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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뮤니스트 19호] 좌파의 팔레스타인 민족주의 지지는 자본주의 독약이다 - 삼키지 말자

좌파의 팔레스타인 민족주의 지지는 자본주의 독약이다 삼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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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7일, 민간인에 대한 하마스의 잔혹한 공격과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초토화 대응으로 촉발된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한 위기에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주로 트로츠키주의자들인 자본의 좌파 단체가 동원되었다이들의 해결책은 약간 다른 방향에서 나왔지만민족주의와 제국주의를 지지하면서 민족주의와 제국주의에 대항해 싸운다는 점에서는 거의 같다이런 식으로 좌파가 지배계급을 위해 하는 '주요역할은 노동자들이 자본의 끝없는 전쟁(제국주의 전쟁)에 대해 느끼는 진정한 혐오감을 은폐한다. '억압받는 사람들과의 연대'라는 구실로 노동자들이 전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도록 끌어들인다이들은 민족주의나 '피억압자 운동'에 대한 지지를 얻으려고 하지만그들의 근본적 입장은 노동자 운동의 기본 원칙인 국제주의즉 '노동자에게는 지켜야 할 나라가 없고, 국익도 없다'는 구호에 맞지 않는다코뮤니스트좌파는 이 전쟁에 대해 분명한 국제주의 입장을 견지하며 양측을 모두 비판했고아나키즘 일부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코뮤니스트좌파와 같은 시도를 해왔다그러나 대부분 좌파는 교전 세력의 군사 파벌 뒤에 노동자를 동원하고 노동계급이 본질적으로 국제적으로 단결하지 못하게 하려고 했다.

 

자본주의 테러를 응원하는 사회주의 노동자당(SWP)

 

국제코뮤니스트흐름(ICC)은 이미 사회주의노동자당(이하 SWP)의 입장과 하마스와 그 잔학행위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1]에 대해 살펴봤지만이 단체의 규모와 상태에 대한 중요성을 고려해 조금 더 살펴보자면, "제국주의 전쟁과 폭력"(사회주의노동자, 23.12.4)이라는 기사에서 실제로 "자본주의 전쟁의 해결책은 어느 제국주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전쟁과 경쟁을 낳는 체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계급투쟁을 중심에 두는 국제주의적 견해처럼 보이지만여기서 말하는 자본주의에 어떻게 '정면으로맞서야 하는가라는 임무는 과연 무엇일까? SWP는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피억압 민족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의미한다"라고 하는데, 이는 하마스의 살인자들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말하는 것이다! SWP가 제국주의 야망을 품은 지배계급을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60년대와 70년대 이후에는 현재 남아공[2]을 통치하고 있는 만델라의 아프리카민족회의의 살인 깡패들을 지지했고, SWP가 '피억압자'라 부르는 대다수 사람이 빈곤과 비참함에 빠져 있는 베트남을 스탈린주의적 공포의 철권통치를 통해 지배하며 미국과 중국 사이의 동남아시아 제국주의 책동에 완전히 편입된 베트콩을 지지한 바 있다.

 

그리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SWP는 '피억압 인민'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하는 수많은 자본주의 살인 기구를 지지하고 연대와 지원을 요청해 왔다그러나 스스로 '()제국주의자'라고 칭하거나 SWP가 호명하는 이 세력들은 야만적인 자본주의 체제의 톱니바퀴에 불과하다.

 

SWP는 소수 국가만이 제국주의이지만제국주의는 전 세계를 휩쓸고 모든 곳에 둥지를 틀며’[3] 모든 형태의 민족주의 또는 피억압 민족’ 운동을 반드시 스스로 흡수한다고 주장하기 위해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레닌의 제국주의민족해방 문제에 대한 과거 노동자 운동의 약점과 주저를 이용하거나 오히려 악용한다. SWP 속임수를 쓰기 때문에 전쟁과 경쟁을 낳는 체제에 정면으로 맞서고 대항하려는 운동의 진영(프롤레타리아 운동일 수밖에 없는)에 속하지 않는다어린이들을 포함한 민간인 살해와 여성의 강간을 '정당화'하는 하마스라는 전쟁기구에 대한 지원에서 분명히 드러나듯오히려 SWP는 제국주의 전쟁을 위한 자본주의의 중요한 병사 모집 수단 중 하나이다하마스 군사 및 정치 세력(그리고 이들을 지지하는 팔레스타인 '반제국주의단체들)은 실제로 '()제국주의세력이 아니라 여느 민족해방 '운동'과 마찬가지로 강대국들이 곳곳에 배치한 비밀 기관과 군사 자산을 이용해 만들어낸 자본주의 국가 세력이다그들은 스스로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노동계급에 대한 무자비한 착취와 탄압에 기반을 두고 있다이는 그들과 SWP의 자본주의적 성격을 명확하게 보여준다착취와 전쟁에 반대하는 계급투쟁을 벌이는 자본주의에 '맞서투쟁하지 않고 SWP는 가자지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싸우는 것은 이스라엘과 그 후원자들을 짓밟아제국주의를 타격하는 것이다."

