굳이 채식을 하기 보다는 수입밀로 만든 과자 빵을 우선 끊어야 할 것이다.

그럼 유기농은 다 괜찮을까. - 카자흐스탄 유기농 밀은 자국의 식량을 생산할 땅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은 그 밀을 먹지 못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어떤 땅이든 우선적으로 그 땅에 사는 사람이 먹을 식량을 키워야 하는데, 공정무역거래는 커피 코코아 같은 환금작물들이 길러지도록 조장하는 것이니 그것도 소비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물론, 그런 의도로 육식을 하지 않는다 할 때에도, 그것이 어떤 완전한 시스템에 대한 추구가 아니라, 현실의 모순을 지양하는 노력이라면 전적으로 동의한다.

2010/01/05 18:51 2010/01/05 18:51

듣는거포스트락

mogwai를 좋아하는데, mogwai를 소위 포스트락이라고 부르네.

 

포스트락.....;; 포스트... 음

모던락에 상대적인 의미인가..?

그럼 모던락은 뭘 지칭하는 걸까...

 

음악장르에 '프로그레시브 하우스'라는 걸 보고

이건 뭥미-가 절로 터져나왔다.

정말 저게 뭐니?

내가 노래를 부른다면 대체 장르가 어떻게 될까?

그로테스크 무규칙 이종 딴따라?

 

 

포스트락 앨범을 모아놨다는 블로그

http://ichosemusic.blogspot.com/2008/10/big-post-rock-collection-part-i.html

 

 

여기서 last vote라는 밴드의 앨범을 다운받아 들어보는데,

mogwai랑 비슷한 분위기네..

2010/01/05 10:20 2010/01/05 10:20

지나간다합숙

또 합숙이 시작됐다.

고등학교, 기숙사에 있던 한달무렵을 제외하면,

무엇을 준비하기 위해 이렇게 오랫동안 합숙하는 건 처음이다.

이제 시험이 열흘 남짓 남았고,

분위기가 엄숙하다.

그 분위기에 질려, 더 농땡이를 피고 있다.

 

 

/

 

기차소리가 들린다.

여기 2주일 넘게 머물렀는데, 기차소리를 엊그제 처음 들었다.

그 동안 왜 안들렸는지 모를일이다. 작은 소리도 아닌데.

한 번 의식하고 나니까, 특별히 염두에 두고 있지 않더라도 드문드문 들리는 것 같다.

평상시 생각하고 있지 않더라도, 특별한 사건으로 지칭된 자극은 마음 속에 남아, 다음번에 비슷한 자극이 있을 때에는 더 쉽게 반응하는 것 같다. 내가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 수많은 자극들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채 지나가버렸을 거다. 큰 소리라든지, 화려한 볼거리라든지, 이런 것들은 그 자극이 강렬해서가 아니라 그런 자극들에 이름을 붙여놓았기 때문에 쉽게 인지되는 것이지 않을까. 그보다 더 큰 자극들이 둘러싸고 있어도,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아니고 말야.

 

그냥 공부하기 싫어서 공상중.

 

 

생물심리학 책 살거야.

2010/01/04 12:34 2010/01/04 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