 

덧붙이자면, SWP의 '이스라엘 타격'은 반드시 이스라엘 노동계급에 대한 '공격'도 포함한다최근 기사[4]에서 SWP는 "이스라엘 노동자들은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의 배제억압소외를 통해 이익을 얻게 된다. 그들은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의 착취로 얻은 이익 일부를 확보하고 있다... 개인은 시오니즘에서 벗어날 수 있고 때로는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이스라엘 노동자들은 계급적 위치에서 벗어날 수 없다사회주의자들은 시오니즘 테러를 종식할 수 있는 힘을 찾아야 한다그 힘은 바로 팔레스타인의 저항지역 전체의 노동계급이며 이스라엘에 자금을 지원하고 무기를 제공하는 국가들에 대한 항의 운동이다"라고 말했다따라서 SWP의 논리에 따르면 암묵적으로 이스라엘 노동자들은 10월 7일의 학살[5]과 같은 '저항 행위'로 공격당하는 것이 정당화할 수 있다.

 

미묘하게 자본주의 테러를 응원

 

나름 독특하게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SWP와 같은 노선을 걷고 있는 국제맑스주의경향(International Marxist Tendenc, 이하 IMT)[6]은 일반적으로 하마스를 이스라엘 하수인(오랫동안 가자지구를 분할하고 통제하는 데 이용했다)으로 여기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음을 지지한다. IMT는 "그리스 코뮤니스트당과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투쟁필요한 논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트로츠키주의자스탈린주의자(둘 다 자본의 좌파에 속한다)인 이 두 그룹 사이에는 서로 '동지애'가 넘쳐난다그리고 레닌과 제인터내셔널을 인용하는 등 진정한 '맑스주의단체임을 보여주려는 어설픈 언어 구사도 많지만, IMT는 SWP와 마찬가지로 결국 제국주의 요소를 지지하는 입장을 드러낸다. ‘사회주의를 위한 투쟁이 아닌’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는 그리스 코뮤니스트당(KKE)을 동지적으로’ 비판한 후, ‘진정으로 맑스주의적 입장을 취하기 위하여 IMT는 "민족해방을 위한 투쟁이 팔레스타인 코뮤니스트 강령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KKE의 주장에 동의한다. '사회주의'와 '맑스주의'를 끝없이 외치면서도 '민족해방', 즉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승리할 때까지의 인티파다'가 자본주의 야만으로 추락이 아니라 사회주의로 가는 단계라는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 IMT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우리와 함께 행진하자"며 "세계 인티파다를 위해 대담하게 투쟁하자"라고 말한다일련의 민족주의 봉기를 통해 세계혁명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은 트로츠키주의가 제국주의 세계를 어떻게 지지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과거 전투적이었던 사회당(Socialist Party)은 두 단체에 비해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별로 호의적이지 않고제국주의에 대한 지지를 다양한 민주적 미사여구로 감추고 있다. 20년 전 1차 걸프전 반대 운동에 참여했던 이 단체는 "어떻게 하면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멈추기 위한 운동을 만들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SWP의 '하마스에 대한 무조건적 지지'와는 다른 태도를 취하며 10월 이스라엘 공격에 대해 비판한다. ‘대신 사회주의 인티파다를 요구하는데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보다 "좌파적형태의 전쟁일 뿐이다실제로 사회당은 "민족해방 투쟁에 대한 지지가 필요하다고 동의한다"는 점에서 SWP와 맥락이 같은데민족주의와 제국주의 지지에 사용하는 언어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사회당은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해방을 위해 민주적으로 조직된 방어위원회(투쟁)’에 의해 운영이 되어야 한다고 요구하며그들은 사회주의 이스라엘을 따라 독립된 팔레스타인 국가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한다.(SP 웹사이트). 우리는 민족주의에 대한 지지를 빨간색으로 채색하는 것에 속아서는 안 된다.

 

노동자자유동맹(AWL)은 전쟁에 대한 대응 방식에서 더 부드럽고’ 평화주의 어조를 취한다. 노동자자유동맹(이하 AWL)은 노동자 통제’, 국가 소유권, ‘더 완전한 민주주의를 지지하며평화주의적이고 민주적인 접근 방식은 SWP의 호전성만큼이나 프롤레타리아 의식에 위험하다. AWL은 전적으로 자본주의적 강령을 사회주의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언어 왜곡을 하는 또 다른 그룹이다휴전과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지지하는 AWL은 이스라엘에 무기 금수 조치와 군사 원조 철회를 요구하지만미국 밖에서 이스라엘이 가장 큰 미국의 무기 저장고 중 하나를 갖고 있다는 것 외에 무기를 자급자족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이 단체는 "완전한 휴전평화두 개의 국가!"라는 웹사이트 제목의 기사에서 민주적으로 조직화하면 사회주의 이스라엘과 함께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증가하는 평화 운동을 지지한다이러한 평화주의는 항상 지배계급의 손을 들어주었고제국주의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인류를 위한 전망을 더욱 희미하게 만들었다그리고 AWL은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여전히 팔레스타인 민족해방이라는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위에서 좌파들이 제시하는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다양한 '해결책'은 전적으로 상호보완적이며실제로 현재 부르주아지가 만들어내고 있는 전쟁 열풍의 일부이다. ‘민족해방과 팔레스타인 민족주의는 자본주의 전쟁기구 엔진의 일부인 제국주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요소이다전쟁, ‘사회주의’, ‘맑스주의에 대한 좌파의 일반적인 혼동과는 별개로, SWP와 IMT 같은 단체는 더욱 구체적으로 노동계급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노동조합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SWP는 "전쟁에 반대하는 투쟁을 직장에서 진행하자"라며 일터에서 행동하는 날을 정하여 실행하려 한다. IMT는 전쟁기구를 무너뜨리고 이스라엘로 무기가 흘러가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전쟁에 반대하는 파업을 해야 한다고 제안하며그러한 행동으로 시오니스트 전쟁 노력이 무산될 것이라고 말한다.

 

문제를 모호하게 만들고 노동자를 부르주아지 민족주의 분파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이러한 모든 시도에 맞서 노동계급은 무엇보다도 명확한 계급의식이 필요하다자본주의 전쟁특히 오늘날 확산하고 있는 규모의 전쟁에서 부르주아지는 항상 인플레이션을 통해 노동계급을 더 많이 공격하고노동계급이 더 많이 희생하도록 요구한다여기서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계급투쟁의 핵심은 노동자들이 지배계급과 그 국익에 맞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싸우는 것이다.

 

모든 종류의 민족주의 또는 민족주의 운동을 지지해야 한다는 요구는 계급투쟁의 근본적인 목표(민족국가의 파괴)를 약화하는 역할을 한다.

 

바분(Baboon)

국제코뮤니스트흐름(ICC)

2024년 1월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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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혁명」 398하마스 학살을 정당화하는 SWP

[2] 아래 링크된 기사에서 ANC의 계급적 성격을 설명한다세계혁명」 257남아공의 파업 물결, ANC와 노조에 맞서다.

[3] 제국주의의 근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로자 룩셈부르크의 유니우스 팸플릿을 참조하라, marxists.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4] "이스라엘 노동계급의 역할은 무엇인가?", 사회주의 노동자」 16.1.24

[5] 이스라엘 노동계급을 단순한 '정착민'으로 치부하는 이 생각즉 세계 프롤레타리아트 진영에 대한 공개적인 공격은 결코 SWP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이에 대해서는 이후 글에서 다시 다룰 것이다.

[6] 국제맑스주의경향은 1970년대 전투적 좌파에 뿌리를 둔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트로츠키주의 조직이다이 단체는 35개국에 존재하며영국 지부는 사회주의자 호소를 발행하고 있는데이 단체의 구호는 "끝까지 인티파다"이다여기서 '끝까지'는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국민을 의미한다.

 

<출처>

https://en.internationalism.org/content/17459/leftist-support-palestinian-nationalism-dose-capitalist-poison-dont-swallow-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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